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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나름의 이유로 생을 이어가기 힘든 뱀파이어와 인간이 만났을 때 [신작 영화 리뷰]   샤샤는 어렸을 적부터 남들과 달랐다. 그래서 뇌 검사도 해 보고 심리 검사도 해 봤다. 달라질 건 없었다. 태생적 기질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휴머니스트 기질이 다분했는데, 뱀파이어로서 피를 마셔야 살아갈 수 있을 텐데도 인간 사냥을 극도로 피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68년 동안 인간 한 명 사냥하지 못하고 부모님한테서 독립하지도 못한 채 지내고 있다.폴은 편모슬하에서 학교에 다니며 볼링장에서 알바도 하고 있다. 그런데 잘 지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학교에서도 볼링장에서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태생적 기질이 그럴까, 그는 수시로 자살 충동을 느끼며 삶에서 아무런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다. 샤샤와 폴은 가족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는다. 그들은.. 더보기
은근히 유려한 '중국'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사라진 그녀>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중국영화 하면 여전히 '국뽕'이 떠오른다. 현대 중국이 강조하는 국가, 민족, 집단주의 등의 개념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핵심 주제로 삼아 영화를 만들고 국가적으로 지원, 홍보하는 것도 모자라 관객은 역대급 흥행으로 보답한다. 하여 중국 내에선 웬만한 할리우드 흥행 영화의 월드와이드급 흥행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선 힘을 못 쓰는 중국영화들이 많다. 그런 와중에 '볼 만한 중국영화가 없다'는 식의 인식이 팽배해졌다. 과거 중국에도 1980년대 이후의 '5세대(첸카이거, 장이모우 등)'와 1990년대 이후의 '6세대(장위안, 지아장커 등)' 감독들이 보여준 반체제적이고 독립적인 이야기들이 있었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격제지감을 느낀다. 그래도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볼 만한 중국영화.. 더보기
쫓는 피해자와 쫓기는 가해자의 형국이라니... <질식>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투자 회사를 크게 운영하다가,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감옥에 갔다가 출소 후 재판을 받고 있는 얄른은 아내 베이가와 함께 에게해의 작은 시골에 온다. 그들 딴에는 새롭게 다시 시작해 보자는 의미라지만, 실상은 사람들 눈을 피해 도망치듯 그들을 아는 이가 없다시피 한 곳으로 온 것이리라. 하지만 그들의 크나큰 판단 착오였다는 게 곧 밝혀진다. 안 그래도 경제 붕괴 위기에 처한 튀르키예 전역에 족히 수십 만 명에 이르는 피해자를 양산한 야른, 이 작디작은 시골에도 그에게 투자했다가 쫄딱 말아먹은 이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들은 이제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으니 얄른이라도 죽이고자 한다. 얄른은 신상에 위협을 느낀다. 와중에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는 얄.. 더보기
'추악함'에 굴복하더라도 '진실'로 향해야 하는가 <탈진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2년 11월 14일 대만,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이 한창인 경기장에 수많은 인파가 운집했다. 그중엔 마이너리그 진 출을 앞둔 야구선수 장정이와 그의 여자친구 왕스윈, 진실을 보도하는 사면감을 똘똘 뭉친 기자 류리민과 그의 동료이자 아내 그리고 딸도 있었다. 그날 화장실에서 피칠갑되어 죽은 왕스윈이 발견되었고, 현장에 있었던 그녀의 남자친구 장정이가 범인으로 지목된다. 왕스윈을 처참하게 죽인 살해자로 장장 7년 동안 감옥에서 지낸 장정이, 어느 날 재소자 취재 차 감옥에 온 류리민을 납치해 탈옥에 성공한다. 류리민은 여전히 진실만을 추구하며 진실만을 보도하는 비주류 프로그램 '진실의 입장'을 홀로 떠받들고 있었다. 충분히 잘나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함.. 더보기
