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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양성평등을 위해 투쟁하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 [모모 큐레이터'S PICK]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1933년에 태어나 한국 나이 87세로 1993년 대법관에 임명되어 35년 넘게 재직 중이다. 그녀 앞에 붙은 가장 큰 수식어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이자, 최초의 유대인계 여성 연방대법관'이다. 첫 번째도 아닌 두 번째가 그리 중요한가? 두 번째가 있으면 첫 번째가 있는 법, 미국 역사상 첫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은 샌드라 데이 오코너이다. 1981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어 2006년까지 재직하였다. 그녀는 중도보수 성향으로 전형적인 균형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반면,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최초엔 중도진보 성향에 있었다가 부시 대통령 때 강경보수가 들어오자 강경진보 성향으로 옮겼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가 살아오면.. 더보기
로맨틱 코미디 세상으로 불시착한, '뚱뚱하고 예쁘지 않은 금발 여성' <어쩌다 로맨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로맨틱 코미디 을 좋아하던 소녀 나탈리(레벨 윌슨 분)는 엄마의 조언 '현실은 로맨틱 코미디에 나오는 것처럼 아름답지 않아!'를 새겨듣고 커서는, '현실은 시궁창'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는 비록 잘 나가는 건축회사에 실력 좋은 건축가로 있지만, 뚱뚱한 금발 여자라는 이유로 각종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더군다나 그녀는 그 불합리함에 대응하기가 여러 모로 힘들다. 그나마 동료 조시와 조수 휘트니가 그녀를 응원해준다. 그 둘은 그녀를 '실력 좋은 건축가'로 인정하고, 그에 맞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조언을 주고 에너지를 불어넣기도 한다. 하지만 나탈리는 건축가로서 일을 시전하려 할 때 여전히 수많은 암초에 부딪힌다. 어느 날 퇴근길 지하철에서 소매치기에 맞서는 나탈리, 가.. 더보기
'여성의 날'에 한 번쯤 볼 만한 영화 4 [기획] '여성의 날' 영화 4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1975년 UN에 의해 공식 지정되었다고 하죠.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2018년에야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지만, 세계적으로는 그 지위가 다릅니다. 구 공산권이라 할 수 있는 동부유럽의 많은 국가들, 아프리카 남부의 몇몇 국가들, 베트남과 북한까지 공휴일로 지정해 기리고 있고, 중국 등 몇몇 나라는 여성만 공휴일입니다. 하지만, '여성의 날'의 역사는 훨씬 오래되었습니다. 1910년 독일의 마르크스주의 여성해방 운동가 클라라 체트킨이 주창해 이듬해부터 '세계 여성의 날'을 제정하고 조직해 기렸습니다. 1857년과 1908년 3월 8일에 미국 여성노동자들이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요구하며 벌인 대대적인 시위를 기념하기 위해서 였다고.. 더보기
'스콧 피츠제럴드의 정신이상자 아내'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빛나는 여성'으로 <젤다> [서평] 영미 문학사의 빛나는 그 이름 'F. 스콧 피츠제럴드', 읽지는 않았어도 그 이름 들어보지 않은 사람 없을 것인 소설 의 저자이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의 원작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미국의 황금기인 1920년 이른바 '재즈시대' 상징이다. 사교적이고 소비 지향적이며 주체적인 여성들, 즉 '플래퍼'를 다룬 소설로 뉴욕의 유명 인사가 된 그, 그에겐 소설 주인공의 대상이 되는 뮤즈가 있었는데 아내 '젤다 피츠제럴드'였다. 잘 나가는 집안의 말괄량이 젤다는 1920년대 황금기를 스콧과 함께 흥청망정 보낸다. 뉴욕은 물론 유럽을 수없이 오가며 진정 시대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 이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볼 때, 스콧은 젤다를 거의 있는 그대로 소설에 옮겨 재즈시대의 상징이 된 것이라 하겠다. 문제는, 젤.. 더보기
