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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수학에 미친 그녀가 수학 밖으로 나갔을 때 얻은 것들 [신작 영화 리뷰]   파리사범학교의 '수학 천재' 대학원생 마거리트, 그녀는 후줄근한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다니며 항상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오직 수학, 수학, 수학뿐이다. 얼마나 대단하면 교지에서 인터뷰 취재가 나올 정도다. 그녀가 요즘, 아니 평생 연구하고 있는 건 '골드바흐의 추측(1을 소수로 간주했을 때 2보다 큰 모든 정수는 세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로 20세기 수학계 최대 난제로 손꼽힌다.마거리트의 지도교수 베르네르 또한 평생을 골드바흐 추측 연구에 바쳤다. 그들은 드디어 골드바흐 추측 증명의 중간단계에 접어들었다. 유서 깊은 로잔 세미나에서 마거리트가 발표하기로 했다. 순조롭게 이어가는 세미나, 하지만 막바지에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온 베르네르의 또 다른 제자 루카의 .. 더보기
수그리고 안온할 것이냐 저항할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신작 영화 리뷰]   시저가 모든 걸 희생하며 유인원 동족을 지켜낸 후 수 세대가 흐른다. 극소수의 퇴화한 인간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유인원이 따로 또 같이 살아가고 있다. 유인원의 일명 '독수리 부족'은 마을을 형성해 살아가고 있는데 족장의 아들인 노아가 결속 의식을 위해 산꼭대기 독수리 둥지에 올라 알 하나를 가져오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알이 터지고 다시 길을 떠난다.중간에 가면을 쓴 부족, 일명 '가면 부족'과 조우하고 노아가 타고 온 말을 본 그들은 이내 노아의 독수리 부족 마을로 들이닥친다. 모든 걸 불태워버리고 족장이 죽었지만 노아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정처 없이 길을 떠나는 노아, 현명해 보이는 고전 지킴이 라카를 만나고 여자 인간 메이도 만난다. 그런데 라카가 죽고.. 더보기
그녀의 여성 해방 여정을 마냥 응원하지 못하는 이유 [신작 영화 리뷰]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인 명장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8번째 장편 영화로 돌아왔다. 그는 3번째 작품 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석권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후 5번째 작품 부터는 영어로 된 영화를 찍고 있다. 그의 영화는 기괴하거나 기묘하거나 기상천외해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편이다. 천재적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에 이어 연속으로 그가 각본에 참여하지 않은 이 바로 8번째 영화다. 원작은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작가 앨러스데어 그레이의 작품이고 각본은 호주 출신의 토니 맥나마라가 맡았으며 연출은 주지한 대로 그리스를 대표하는 명장 요르고스 란티모스다. 그리고 미국, 영국, 아일랜드의 제작사들이 모였다.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작품들이.. 더보기
이상하게 힐링되는 청소년 관람불가 청춘 학원 액션 코미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리뷰] 2022년부터 넷플릭스 말고도 타 OTT 오리지널 작품들 중에 소위 '대박'을 치는 경우가 종종 나오고 있다. 해당 OTT를 견인할 뿐만 아니라 OTT 시장 전체를 견인할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쿠팡플레이의 , 웨이브의 , 티빙의 , 시즌의 , 디즈니플러스의 등이 떠오른다. 쏟아져 나오는 작품들 중에서 눈에 띄는 건 쉽지 않다. 턴은 다시 쿠팡플레이에게 넘어갔고 라는 작품이 2023년 극후반부 최고의 인기작으로 거듭났다. 청소년 관람불가의 청춘 학원 액션 코미디 장르이기에 2023년 하반기의 '무빙 신드롬'에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쿠팡플레이 역사에 길이남을 대대적인 인기몰이인 건 분명해 보인다. 재미와 감동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는 .. 더보기
