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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그들은 테러의 현장을 생중계하며 정녕 '진실'만을 쫓았는가? [영화 리뷰]   언론 보도와 관련해 윤리 강령이 존재한다. 진실을 추구하고 사회정의를 지향하며 인간적 연대 속에서 자유를 촉구하고 인간을 존중한다. 공정성, 객관성, 균형, 편견, 개인정보 보호, 공익 등의 단어로 대체할 수 있겠다. 지켜야 할 게 상당히 많거니와 언론 보도 자체가 굉장히 윤리적이다.생방송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다루고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편집이 들어가지 않는 날것 그대로니까. 그렇다면 사상 초유의 재난 상황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생방송으로 보여주는 건 어떨까. 그것도 역사적, 종교적,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얽히고설킨 급박한 상황이라면. 사람의 목숨이 오가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면.영화 이 방송 역사, 올림픽 역사, 중동 역사를 영원히 바꿔 버린 1972년 9월.. 더보기
일개 개인의 욕망으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영화 리뷰]   이런 말이 있다. "이탈리아에는 2개의 종교가 있다. 하나는 가톨릭이고 다른 하나는 페라리다"라고 말이다. 이탈리아에서 종교급으로 추앙받는 것들이라 하면 축구, 피자와 파스타와 커피, 패션 등이 있을 텐데 다 제치고 '페라리'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생각해 보면 자동차는 독일, 일본, 미국 등이 소위 알아주는 곳들인데 페라리가 독야청청 이탈리아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있다.페라리는 1947년에 설립된 고급 스포츠카 생산 기업이지만 근본적 태생은 1929년에 설립된 F1 레이싱팀인 '스쿠데리아 페라리'다. 설립자 엔초 페라리는 본인이 레이싱 드라이버이기도 하면서 알파 로메오 산하에서 근무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하지만 1939년 관계가 틀어지면서 회사를 나왔고 자신만의 회사이자 팀을 만든다. 시.. 더보기
"나이 먹은 나를 가치 있는 존재로 기억하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 [영화 리뷰]   엘리자베스 스파클은 50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최고의 TV 에어로빅쇼 진행자로 명성이 높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아카데미상을 받고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입성하기까지 한 전력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책임 프로듀서가 그녀를 쫓아낸다. 그녀가 더 이상 어리지도 섹시하지도 않다는 이유였다. 어리고 섹시한 이를 새로 뽑아 그녀의 자리를 대체하겠다고 했다.엘리자베스는 귀갓길에 교통사고로 병원에 살려 갔고 다행히 아무런 이상은 없었는데, 웬 간호사한테 ‘서브스턴스’라는 약을 권유받는다. 주사 한 번으로 보다 젊고 아름답고 완벽한 또 다른 자아를 끄집어낼 수 있다는데, 뭔 미친 소리 하나 싶어 연락처를 버린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연락처를 찾아내 서브스턴스를 받아 온다.서브스턴스는 1.. 더보기
악마는 인간의 취약함과 나약함을 먹고 산다 [영화 리뷰]   2024년 7월 중순 등 속편들이 북미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꽉 잡고 있던 와중에 1천만 달러 짜리 작은 영화 하나가 개봉한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에서 살인마 역할을 한 앤소니 퍼킨스의 아들 오즈 퍼킨스 감독의 신작 로 '2020년대 '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호평이 자자했다.거기에 최근 몇 년간 질 좋은 작품들만 골라 출연하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제작과 주연으로 참여해 중심을 잡아줬다. 결과는 소위 대박으로 북미에서만 7천만 달러, 전 세계적으로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의 북미 배급을 담당했던 NEON의 역사상 최고 흥행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공포, 스릴러, 범죄, 미스터리, 오컬트까지 아우르는 장르라는 점이 이채롭다.연쇄 살인마와 FBI 신입 여성 요원의 조합이 을 연상시키.. 더보기
