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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

우리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델리의 삶, <델리> [서평] 쿠쉬완트 싱의 행정사회적인 의미인 도(都: 도읍)와 경제적인 의미인 시(市: 저자) 두 가지 의미가 합쳐져 탄생한 '도시'. 많은 소설가들이 도시를 이야기했다. 서울을 이야기한 정이현의 , 더블린을 이야기한 제임스 조이스의 , 파리를 이야기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 파리와 런던을 이야기한 찰스 디킨스의 등. 거기엔 도시에 대한 사랑, 증오, 애정, 질투 등 그야말로 애증의 모순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어느새 '삭막함'의 대명사처럼 되어 버린 도시를 어찌 멀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한편 세련되고 매력적인 도시를 어찌 가까이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도시에는 떨쳐내고 싶지만 떨쳐버릴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 듯하다. 쿠쉬완트 싱의 또한 작가의 델리에 대한 애증의 모순적인 감정이 강력하게 드러나.. 더보기
<시대의 말 욕망의 문장> 잡지 위기 시대에 잡지의 역사를 들여다보다 [서평] 호주의 미래학자 로스 도슨은 한국의 종이 신문이 2026년에 사라질 것이라 전망했다. 지금부터 10 여 년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인데, 사실 지금 이 시점에 종이 신문의 '영향력'은 과거에 비할 바가 아니다. 물론 여전히 조·중·동의 경우 생각보다 훨씬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기는 하다. 100만을 전후한 숫자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누구보다도 빨리 디지털로의 이행을 시행했고, 종편(종합편성채널)도 확보하는 등의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현재의 종이 신문 형태로는 미래가 없다고 본 것일까? 그렇다면 '잡지'는 어떨까? 신문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담고자 하는 바는 훨씬 무궁무진한 잡지. 지금은 잡지 하면 , 같은 잡지만 생각날 테지만, 사실 우리는 잡지에 굉장히 익숙한 .. 더보기
<길 위에서 읽는 중국현대사 대장정> 새로울 것 없이 아쉬움이 많은 책 [서평] 대학생 때 전공이 중국이었다. 중국 하면 역시 그 광활한 영토와 인구만큼 볼 것도 먹을 것도 느낄 것도 무궁무진하다. 또 수 천 년의 역사에서 수많은 사건들을 마주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제일 가는 화두는 무엇일까? 단연 '대장정'이었다. 아무래도 현대 중국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겠지만, 단순히 그것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 당연히 대장정에 관한 수업을 들었고 관련된 리포트를 작성한 적이 있다. 장장 2년 동안 1만 2500 km의 길을 돌파한 이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짧은 리포트로 담아낼 수 있었을까 암담했지만, 그 배경과 경과, 결과와 의미를 알기 쉽게 요약하느냐고 진땀을 흘렸다. 하지만 리포트를 작성해 제출함과 동시에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다. "대장정을 .. 더보기
<빚으로 지은 집> 가계 부채와 금융 위기에 대한 공허한 외침 [서평] 어떤 책은 읽는 즐거움이 있다. 읽는 내내 그 재미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 책을 덮은 후 기억에 오래도록 남지 않을지 모르지만 과정에 만족했기에 상관 없다. 반면 책을 덮으면서 밀려 오는 깊은 감동을 지닌 책이 있다. 읽는 과정이 결코 수월하지 않았을 것이다. 감동이란 게 벅차면 벅찰수록 몸과 마음이 반응하는 바를 우리는 따라갈 수 없다. 이와는 별개로 책을 읽는 내내 힘들고 큰 재미와 큰 감동을 딱히 주지 않는 책이 있다. 필자는 이런 책을 접할 때 어떤 목적을 갖는데, 바로 '지식 함양' 이다. 즉, 책을 읽는 다기 보다는 그 안에 든 콘텐츠를 보며 지식을 습득하려는 목적인 것이다. 아무래도 과학기술이나 경제경영의 실용서에 가까운 책이 이 범주 안에 들지 않나 싶다. '가계 부채에 의존한 .. 더보기
<침묵을 위한 시간> 명징한 정신과 호수처럼 잔잔한 마음이 그립다 [서평] 우리가 잘못 인지 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말'에 대한 것이다. 하나는 전자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사람들 간의 대화 시간이 줄어 들었다는 생각. 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의사소통 시간이 늘어났다고 한다. 여자는 하루 평균 25,000개의 단어를, 남자는 10,000개의 단어를 말한다고 한다. 이는 자연스레 다른 하나의 오해로 넘어가는데, 말을 입으로 하는 것으로만 받아들인다는 것. 이제는 입으로 뿐만 아니라 손으로 하는 말도 넓은 의미의 말로 포함시켜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확실히 우리는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말을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는 생각의 과잉으로 이어진다. 입으로 생각을 방출하지 않고 손으로 저장하다 보니 생각은 계속 쌓이기 마련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소리 없는.. 더보기
<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메이지 유신에 유학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서평] 유신(維新). 낡은 것들을 새롭게 한다는 뜻으로 의 한 구절이기도 한 이 단어는, 우리에게 상당히 좋지 못한 인상을 풍긴다. 하나는 10월 유신으로, 일명 박정희 대통령 영구 집권 프로젝트라고 할 만한 이 사건은 여러 가지 정치적·경제적으로 위기를 느낀 박정희가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기치 하에 일으켰다. 메이지 유신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10월 유신이 모티브를 가져온 일본의 메이지 유신으로, 시작이야 어찌 되었든 그 결과로 우리나라는 일본에게 강제 합병을 당했다. 반면 일본의 입장에서는 역사적인 대번혁으로 강대국의 초석을 다지게 되었다. 즉, 19세기 당시 동양에서 유일하게 근대화를 이룬 나라가 일본이라는 뜻이다. 우리에게 복잡한 심정을 선사하는 이 메이지 유신이라는 것... 더보기
<제보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란? [리뷰] 실화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 등의 콘텐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보여주기'와 '보여지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실화인 만큼 이미 내용은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 그 테두리 안에서 어떤 울림을 보여줄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보여주기'이다. '보여지기'는 관객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즉 타이밍의 문제이다. 관객들이(나라가, 국민들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서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보여주기'는 영화 내적인 부분이고, '보여지기'는 영화 외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 , , 은 실화 또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갖춰야 할 '보여주기'와 '보여지기'가 거의 완벽하게 실행된 사례이다. 실화를 중심 뼈대에 두고 큰 틀을 헤치지 않는 하에서 부분적인 사실들을 극적으로 처리했.. 더보기
<팝, 경제를 노래하다> 오죽했으면 예술로 까지 경제를 말할까? [서평] 예술은 가치는 무엇인가? 먼저 미적 가치가 있다. (위대한) 음악을 들으면, 그림을 보면, 건축물을 감상하면 거기서 느낄 수 있는 미(美)로 황홀함을 느낄 수 있다. 마냥 기분이 좋아지고, 차분해지고,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우리가 예술 작품을 보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다음으로 해석 가치가 있다. 예술 작품을 보고 시대적 배경과 맥락을 들여다보고 숨겨진 메시지를 푸는 것이다. 예술의 해석 가치를 더욱 높이 사는 사람들은 예술의 미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깎아내리곤 한다. 어찌 보면 미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도 해석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말이다. 여기서 많이 쓰이는 해석은 시대적 배경과 맥락이다. 그 중에서도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경제, 정치 등이 핵심이 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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