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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로 일상의 심리를 안전하게 투사하는 방법 <영화관에 간 심리학> [신작 도서 리뷰] 2시간 남짓에 불과한 영화 한 편을 보고 인생을 논한다는 건 자못 어불성설해 보인다. 100세 시대인 만큼 100년을 시간으로 환산하면 867000시간이니, 2시간이면 인생에서 433500분의 1에 불과한 것이리라. 단순 수치상으로만 봐도 어이 없을 정도로 하찮지 않은가. 그럼에도 '영화'가 건축·조각·회화·음악·문학·연극·사진·만화와 더불어 인류의 9대 예술 중 하나로 자리잡은 데 이유가 있을 테다. 그렇다, 영화에는 산술적으로만 단순화시킬 수 없는 무엇이 있다. 2시간이 아니라, 20분짜리 단편에도 말이다. 그 '무엇'이 무엇인지 찾는 지난한 작업이 영화 보기 또는 영화 읽기일 것이다. 영화 만든이나 영화 평론가가 하는 일이 그런 일들일 텐데,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보는 이.. 더보기
그들은 왜 영화 '필름'에 집착했을까 <원 세컨드> [신작 영화 리뷰] 지난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에서 개·폐회식 총연출을 맡았던 장이머우 감독은 이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개·폐회식 총연출을 맡았다. 14년 전에는 웅장하게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섬세하게 표현했다. 중국의 기조가 변했는지 장이머우의 기조가 변했는지는 알 도리가 없지만, 올해 개막식에서 중국 내 소수민족의 단결을 강조한 걸 보면 표현 방식만 다를 뿐 중국 우월주의 또는 애국주의로의 길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단단해지고 있는 듯하다. 그런가 하면, 장이머우는 2010년대 들어 '문화대혁명' 시기를 다룬 이야기들을 다수 만들고 있다. 등이다. 물론, 그 사이사이 같은 애국주의 물씬 풍기는 영화들도 내놓았다. 이 두 집단 영화들의 기조는 다른 듯하지만 같은 곳을 향한다. 바.. 더보기
이토록 특별하고 독보적인 성장 드라마 <신의 손>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70년생으로 어느덧 50 줄에 접어든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그는 2000년대 이후 이탈리아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군들 중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며 꾸준히 좋은 작품들을 내놓았다.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 미국·영국 아카데미와 골든 글러브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휩쓸어 버린 가 대표작이라 할 만한다. 영화를 내놓았다 하면 거의 어김없이 칸 영화제에서 부르니, '칸의 아들'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경쟁 부문에 그의 영화를 초청해선 상까지 줬다. 자그마치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그리고 신인배우상)을 말이다. 쉽게 말하면, 베니스 영화제 2등상(감독상과 더불어)을 수상한 것이다. 그가 이탈리아 나폴리 태생인 점으로 미뤄 봤을 때, 이탈.. 더보기
어른들이 보내야 하는 속죄에 대하여 <어른들은 몰라요> [신작 영화 리뷰] 지난 2018년 개봉한 영화 은 한국독립영화계에서조차 일찍이 찾아보기 힘든 '날것'을 보여 주며 파란을 일으켰다. 극렬히 갈린 호불호 때문인지 흥행에선 처참하게 실패하지만, 참으로 오래토록 남을 이야기와 캐릭터와 장면을 전했다. 영화가 한창 개봉 중인 당시 유명 유튜버 고몽이 리뷰를 했는데, 1000만 조회수를 넘기면서 '비공식 천만 영화'라는 비공식 타이틀이 전해 지기도 했다. 배우 생활을 오래토록 하다가 단편영화 연출 이후 으로 장편 연출 데뷔를 이룩한 이환 감독은, 3년 만에 2편이라고 해도 좋을 작품을 들고 우리를 다시 찾아왔다. 이유인즉슨, 에서 화영의 집에 기거하고 있는 몇몇 가출 청소년들 중 하나인 '세진'이 후속작에서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즉, 는 의 스핀오프 후.. 더보기
