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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홀로 기차 여행 중 소울메이트를 만나면? <6번 칸> [신작 영화 리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유학 중인 핀란드인 라우라, 그녀는 러시아 현지인 여교수 이리나와 사귀고 있다. 몸을 섞는 사이이기도 하니 꽤 깊은 관계인 것 같다. 그런데 정작 고대 암각화를 보기 위해 무르만스크까지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건 라우라 혼자다. 원래 이리나와 함께 가기로 했는데 이리나에게 일이 생겨 같이 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흔들리는 관계의 라우라와 이리나다. 라우라는 무르만스크행 기차 6번 칸을 배정받았다. 2명이서 한 칸을 같이 써야 하니, 원래 이리나가 있어야 할 자리에 웬 민머리의 남자가 있다. 그런데 그가 다짜고짜 무례하게 말을 시키고 함부로 행동하는 게 아닌가. 참다 참다 못 참게 된 라우라는 대놓고 칸을 바꾸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다. 괜히 남자에게 밑 보인 것 같다... 더보기
연대로 인한 적대로 맞받아친 학폭의 복수 <더 글로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드라마의 제왕'이라고 불러도 손색 없는 필로를 쌓아온 '김은숙' 작가, 2003년 데뷔 후 20년 동안 정녕 수많은 화제작을 써 내려왔다. 개인적으로 김은숙 작가의 작품을 챙겨 보지 않았는데, 을 필두로 등이 작품 내외적으로 그야말로 전국민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2000년대와 2010년대 드라마계를 넘어 문화계를 화려하게 수놓은 것이다. 2020년대에도 계속되는 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로 해냈다. 단순 화제작 급을 넘어 신드롬을 일으킬 만한 반향을 이끌어 냈다. 로 완벽하게 합을 맞췄던 송혜교와 다시 한번 완벽하게 호흡을 맞췄다. 총 16부작을 일도양단해 전반 8부를 part 1이라는 이름으로 2022년 12월 30일에 공개했고 후반 8부를 part 2라는 이름으로.. 더보기
특수와 보편이 만나 거장이 된 신카이 마코토 <스즈메의 문단속> [신작 영화 리뷰] 이번에도 여지 없이 3년만에 신작 애니메이션을 들고 찾아온 ‘신카이 마코토’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이후 2000~2010년대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을 호소다 마모루와 양분하다시피 하다가 최근 들어 비평과 흥행 면에서 모두 앞서가는 분위기다. 특히 화제성에선 비할 바가 신카이 마코토가 월등히 앞서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이야기에 사회적인 메시지를 입히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리라. 작년 2022년 11월에 일본 현지에서 개봉해 와 함계 일명 쌍끌이 흥행으로 화제를 뿌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이 4개월 만에 한국에 상륙했다. 후술하겠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비롯해 일본의 각종 재난이 영화의 주요 소재로 나오는 바, 우연인지 필연인지 한국 개봉일이 2023년 3월 8일로 불과 3일 .. 더보기
구원은 스스로 쟁취하는가 타인이 부여하는가 <더 웨일> [신작 영화 리뷰] 대런 애러노프스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너무나도 어둡고 염세주의적이며 자극적이어서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린다. 앞으로도 그런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는 고통에 신음하는 주인공에게 집착하듯 집중하곤 하는데, 덕분에 주연을 맡은 배우들이 하나같이 한계를 뛰어넘는 연기를 펼쳐 보였다.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최신작 도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스타일이 살아 있다. 어둡고 염세주의적이고 자극적이며 주인공에 집착하듯 집중한다. 덕분에 주인공을 맡은 배우의 인생 연기를 볼 수 있다. 이번엔 '브랜든 프레이저'다. 15년 전 로 미키 루크가 암흑기를 뒤로 하고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혔듯 브랜든 프레이저도 그럴 거라 예상된다. 그도 그럴 것이 죽어가는 272kg의 거구 연.. 더보기