일찍이 본 적 없는 섹시하고 농염하고 화려한 15세 영화 [신작 영화 리뷰]  아트 도널드슨은 유명 테니스 선수로 US오픈만 제외하곤 다른 그랜드 슬램 대회를 모두 석권한 슈퍼스타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의 아내이자 코치 타시 덩컨이 제안 하나를 한다. 자신감을 회복하고자 소규모 챌린저스 대회에 출전해 보란 듯이 우승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뉴욕의 뉴로셀 챌린저스 대회에 참여하는 아트, 그런데 그 대회에 하필 패트릭 즈바이크가 출전한 게 아닌가? 그로 말할 것 같으면 비록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선수에 불과하지만 십수 년 전에 아트와 함께 주니어 US오픈 복식 우승을 달성하고 아트와 맞붙어 단식 우승도 달성했던 (걸로 예상되는) 초특급 영재 출신이다. 아트와 패트릭은 12살 때 테니스를 함께 시작해 18살 때 주니어 US오.. 더보기
죽어 마땅한 납치범들이 뱀파이어에게 죽임을 당하는 황홀함이란 [신작 영화 리뷰]  남녀 6명이 완벽한 작전 계획 하에 부잣집 발레리나 소녀가 혼자 집에 있을 때 납치하려 한다. 그녀의 이름은 애비게일, 발레 연습을 끝내고 기사가 최고급 롤스로이스로 데려다줄 정도의 재력가 집안이다. 그 정도의 재력가 집으론 허술한 것 같지만 소녀를 납치하는 데 성공해 어딘가로 향한다. 그들은 어느 저택에서 소녀를 24시간 동안 보살피면 각각 수백만 달러를 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 이르러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납치범 중 한 명이 비명을 지르며 사라지더니 이내 목이 잘린 채로 죽어 있는 것이었다. 문제는 목이 잘린 흔적이 찢긴 듯 처참하다는 것, 그들은 소녀의 아빠가 악마와 다름없는 마피아 두목이라 추측하고 납치범 중 하나를 죽인 이가 그의 전설적인 부.. 더보기
욕망에 사로잡혀 피 튀기는 2차 대전 막바지의 인간군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1945년, 독일군 일병 하인리히가 목숨을 걸고 탈영을 감행한다. 하지만 멀리 가지 못하고 나치 친위대(SS)에게 붙잡힌다. 곧 나무에 목이 매달려 죽을 위기에 몰린 하인리히, 근처 숲 속에서 지능 장애를 가진 남동생과 함께 사는 엘자가 그를 구해 준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SS가 식량을 구하고자 엘자네 집으로 쳐들어온다. 엘자가 위기에 처하자 그녀를 구하는 하인리히, 하지만 SS의 하사가 살아 도망친다. 어쩔 수 없이 집을 떠나야 하는 엘자와 남동생 그리고 하인리히, 하지만 엘자의 남동생이 집으로 혼자 돌아가고 그때 마침 다시 쳐들어온 SS에게 붙잡힌다. 엘자와 하인리히는 엘자의 남동생을 구하고자 SS 부대의 본거지로 향한다. 한편 SS는 유대인.. 더보기
'양심적인 죄수의 선행'을 둘러싼 욕망의 덩어리들 <어떤 영웅> [신작 영화 리뷰] 아쉬가르 파라디, 이란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자파르 파나히와 함께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지고 또 인정받고 있다. 2002년에 장편 연출 데뷔 후 2010년대 왕성하게 활동하며 등 걸작들을 쏟아냈다. 심리와 갈등 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21년에 내놓은 으로 2020년대에도 건재하게 활동을 이어갈 거라고 공표했다. 전작 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내듯 제74회 칸 영화제에서 과 공동으로 2등 상에 해당하는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를 수상했다. 세간에 이후 최고작이라는 평가가 자자했다. 2, 3년마다 빠짐 없이 작품을 내놓았으니 조만간 차기작이 나올 게 확실시된다. 은 돈을 갚지 못해 교도소에 갇혔다가 우연과 작은 거짓말로 영웅이 된 후 걷잡을 수 없을 만큼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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