본문 바로가기

다양한 시선

우주가 아닌 지구에서 벌어진 첫 에이리언 학살극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리뷰] 2120년, 지구는 국가가 아닌 기업이 다스리고 있다. 웨이랜드 유타니, 다이내믹, 트레숄드, 린치 그리고 프로디지였다. 그중 프로디지만 신생 기업이었다. 그때 세상은 인간뿐만 아니라 사이보그와 합성 인조인간들이 함께 존재했다. 하지만 프로디지의 천재 CEO 보이 카발리어가 하이브리드를 만들어 낸다.직후 프로디지 영토에 거대 우주선이 불시착해 큰 피해를 입힌다. 카발리어는 하이브리드들을 현장에 투입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어린아이의 의식을 주입한 로봇이기에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것들이 어린아이들 같았다. 그러니 수습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와중에 괴생명체와 마주친다.알고 보니 불시착한 우주선은 웨이랜드 유타니 소유의 C급 심우주 탐사연구선인 USCSS 마.. 더보기
캐나다의 '도널드 트럼프'라 불린 말썽꾼 시장님의 문제적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09년 6월 캐나다 토론토에 난데없이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다. 3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 쓰레기가 익어가고 있었다. 무수한 너구리들이 출현해 쓰레기 더미를 파헤쳤으니 시민들의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관광객들에겐 최악의 기억으로 남았다. 토론토 내, 외근직 공무원 파업으로 촉발된 모습이었다. 40여 일 후 극적 타결로 파업이 끝나고 원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당시 토론토 시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받는다. 하여 이듬해 사직하기로 한다. 그렇게 2010년 토론토 시장 선거는 많은 이의 관심을 받는다. 그때 난데없이 '롭 포드'라는 말썽쟁이 듣보잡 시의원이 선거에 뛰어든다. 극렬 보수 쪽이었는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줄 알았다.넷플릭스 오리지.. 더보기
식어가는 사랑, 붙어가는 몸… 올여름 가장 기묘한 영화 [영화 리뷰] 10년을 함께한 커플 팀과 밀리. 결혼은 미뤄둔 채 동거만 이어가던 두 사람의 관계는 이제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시골로 이사하지만, 상황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지인들 앞에서 밀리의 깜짝 청혼은 팀의 망설임으로 무산되고, 둘 사이엔 어색한 공기가 짙게 깔린다. 시골에서의 삶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한 밀리와 음악 활동을 이어가는 팀은 여전히 같은 공간을 공유하지만, 마음은 점점 멀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산책 도중 폭우를 만나 길을 잃고 구덩이에 빠져버린 두 사람. 꼼짝없이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기묘한 일이 시작된다. 팀은 밀리에게서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끌림을 느끼기 시작한다. 단순한 욕망이 아닌, 마치 서로의 내면과 육체가.. 더보기
누가 스스로 살 길을 찾아가려는 아이들을 '영악'하게 만들었는가 [영화 리뷰] 열세 살 소녀 수연은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 없이 할머니 손에 컸다. 이젠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혼자가 되었다. 보육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살려면 보호자가 필요하다. 함께 살자고, 엄마한테 잘 말해 보겠다고 약속한 친구가 갑자기 배신한다. 수연은 평소 할머니와 다니던 교회 목사 부부에게 희망을 걸어본다. 그런가 하면 할머니의 친구 분께도 부탁드려 본다.수연의 바람, 희망,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동정의 시선과 도움의 손길을 보낼지언정 실질적으로 보살피며 함께 살아가는 보호자가 되진 않으려 한다. 수연은 교회 복도 게시판에서 어느 입양 가족의 브이로그 광고를 접한다. 한 부부가 일곱 살 아이를 입양했는데 한 명 더 입양할 계획이란다. 유리와 태호 부부, 그들이 입양한 선율이라는 소녀. 선율은.. 더보기
과체중 남녀들의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쟁의 한가운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도움이 필요합니다. 내 인생을 구해주세요. 비만인이 트레이너를 구합니다.'라는 말이 헬스장 문밖의 게시판에 쓰여 있었다고 한다. (영문명 'The Biggest Loser')의 총괄 프로듀서 데이비드 브룸이 영감을 받아 역대급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던 한마디다. 비만에서 벗어나는 게 인생을 구하는 거라니. 는 2004년 시작해 2020년까지 장장 18시즌을 이어온 장수 프로그램이자 미국 리얼리티 시리즈의 판도를 바꾼 역사적인 프로그램이며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계속될 논란의 중심에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여러 요인으로 초고도비만이 다수인 미국에 여러모로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었을 텐데, 아무래도 '방송'이다 보니 생겨나는 폐해가 만만치 않았다.넷플릭스 오리지널 .. 더보기
집을 사든지 집에서 쫓겨나든지, 그것이 당면한 문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 이상으로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은 상대적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중에서 소득 불균형과 상대적 빈곤율이 가장 높다. 물가와 집값이 계속 치솟는 와중에 많은 이가 월세로 사는데, 월세 또한 치솟으니 과거와 똑같은 일을 해도 실질 소득은 줄어드는 것이다. 그야말로 미국 경제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 '다 같이 잘 사는 세상'은 그저 꿈에 불과한 것인가. 다같이는커녕 내 몸 하나, 내 가족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가 보여주는 지리멸렬한 모습은 비록 특수성을 띠지만 보편적 현실을 반영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디즈니+ 시리즈, 애플TV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벤자민 캐런 감독이 베니스영.. 더보기
고통과 슬픔뿐인 삶의 끝에서 서로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사랑이란 [영화 리뷰] 영경과 수환은 친구의 재혼식 뒤풀이에서 처음으로 조우한다. 안주 없이 소주만 들이붓고 있는 영경의 곁으로 세상 온갖 시름을 짊어진 듯한 수환이 다가온다. 술을 못 이기고 고꾸라진 영경은 이내 일어나 수환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 통성명을 한다. 수환이 영경을 업고 집으로 데려다준다. 영경은 수환의 등에 업힌 채 김수영의 시 을 중얼거린다.둘은 다시 만나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데, 과거로부터 오는 후회가 깃든 슬픔이 그들을 따로 또 같이 지배한다. 영경은 교사로 살다가 결혼했는데 오래지 않아 이혼한 후 100일 된 아이를 전 남편이 몰래 데려갔다. 그녀는 중증 알코올 중독자의 길로 들어섰다. 수환은 철공소를 운영하며 잘된 때도 있었지만 결국 부도가 났고 신용불량자에 건강보험도 가입하지 .. 더보기
총성 없는 전쟁이라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올해는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한 지 80주년 되는 해다. 1939년 9월 1일,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 독일은 폴란드를 전격적으로 침공한 후 빠르게 서유럽과 북유럽을 정복한다. 주축국이 사실상 유럽 전역을 손에 넣은 것. 이제 서부 전선에서 남은 건 섬나라 영국뿐이었다. 나치 독일은 1940년 7월 공군으로 하여금 본격적으로 영국을 공격하기 시작한다.이른바 '영국 본토 항공전'은 역사상 모든 병력이 공군으로만 이뤄진 최초의 전투로 일컬어지는 만큼 공군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히틀러는 영국 본토 침공 개시 후 얼마 안 가 '바다사자 작전'을 명령하는데, 수십 만의 독일군을 영국 남부에 상륙시켜 영국을 점령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영국에서의 독일 공군의 압도적인 우위권이 선점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