가족을 지킬 건가 인류를 살릴 건가, 그것이 문제로다 <똑똑똑> [신작 영화 리뷰] 어느 외딴 숲의 오두막으로 휴가를 온 가족, 동양계 소녀 웬은 메뚜기를 잡아 일일이 기록하며 연구하고 있다. 그녀에게 덩치 큰 중년 남성이 다가와 자신을 레너드라고 소개하며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더니 곧 부모님을 찾아갈 거라고 말한다. 그녀의 눈에 레너드 말고 무기를 든 세 명의 남녀가 보인다. 곧 오두막으로 뛰쳐 들어가 두 아빠한테 알리는 웬이다. 곧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리는 웬의 두 아빠 앤드류와 에릭, 이내 '똑똑똑' 하고 누군가 찾아와 문을 열어 달라는 것이었다. 열지 않으면 강제로 열 수밖에 없다면서 말이다. 결국 강제로 열리는 문, 네 남녀 레너드, 레드몬드, 애드리안, 에이드리엔이 무기 같이 보이는 것들을 들고 있다. 웬의 아빠들을 의자에 앉혀 묶어 놓고 자신들이 지극히 평.. 더보기
"가족 간에도 선이 필요하다, 우린 남이니까" <라인> [신작 영화 리뷰] 알프스 산맥이 훤히 보이는 한적한 마을의 어느 집,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살기 어린 눈빛으로 기어코 엄마 크리스티나의 빰을 때려 버린 큰딸 마르가레트. 크리스티나는 쓰러지면서 피아노에 왼쪽 귀를 다쳐 청력을 거의 잃는다. 마르가레트는 집에서 쫓겨났고 3개월간 엄마로부터 100미터 접근 금지 명령을 받는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있을까 싶다. 12살짜리 막내딸 마리옹이 중재에 나선다. 막무가내로 엄마를 만나고자 하는 마르가레트에게 엄마의 상태를 말해 주지 않으면서 더 이상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 하고, 확실하게 하고자 파란 페인트로 100미터 선을 긋는다. 그러며 마르가레트에게 영성체 수업을 받는다. 주기적으로 마르가레트와 만나며 살피고 또 정보를 주고받으려 한 것이다. 하지만 엄마와.. 더보기
"잘 지내?" "응, 잘 지내"의 대화에서 빚어지는 인생 <컨버세이션> [신작 영화 리뷰] 은영, 명숙, 다혜가 오랜만에 은영네 모였다. 이런저런 말이 오가는 와중 대화의 주제는 프랑스 파리 유학 시절이다. 그들은 예전 파리에서 함께 유학을 했더랬다. 지금은 은영만 결혼해 아기를 낳았고 명숙과 다혜는 솔로다. 그럼에도 대화는 구심점 없이 겉도는 것 같다. 이후 시공간이 달라져, 은영이 파리로 떠날 때 공항으로 향하는 택시 안의 대화, 파리에서 은영과 다혜의 대화가 등이 이어진다. 승진, 필재, 대명이 대명네 모여 놀고 먹고 마시고 있다. 승진과 필재는 대명의 친한 동생들로 처음 만났다. 서로를 향해 위세를 부리는 건지, 재밌어 하는 건지, 관심이 많은 건지, 티격태격하는 듯 티키타카가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전에 결혼하고 아이도 낳은 승진과 필재의 대화가 있고, 이후 .. 더보기
그녀가 자해까지 하며 관심을 끌려고 했던 이유 <해시태그 시그네> [신작 영화 리뷰] 타인에게 관심을 받고 싶은 건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은 뼛속 깊이 사회적 동물이 아닌가. 하지만 타임의 관심을 얻기란 쉽지 않다. 내가 그의 관심을 얻고 싶어 하는 만큼 그 또한 나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데, 50 대 50으로 정확히 나눌 수 없다. 딜레마에 직면한 인간은 자아를 만들어 또 다른 내가 나에게 관심을 주게끔 한다. 자존감으로 발전해 단단하고 건강한 나를 만든다. 그런데 어린시절 어떤 연유로 심한 자기도취에 빠질 수도 있다. 자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 또 다른 내가 나에게 관심을 주지 못하고 오직 내가 나에게 관심을 줄 수 있을 뿐이다. 문제는 힘들고 상처받을 때다. 그땐 내가 나를 토닥이고 위로해 줄 수 없으니 타인의 관심에 목맬 수밖에 없다. 인터넷 시대를 지나 S..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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