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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선악의 경계에 서 있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불편한 심연 [신작 영화 리뷰] 9살 여아 이다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언니 안나,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새로운 곳의 아파트로 이사를 온다. 이다는 언니를 시샘해 몰래 못된 짓을 하기도 하는데, 부모님이 더 어린 자신 말고 언니에게 훨씬 더 많은 관심을 쏟기 때문이다. 비록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졌기에 항상 옆에서 보살펴 주며 계속 말을 시키고 행동다운 행동을 유발해야 하지만 말이다. 동네를 둘러보는 이다, 벤자민이라는 남자아이와 친구가 된다. 자연과 벗 삼아 놀다가 벤자민이 신기한 능력을 선보인다. 그는 사물을 조종할 수 있는 것이다. 집에 돌아가 부모님께 말해 봤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비밀 아닌 비밀이 생겼다. 한편 백반증을 앓고 있는 여자아이 아이샤는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어느 .. 더보기
크리스토퍼 놀란의 완벽한 최후 걸작일 것 같다 <오펜하이머> [신작 영화 리뷰] 21세기 전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감독 중 하나로 '크리스토퍼 놀란'을 뽑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일례로 그는 아날로그우선주의자이자 극장우선주의자인데, 전 세계 영화산업을 완전히 뒤바꿔 버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의 극장 개봉을 무조건으로 밀어붙였고 배급사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대중과 평단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영화를 내놓았다 하면 모든 이가 환호해마지않아 한다. 그런 놀란이지만, 그의 12번째 장편 연출작 를 향한 사랑은 특별하다. 그레타 거윅의 와 함께 2023년 7월 21일에 동시개봉하며 '바벤하이머'라는 별칭으로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초토화하고 있는 바, 사실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작품임에도 엄청난 흥행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 더보기
그녀는 왜 비닐하우스에서 살며 자신의 뺨을 때리는가 [신작 영화 리뷰] 문정은 비닐하우스에서 기거하며 소년원에 가 있는 아들과 함께 사는 날을 꿈꾼다. 은퇴한 시각장애인 교수 태강네로 출근하며 요양보호사로 치매를 앓는 그의 아내 화옥을 돌보는 일을 한다. 문정은 비닐하우스에선 자신의 뺨을 때리는 행위를 하염없이 이어가는 반면, 태강네 집에선 두 노인을 돌보며 태강한테서 자동차도 빌리곤 한다. 한편 문정은 자조 모임에 참석하는데 그곳에서 순남과 친해진다. 순남은 3급 장애인으로 지정 보호자의 도움으로 살고 있는데 차마 말 못 할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다. 문정이 그녀에게 무심코 말한, 도망치지 말고 해결해 보라는 한마디에 순남은 바뀌려고 노력하면서 문정에게 의지한다. 하지만 문정은 순남을 돌볼 여유가 없다. 문정은 순남이 귀찮아진다. 어느 날, 태강이 오랜만.. 더보기
시의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의 재난물 [신작 영화 리뷰] 보고도 믿기 힘든 대지진이 덮쳐 서울 전역이 하루아침에 폐허가 되어 버린다. 부서진 콘크리트 더미 곳곳에 수많은 시체가 있다. 와중에 '황궁아파트 103동' 만이 고고하게 무너지지 않고 서 있다. 소문을 듣고 몰려드는 외부인들, 내부인들이 위협을 느끼는 가운데 1층 어느 집에서 외부인들에 의한 방화가 일어난다. 그때 김영탁이라는 사람이 어디선가 나타나 불을 꺼 버린다. 급하게 주민회의를 개최하는 김금애 부녀회장,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모습을 보인 김영탁을 주민대표로 추대한 후 문제의 외부인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투표를 진행한다. 외부인 대부분이 평소 그들을 무시했던 드림팰리스 입주민이었다며 여론을 몰아갔는데 먹혀들어간 것 같다. 압도적인 표 차이로 외부인을 황궁아파트에서 쫓아내기로 한다.. 더보기
