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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이보다 더 '재미'있는 제인 오스틴 원작 영화는 없을 듯 <레이디 수잔> [리뷰] 2017년 사후 200주년을 맞는 영국의 소설가 '제인 오스틴'. 그녀의 작품들은 정전으로 추대되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거의 접해보지 않았다. 18~19세기 영국 귀족의 청춘 연애담을 위주로 하기에 성향 상으로 맞지 않기 때문일 테지만, 그게 하나의 편견으로 작용하고 있을 테다. 왠지 그렇고 그런 연애 이야기일 것 같은 느낌이랄까. 당연히 그녀의 작품을 영화한 것들도 거의 접하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살아생전 많은 작품을 남기지 않았고 많은 인기를 끌었거나 좋은 평을 듣지도 않았다. 20세기 들어서야 대대적으로 재조명 되었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그녀의 작품뿐 아니라 처럼 그녀의 인생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 정도임에도 거의 접하지 않았다는 건 어지간히도 관심이 없.. 더보기
삶과 죽음의 운명, 그 속박을 풀 수 있을까? <줄리에타> [리뷰] 줄리에타는 로렌조와 함께 마드리드의 삶을 청산하고 포르투갈로 떠나려 한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엔 알 수 없는 수심이 가득한 바 어떤 사연이 있는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길을 가던 중 우연히 마주친 베아, 베아로부터 우연히 듣게 된 딸 안티아의 소식을 듣는다. 12년 만에 듣게 된 딸의 소식에 줄리에타는 포르투갈로의 이주를 취소하고 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쉽게 꺼낼 수 없었던 자신의 과거를 구구절절 풀어놓기 시작하는 것이다. 마치 그것이 딸을 향한 사죄의 시작인 양. 스페인의 거장이라고 일컬어지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 는 줄리에타가 딸에게 쓰는 편지와 편지를 쓰는 현재가 교차되는 형식을 취한다. 당연히 그 중심에는 줄리에타가 있고 감독은 줄리에타의 삶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 더보기
그녀들에게 남았던 유일한 선택,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서프러제트> [리뷰] 영화 는 일방적이다. 20세기 초 영국, 50년 동안 계속된 여성 참정권 운동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끄떡없다. 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은 과격해진다. 그들 말마따나 정부가 유일하게 이해하는 말이 ‘폭력’이기 때문이다. 돌을 던져 건물 유리창을 박살내는 걸 시작으로, 비어 있는 건물에 불을 지르고 유력 정치가에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라는 급진적 구호를 내건 서프러제트의 주요 활동이었다. 가상의 인물 ‘모드 와츠’가 어떻게 서프러제트의 일원이 되어 과격한 폭력 활동까지 하며 여성 참정권 운동에 전력을 다하게 되었나를 앞뒤 가릴 것 없이 직진하는 식으로 그려낸 영화는, 심오한 고민이나 산재한 문제들을 뒤로 하고 현상에 집중한다. 엄연히 존재하는 역사의 한 면과 본질을 무시한 것인데.. 더보기
박완서를 제대로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다 <우리가 참 아끼던 사람> [서평] 벌써 5주기다. 박완서 작가가 돌아가신지 벌써 5년이다. 세월이 쏜살 같음을 새삼 느낀다. 그의 죽음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다작 작가기도 하거니와 영원한 현역 작가일 것 같은 그의 소설을 더 이상 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박완서라는 이름은 친숙하고 정겹기까지 하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5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친숙하다. 그의 사후 그의 작품, 그에 관한 작품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세월이 쏜살 같다고 느꼈던 이면에는, 그가 우리 곁은 떠난 걸 인지하기 힘들 정도로 그의 작품과 그에 관한 작품이 많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 있다. 독자에게 그는 여전히 현역 작가이다. 소설가의 소설(글)은, 소설가의 사상을 대변할 것이다. 그렇다면 소설가의 말은 무엇을 대변할까? 아마도 소설가 자신.. 더보기
이 시대에 울림을 주는, 성 문제와 갑을 문제 지침서 <예민해도 괜찮아> [서평]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로 삼성을 상대로 싸워 이긴 후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로 돌아온 이은의 변호사가 쓴 책 (북스코프), 삼성과 로스쿨 시절에 겪었던 이야기와 변호사로 살아가며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어냈구나 하는 짐작이 가능하다. 이 짐작이 맞긴 맞되, 본질은 완전히 다르다. 단순히 여성의 성희롱과 성폭행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현재 변호사 일을 하고 있다. 그 전에는 37살 늦은 나이에 전남대학교 로스쿨에 들어갔다. 이전에는 몇 안 되는 대졸 여사원으로 대기업 삼성에 들어가 제법 잘나가는 해외영업 사원으로 일했다. 그녀의 경력을 보면 일명 '엄친딸'이라고 할 만하다. 능력 있고 운도 좋고 자신감과 자존감까지 갖춘 완벽한 여자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그녀.. 더보기
사랑으로 귀결되는 평등과 자유에의 투쟁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오래된 리뷰] 오랫동안 풀지 않았던 숙제를 푼 기분이다. 오랜 숙원을 푼 기분이다. 영화 를 본 후 느낀 기분이다. 영화를 즐겨 보는 만큼, 추천도 받고 추천도 많이 해준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화를 추천 받아 볼 때는 마치 새로운 세상을 맛 본 것 같다. 추천해준 이가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좋은 영화 한 편에는 뭔가 있는 게 분명하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분께 영화 추천을 받는 경우가 드문데, 두 분께 받은 두 편의 영화가 생각 난다. 중학교 2학년 때 큰이모부께서 추천해주셨던 영화, . 이 영화 덕분에 톰 행크스를 좋아하게 되었고, 이후 그의 영화를 챙겨봤었다. 그리고 는 그야말로 내 인생 최고의 영화로 남아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그리고 15년 이후 첫 회사의 사장님께서 추천.. 더보기
<자기록> 조선 시대 여성이 칼 대신 붓을 든 이유는? [서평] 주자학을 국가의 통치 이념으로 삼았던 조선 왕조. 그리하여 유교적 관습은 사회 곳곳에 침투해 모든 이들의 삶을 지배했다. 특히 여성에게는 유교적 부덕을 가르치고 이의 실천을 강요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게 했다. 그래서 여자는 오직 집안에서 가족을 위한 가사 활동에 힘쓰고, 부모와 남편을 잘 '섬기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리고 여성의 정절은 제도적으로 강요 되었다. 이렇게 유교적 부덕을 내세워 여성의 삶을 옭매는 것 중 가장 잔인한 짓이 있었으니, 남편이 죽은 뒤에 여자가 따라 죽어야 한다는 규범이었다. 이들을 '열녀'라고 칭하는데, 열녀들의 이야기가 많이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여성들에게는 국가 차원에서 표창이 내려질 뿐만 아니라 세금 감면, 부역 면제 등의 혜택까지 주어졌다고 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