권력, 사랑, 여성을 앞세운 요르고스 란티모스식 불편한 비틀기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리뷰] 18세기 영국, 프랑스와의 전쟁을 계속 해야 하는지 화친해야 하는지를 두고 국정이 둘로 나뉘어 치열하게 대립 중이다. 절대권력 여왕 앤(올리비아 콜맨 분)은 죽 끓듯 하는 변덕을 내뿜을 뿐 국정에 이렇다할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조력자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여왕의 조력자 사라(레이첼 와이즈 분)는 어릴 적 앤 여왕을 구해준 후 궁전에 들어와 여왕과 우정을 나누며 비선실세로 사실상 권력의 최정점에서 군림하고 있다. 그녀의 당면한 과제는, 프랑스와의 전쟁을 계속하여 사령관인 남편 말버러 공작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사라에게 친척이라며 몰락한 귀족 여인 애비게일(엠마 스톤 분)이 찾아온다. 궁전 하녀부터 시작하는 그녀, 사라 몰래 여왕의 통풍을 완화시켜줄 약초를 캐와 눈에 들고는 사라의 전.. 더보기
볼 때마다 아내가 "고마워!"를 연발한 책 <썅년의 미학> [서평] 아내가 고맙다고 말할 때가 있다. '결혼해줘서' 고맙고, 돈 벌어 오느라고 '고생해줘서' 고맙고, 집안일을 '도와줘서' 고맙고... 그럴 때마다 어깨가 으쓱하지만 한편으로 쓰윽 내려가는 무언가가 있다. 사실 난 잘 난 게 없는데, 인간 대 인간으로 나보단 아내가 훨씬 능력이 뛰어난대... 하는 자격지심 비슷한 것들. 아내가 요즘 가장 고마워할 때가 있다. 그런 내 생각을 전할 때,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난 '한국의 전형적인 남자'처럼 자존심 쎄고 능력 있어 보이려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굉장히 소심하고 자존감이 낮기 때문인데, 가끔 그런 모습이 요즘의 남자와 여자 또는 여자와 남자 사이의 조류와 맞게 보이는 듯하다. 그렇지만, 그런 나조차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 깊숙이 받.. 더보기
어른을 위한 소년만화, 그 완벽한 모범 <강철의 연금술사> [지나간 책 다시읽기] 어릴 때 족히 수천 권을 봤을 일본 만화들, 20대가 되고 30대가 되니 남는 건 별로 없다. 스마트폰 출시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게 된 만화도 그 피해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나도 만화 편력도 그와 함께 변해가는 중일 테고. 그럼에도 여전히 나의 서재를 차지하고 있는 만화책들이 있다. 어김없이 매해 다시 본다. 웹툰책을 제외하고 순수 만화책은 손에 꼽는다. 데즈카 오사무의 , 우라사와 나오키의 , 그리고 아라카와 히로무의 가 그것이다. 정도 들여놔야 하는데, 솔직히 이제는 예전만큼 재미있지가 않다. 를 위시해 일명 '소년 만화'들이 이젠 시시하달까? 일본 만화계의 수장 '소년 점프'는 1980년대부터 익히 말 한만 만화들을 쏟아냈는데, 1990년대에 이르러.. 더보기
공동체의 허위와 여성 삶의 본위를 폭로하다, 소설 <네 이웃의 식탁> [서평] 구병모 소설가의 나라에서 젊은 부부 대상으로 마련한 꿈미래실험공동주택, 편의 시설 하나 없는 고즈넉한 산속에 지은 열두 세대 규모의 작은 아파트로 깨끗하고 구조도 좋고 평수도 적당했다. 까다로운 입주 조건에 20여 종의 서류 항목을 갖추어야 했고, 경쟁률은 20:1에 달했다. 서류 항목엔 자필 서약서도 있었는데, 이곳에 들어갈 유자녀 부부는 자녀를 최소 셋 이상 갖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었다. 이곳은 효내가 보기에 공동이라는 이름이 유난히 강조되는 느낌이 큰 반면 실험은 어디에 있는지 잘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로 아이까지 돌보느라 너무 바빴다. 한편 요진은 홀로 집안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데, 약사인 육촌 언니가 차린 약국에서 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다. 교원은 집에서 전업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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