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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혈육의 굴레에서 빠져나오려는 처절한 몸부림을 들여다보니... [신작 영화 리뷰] 작은 극단에서 연극과 잡일로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는 수연, 그녀는 밥을 깨작대며 잘 먹지 않고 먹어도 토하기 일쑤다. 거식증이다. 그리고 우울해 보인다. 사연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어느 날 전화 한 통을 받는다. 할머니가 전세를 들어 사는 집이 철거되니 와서 집 정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할머니 영순은 요양병원에 있다고 했다. 수연은 마지못해 통영으로 향한다. 영순은 작가다. 정확히 말해 소설가다. '딸'을 소재로 한 소설이 꽤 히트쳐서 잘 나갔고 덕분에 지금도 대접받고 있는 듯하다. 수연은 영순의 집에 들렀다가 병원으로 향한다. 7년 만에 조우한 할머니와 손녀, 하지만 그들 사이엔 반가움이나 애틋함은커녕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난 것처럼 으르렁거림만 있을 뿐이다. 그들 .. 더보기
오래전 시작된 SF영화 계보를 당당히 이을 재목 <크리에이터> [신작 영화 리뷰] SF영화계를 화려하게 수놓은 걸작들은 1960~90년대에 걸쳐 나왔다. 의외로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스탠리 큐브릭의 가 1960년대, 조지 루카스의 가 1970년대, 리들리 스콧의 가 1980년대, 워쇼스키 형제의 가 1990년대를 대표한다. 2000년대에는 가 있겠고 2010년대에는 가 있을 것이다. 2020년대에는 이 작품 가 SF영화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의미 있을 게 확실하다. 와 로 크게 흥행하고 나쁘지 않은 비평을 받은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최신작으로 전작들과 비슷한 류의 평을 듣고 있다. 눈을 호강시키는 비주얼, 눈을 의심케 하는 스토리 말이다. 심히 동의하는 바다.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한다. SF에 진심일수록 또 빠삭할수록 실망할 요량이 크다. 수많은 전설적인 S.. 더보기
'듣보인간'들이 모여 불타올라 무엇을 해냈을까? [신작 영화 리뷰] JTBC의 간판 음악 예능 은 재야의 실력자, 비운의 가수 등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시즌 1이 크게 날아올랐는데 63호 이무진, 33호 유미, 29호 정홍일 등이 유명세를 떨친 한편 30호 이승윤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무진과 함께 '찐 무명' 조의 반란이었다. 그렇다, 이승윤은 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기 전에는 무명이었다. '듣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 그때 그의 음악에 깊은 감명을 받고 그와 함께 뮤직비디오 작업을 했던 이들이 있다. 권하정, 김아현, 그리고 구은하가 그들이다. 그들은 누구이고 왜 이승윤의 음악에 감명받아 어떻게 뮤직비디오까지 찍게 되었을까? 그 좌충우돌 작업기가 다큐멘터리 .. 더보기
“방구석 게이머를 320km 로켓에 앉히겠다고요?" [신작 영화 리뷰]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있다. 등산할 때 낱말 그대로 쓰는 말이기도 하지만, 살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난관 앞에서 저도 모르게 나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다음 목표를 향해 스스로를 담금질하지 않으면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당면한 과제를 실행에 옮겨 성공시킨 후 쉴 새도 없이 다음 과제가 들이닥치니 말이다. 물론 과제를 목표로 받아들였을 때 일이다. 여기 세상 사람들이 말도 안 된다고 만류하고 또 비웃는 목표를 설정하고 오직 앞만 보며 달려가는 이가 있다. 방구석 레이싱 게이머가 수많은 산을 넘어 리얼 레이싱 드라이버가 되는 이야기의 주인공, 잔 마든보로다. 영화 는 그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데뷔작 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줬던 닐 블롬캠프 감독의 최신작이다. 제.. 더보기