주저 앉은 찬실이에게 보내는, 아름다운 이들의 위로와 용기 <찬실이는 복도 많지> [신작 영화 리뷰] 2019년은 한국 독립영화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해외 수많은 영화제에서 선을 보이고 뒤늦게 한국에 상륙해 신드롬급 관심을 얻어 흥행까지 이어진 를 비롯 까지. 작품성은 물론 흥행성까지 갖춘 독립영화들이 이어졌다. 그 이면을 살펴보면, 출중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흥행이 따라와 주지 않은 대다수 작품들이 존재했지만 말이다. 하여, 2020년은 한국 독립영화계의 진정한 부흥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2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로 영화계 전체가 주저앉았다. 큰 영화도 버티지 못하는 마당에 작은 영화는 설 자리가 없었다. 와중에 용감하게 무모하게 혹은 전략적으로 개봉을 밀어부친 한국 독립영화들이 몇몇 있다. 등이 2~3월에 개봉을 강행했지만, 득을 보지 못했다. 그리.. 더보기
명품 사회고발 영화의 계보를 독보적으로 잇다 <다크 워터스> [실시간 명작 리뷰] 사회고발 장르 영화는 기본 이상의 퀄리티를 자랑할 수밖에 없다. 다큐멘터리로 정확하고 심도 깊고 치밀하게 보여 줄 수 있을 텐데, 굳이 영화로 보여 주려는 데는 이유가 있을 테다. 실화를 가져와 최대한 사실대로 보여 주되, 드라마틱한 캐릭터와 사건과 분위기 등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고 봐야만 하는 다양한 이유를 설정시켜 주는 것이다. 하여, 같은 실화의 다큐멘터리는 관심을 갖고 잘 몰라도 영화는 관심을 갖고 잘 아는 편이다. 감독과 배우들의 영향력이 극대화된다. 사건 자체가 웬만큼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고, 사건을 파헤쳐 해결에 다다른 사람이 없지 않을 수 없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어떤 식으로든 삶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어쩌라고?'가.. 더보기
고통을 영광으로 승화시키는 예술적인 방법 <페인 앤 글로리> [실시간 명작 리뷰] 페드로 알모도바르, 현대 스페인 영화를 홀로 대표하다시피 하는 감독으로 1980년에 데뷔해 40년 동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선명하고 세련된 색감과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한 스토리로 전 세계 평단과 대중을 사로잡은 바, 80년대부터 꾸준히 10년을 대표할 만한 작품을 만들어왔다. 1980년대 , 90년대 , 2000년대 , 2010년대 까지. 그에겐 1980~90년대와 1990~2000년대 확고한 페르소나로 누구나 알 만한 두 남녀 배우가 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페넬로페 크루즈가 그들이다. 그들은 알모도바르와 작업하여 '연기'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후, 헐리우드에 진출하여 '흥행'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그리고는 스페인으로 돌아와 2010년대에는 셋이서 함께 작업한 작.. 더보기
막무가내, 황당무계, 불편불쾌한 토크쇼의 영화판 <비트윈 투 펀스: 투어 스페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영화 시리즈로 유명세를 떨친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영화배우 잭 갤리퍼내키스(자흐 갈리피아나키스), 그는 2008년부터 Funny or Die 사이트를 통해 쇼 '비트윈 투 펀스(Between Two Ferns)'를 진행해왔다. 의자 두 개에 호스트 잭과 게스트 유명인물이 앉고 사이에 조그마한 테이블을 놓고 그 위 한 가운데에 빨간색 버튼을 두었다. 그리고 의자 두 개 옆에는 쇼의 상징 펀(Fern), 즉 고사리 식물(양치류) 두 개가 있다. 토크쇼는 황당하고 당황스럽기 그지 없이 진행된다. 호스트가 질문하고 게스트가 답하는 형식을 띄는데, 질문들이 하나같이 무례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다. 이를테면 게스트의 치명적인 과거를 들추거나 게스트의 태생적인 사항과 개인적인 취향에 관련해 막..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