인생 철학을 담고 있는 쌍둥이 자매의 첫사랑 로맨스 [신작 영화 리뷰] 살다 보면 사소한 일이 불씨가 되어 거대한 사건으로 번지는 경우를 목격한다. 가해 또는 피해 당사자가 되기도 하고 곁에서 지켜보는 입장이 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억울할 것이다. '이렇게까지 될 일이 아니었는데' '애초에 그러지 않았으면' '왜 나한테 이런 일이'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게 인생인 것 같다. 태국 10대 로맨스 영화 가 이 인생의 진리 아닌 진리를 잘 보여준다. 주인공 쌍둥이 '유'와 '미'가 허구한 날 했던 사소한 장난으로 첫사랑이 시작되었고 엇갈리더니 다른 일과 얽히고설켜 파국으로까지 치닫으려 했다. 하염없이 달달하고 싱그럽기만 한 영화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도 않았다. 인생, 나아가 존재의 철학까지 담고 있다. 태국 영화 하면 공포와 스릴러 그리고 퀴어 등의 장르에.. 더보기
1990년대 가정환경조사가 빚어낸 어느 소녀의 비밀 <비밀의 언덕> [신작 영화 리뷰] 1996년 크지 않은 수도권 도시의 조그마한 학교, 평범해 보이는 5학년 소녀 명은이는 담임 선생님의 안중에 들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담임은 명은이에게 특별한 관심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명은이는 반장이 되기로 결심하고 비밀 편지함 공약이 통해 성공한다. 그녀는 반장이 된 후 담임과 함께 비밀 편지의 내용을 실현시키며 반을 더 좋게 만들어 간다. 하지만 걸림돌이 없지 않다. 그동안 계속 학급 임원을 해 온 회장 남자애는 명은이 아무리 노력해도 쌓을 수 없는 담임과의 긴밀한 관계를 이미 단단하게 쌓은 것 같고, 새로 전학 온 혜진과 하얀 자매는 한 팀을 이뤄 자신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내놓는 글쓰기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그들의 이야기라는 게 명은이였다면 어떡하든 숨기고도 남을 만한 성.. 더보기
'과잉보호'라는 알을 깨고 홀로 밖으로 나가기까지 <37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태어났을 당시 37초 동안 숨을 쉬지 않아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채 휠체어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23세 여성 유마, 유명 만화가 사야카의 보조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유마 없이 만화가 만들어지기 어렵다. 편집부에선 그 사실을 공개하자고 하지만 사야카는 꺼린다. 장애인 착취가 들통날까 봐일까? 유마는 고민 끝에 성인만화 잡지 '주간 붐'의 문을 두드린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자신만의 만화를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주간 붐 편집장이 말하길, 다 좋은데 진정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었다. 섹스를 해 본 적 없는 만화가가 어떻게 성인만화를 그릴 수 있느냐는 논리였다. 유마는 인터넷 채팅으로 남자를 만나본다. 참으로 다양한 남자들, 좋은 느낌이 오간 이도 있었지만 진지한 만남으로 .. 더보기
파인다이닝 '헝거'를 둘러싼 성장과 성공의 추악한 면모 <헝거>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태국을 대표할 만한 일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헝거', 셰프 폴은 맛과 퍼포먼스를 겸비해 정재계 인사는 물론 부자와 인플루언서들이 너나없이 찾는다. 그들은 폴의 요리가 너무나 맛있는 듯 그야말로 추잡스럽게 먹어 치운다. 그러나 그는 주방에선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인간 말종 독재자, 그의 눈밖에 나면 그 누구라도 살아남을 수 없다. 반면 그의 눈에 들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아버지의 허름하고 낡은 식당을 이어받아 요리에 전념하는 젊은 여인 오이에게 헝거의 주니어 수셰프가 접근한다. 그녀의 요리를 맛보고 재능이 있다고 판단해 스카웃하려는 의도였다. 오이는 얼마 후 헝거를 찾는데, 입단 테스트 볶음밥은 어렵지 않게 통과하지만 고기 볶음에서 폴에게 대차게 욕을 먹는다. 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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