<천박사 퇴마 연구소>가 제시한 한국 영화의 나아가야 할 방향 [신작 영화 리뷰] 강동원은 의외로 부침이 있는 배우다. 절대적인 인기와 인지도로 탄탄대로를 걸어왔을 것 같지만, 2010년대 중후반 원탑 주연을 맡은 영화들 몇 편이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좋지 않았다. 반면 투톱, 쓰리톱 주연의 일원으로 나온 영화들은 크게 흥행한 전력이 있다. 가끔 나오는 강동원 원탑 영화에 유독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허준호는 1980년대 데뷔 후 2000년대 후반까지 쉼 없이 달려오다가 2010년대 중반까지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이후 2010년대 하반기 복귀해 카리스마를 겸비한 다양한 캐릭터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역시 탄탄대로였을 것 같지만 나름의 부침이 있었던 것이다. 강동원과 허준호의 공통점이라 하면 의외로 부침이 있었다는 점뿐만 아니라 '영화.. 더보기
인생 철학을 담고 있는 쌍둥이 자매의 첫사랑 로맨스 [신작 영화 리뷰] 살다 보면 사소한 일이 불씨가 되어 거대한 사건으로 번지는 경우를 목격한다. 가해 또는 피해 당사자가 되기도 하고 곁에서 지켜보는 입장이 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억울할 것이다. '이렇게까지 될 일이 아니었는데' '애초에 그러지 않았으면' '왜 나한테 이런 일이'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게 인생인 것 같다. 태국 10대 로맨스 영화 가 이 인생의 진리 아닌 진리를 잘 보여준다. 주인공 쌍둥이 '유'와 '미'가 허구한 날 했던 사소한 장난으로 첫사랑이 시작되었고 엇갈리더니 다른 일과 얽히고설켜 파국으로까지 치닫으려 했다. 하염없이 달달하고 싱그럽기만 한 영화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도 않았다. 인생, 나아가 존재의 철학까지 담고 있다. 태국 영화 하면 공포와 스릴러 그리고 퀴어 등의 장르에.. 더보기
학폭, 종말, 사이비종교까지 어디로 튈지 모를 이야기들 <지옥만세> [신작 영화 리뷰] 어느 공터, 교복을 입은 가해자 학생들이 생일을 축하한다며 주저앉아 있는 단발머리 황선우의 얼굴에 케이크를 묻힌다. 한편 송나미는 엄마의 가게 방에서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다가 엄마한테 혼나고 집을 나간다. 그녀는 자살 시도를 했는데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 같다. 둘은 친구들이 모두 수학여행을 갔을 때 만나 동반 자살을 하기로 한다. 나미가 우선 목을 메기로 하며 선우에게 유서를 건넨다. 하지만 곧 자살 시도는 끝난다. 선우가 말하길 나미의 유서 속 박채린은 서울로 가서 잘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SNS에 버젓이 만천하에 알렸다나 뭐라나. 그들은 공동의 적, 선우에겐 학폭 가해자이고 나미에겐 따돌림 가해자인 박채린의 인생에 흠집이라도 내고자 수안보를 떠나 서울로 향한다. 그들이 향한 곳.. 더보기
엄마 대신 야설을 쓰기 시작한 16살 소녀의 코믹 성장기 [신작 영화 리뷰] 홀로 딸을 키우고 있는 숙현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을 써서 밥 벌어먹고 있으니 작가인데, 야설을 쓴다. 요즘 연재하는 건 '형수의 일기'인데 인기가 꽤 좋은 모양이다. 계약금 천만 원을 받고 책 출간 계약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기뻐하던 것도 잠시,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일어나지 못한다. 의사가 말하길 왜 깨어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며, 정신이 나간 것 같단다. 숙현의 16살짜리 딸 지아는 발레리나를 꿈꾸는 소녀다. 하지만 고민이 많다. 발레를 배우는 데 돈이 오죽 많이 들어가지 않나. 집안 사정이 뻔하니 언제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 같이 발레를 배우는 친구는 집안에 돈이 넘쳐난다며 염장을 지르고 말이다. 그러던 중 엄마가 쓰러지며 어느 날 갑자기 집에 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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