엔니오 모리코네가 최고의 영화 음악가인 이유 <엔니오> [신작 영화 리뷰] 언제부터인지 머릿속에 남아 떠나지 않고 떠도는 노래가 있다. 선율이라고 하는 게 맞을까? 영국의 팝페라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이 부른 다. 첫 소절 '넬라 판타지아~'는 영원히 내 안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이 노래는 사라가 원곡자에게 가사를 붙여 성악곡으로 만들자고 했다가 거절당한 후 오랫동안 설득해 허락을 얻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원곡자가 누구인지 궁금하다. 의 원곡은 영화 에서 가브리엘 신부가 원주민들 앞에서 부른 '가브리엘의 오보에'다. 그리고 이 곡은 '엔니오 모리코네'가 만들었다. 현대 영화 음악의 시조새이자 거장으로 칭송받는 그분. 영화는 잘 몰라도 그의 영화 음악은 잘 알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테다. 우리 시대 대중문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으니 말이다. 엔니.. 더보기
두 소년의 맑은 우정과 그들을 감싸는 선한 어른들 [신작 영화 리뷰] 어느덧 나이 50을 바라보는 히사 다카아키는 소설가로 성공하고 싶지만 현실은 대필 작가다. 유명 인플루언서의 대필 자서전 대필로 거액의 돈을 벌 수 있으니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에겐 딸이 하나 있는데, 이혼해서 가끔만 볼 수 있다. 한숨만 나오는 인생,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하다가 문득 고등어 통조림 한 캔을 보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1986년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6년 나가사키 어촌 마을, 히사는 티격태격 평범하지만 정 많은 가족의 일원이다. 그가 다니는 학교의 반에는 매일 민소매 티만 입는 다케가 있다. 반 친구들이 놀리길 다케네 집이 못 살아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다케는 히사와 친구들을 데리고 집으로 향한다. 친구들이 본 다케네 집은 형편없었다. 다들.. 더보기
'젊은이를 위한 나라는 없다'라고 말하는 영화 [신작 영화 리뷰] 에밀리 보네토는 파트타임으로 음식 배달 일을 하고 있다. 풀타임 일을 구하려고 하지만 가중폭행 및 음주운전 전과 때문에 여의치 않다. 그럼에도 7만 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니 어떻게든 제대로 된 일을 해야 한다. 미대 동기 친구가 자기 회사를 소개해 준다고 했지만 잘 될 것 같지 않다. 그런 와중에 파트너로 같이 일하는 자비에르 산토스가 시간 바꿔 줘서 고맙다고 허위 구매 일 하나를 소개해 준다. 별생각 없이 가 본 곳, 다짜고짜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카드 정보를 훔친 신용 카드와 함께 주더니 마트에 가서 2000달러짜리 TV를 하나 구입해 오라고 한다. 그 자리에서 200달러를 현금으로 준다는 것이었다. 누가 봐도 불법적인 일, 일을 시작하기 전에 탐탁지 않으면 떠나라.. 더보기
운명이든 우연이든 선택이든 인생은 아름답다 <줄리아의 인생극장> [신작 영화 리뷰] 부모님의 성화로 10년 넘게 하루에 몇 시간도 못 자며 피아노 연습에만 매진한 피아노 신동 줄리아, 집에서 꽤 멀리 떨어진 파리에서의 기숙사 딸린 학교생활은 꿀맛이다. 그때가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거라는 소식이 들려오니 줄리아는 친구와 함께 현장에 가고자 한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아빠가 그녀를 때리기까지 한다. 결국 그녀는 집을 나가 베를린으로 향하고 피아니스트가 아닌 완전히 다른 삶을 산다. 한편, 여권을 두고 와 방으로 올라갔더니 선생님에게 딱 걸려 버린 줄리아도 있다. 아쉽게도 줄리아는 현장에 가지 못했고 클라라 슈만 콩쿠르 입상을 목표로 연습에 매진한다. 뜻대로 되지 않아 찾은 서점, 그곳에서 우연히 한 남자와 마주친다. 얘기를 나누고 서점을 나서는데 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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