그녀는 사립탐정인가, 정신 질환자인가 <신의 구부러진 선>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79년 스페인, 마르지 않는 샘 성모병원에 알리사 굴드가 입원한다. 이곳은 정신 병원인데, 이런저런 서류 가운데 입소를 권한 의사의 편지도 있었다. 그녀가 굉장한 지능을 앞세워 병원의 의사들을 농락할지 모르니 주의하기 바란다고 말이다. 입소 면담에서 알리사는 자신이 남편 엘리오도로에게 합법적으로 납치되었다고 밝힌다. 하지만 면담 의사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다. 서류에는 그녀가 남편을 3번이나 독살하려 해서 입소했다고 써 있으니 말이다. 편집증으로 공식 입소한 알리사, 얼핏 보면 지극히 정상인 그녀는 병원에서 여타 환자들과 다른 행보를 한다. 애초에 이곳에 온 이유가 얼마 전에 병원에서 벌어진 환자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해결하고자 함이었으니 말이다. 그녀가 밝히길, 그녀.. 더보기
약관 스무 살이 펩시한테 전투기를 받을 뻔한 사연 <펩시, 내 제트기 내놔!>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95년 11월, 펩시는 콜라의 원조 코카콜라에게 밀려 만년 2인자의 자리에서 빠져 나올 수 없어 온갖 방법을 구상하고 있었다. 구상 끝에 나온 해답은 ‘광고’, 신디 크로포드를 비롯한 당대의 아이콘들을 대거 데려와 무지막지하게 광고를 해댔다. 일명 ’펩시 세대‘를 마련하려는 몸부림이었다. 그때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광고 한 편이 안방 TV를 직격한다. 펩시를 먹으면 포인트를 주는데, 75포인트에 티셔츠를 주고 175포인트에 선글라스를 주며 1450포인트에 재킷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대망의 전투기, 7백만 포인트를 모으면 배리어 전투기를 준다고도 명시되어 있었다. 예외조항 내지 면책조항도 없이 말이다. 펩시 측에서는 ‘누가 7백만 포인트를 가져오겠어?’ 하고 전투기.. 더보기
적절하게 즐길 수 있는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신작 영화 리뷰]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남편 강진봉, 그리고 자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을 뿐더러 말을 지지리도 안 듣는 아들과 딸을 뒷바라지하다가 어느 날 암 선고를 받고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알게 된 오세연.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남편은 평소와 다름 없이 무뚝뚝하고 아이들은 그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는 와중, 세연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다가 첫사랑의 기억에 다가간다. 죽음이 머지 않은 날에 하필 찾아온 생일, 여느 때처럼 아무도 자신의 생일을 챙겨 주지 않으니 서글픔이 한도를 넘어선 세연이다. 그녀는 마지막 생일 선물로 진봉에게 자신의 첫사랑 박정우를 찾아 줄 것을 요구한다. 평소와 다르게 강경하고 막무가내인 세연, 진봉은 그녀의 요구를 들어 주기로 하고 여지없이 투덜 대며 목포로 향.. 더보기
마약 범죄에 휩쓸린 평범한 가족 이야기 <모범가족>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한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시간강사로 재직 중인 박동하, 친한 선배 교수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이사장 라인의 교수에게 뇌물을 건넸는데 그 교수가 성범죄를 일으키면서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문제는 그 돈이 작은 아들의 심장병 수술비였다는 것, 동하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정신이 나가 있는 상태로 귀가한다. 아무도 없는 길 한복판, 갑자기 뒤에서 차 한 대가 들이박는데 가 보니 양복 입은 두 남자가 피를 흘린 채 죽어 있는 듯 보이고 뒷좌석에는 믿을 수 없이 많은 돈뭉치가 있었다. 동하는 순간 헷가닥 했는지 돈뭉치에 눈이 돌아가 돈을 훔쳐 도망친다. 그러곤 다시 돌아와 시신 두 구를 실어 와선 집 앞마당에 묻는다. 고요한 전원주택 마을인 용봉동이 거대한 사건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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