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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어른이 되어도 '사랑'으로만 성장하면 좋겠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리뷰] 일본 애니메이션과 타임리프(시간여행)의 만남은 어떨까. 시간여행 소재는 흔하다. 얼핏 생각나는 것도 한국 영화 , 헐리우드 영화 등에 달한다. 반면 애니메이션, 일본 애니메이션과의 만남은 기억에 없어 기대에 부푼다. 실사로는 표현하기 힘든 화려하고 웅장하며 다분히 판타지적인 느낌을 표현해줄 것 같다. 그 주인공 는 전혀 그러지 않았다. 화려하지도 웅장하지도 판타지적이지도 않았다. 굉장히 소소하고 일상적이었다. 그래서 기대를 져버렸던가?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접한 타임리프 소재 콘텐츠 중 감히 최고라고 단언할 수 있겠다. 일상에 뿌리를 두고 사랑과 우정, 성장의 곁가지를 보기 좋고 튼튼하게 훌륭하게 조화 시켰다. 소소하게 일상을 그려내 타임리프의 장점을 살릴 수 있었다 여고생 마코토는 남고.. 더보기
비극과 고통에서 행복과 사랑을 끄집어내다 <젖은 모래 위의 두 발> [서평] 책을 읽는 많은 이유 중 하나가 나와 다른 삶을 구경하고 싶은 욕망에서 기인한다. 나보다 못한 삶 또는 나보다 나은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이다. 아무래도 나보다 나은 삶보다는 못한 삶을 들여다보는 게 편할 것이다. 그래서 나은 삶은 거의 자기계발 영역으로 빠졌다. 반면 못한 삶은 소설이나 에세이, 자기계발에서 예전 삶으로 다방면으로 가능하다. 은 자전적 에세이이다. 그것도 치명적인 비극과 불행을 그리고 있다. 못한 삶의 정도가 한계를 넘어선 듯 보인다. 그럼에도 끝까지 책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저자의 필력뿐 아니라 치명적인 비극과 불행에 의한 압도적인 슬픔보다 그보다 더한 사랑과 용기 덕분이다. 이제까지 봐왔던 최루성 콘텐츠와는 결을 달리한다. 서서히 죽어가는 두 아이와 함께 하게 .. 더보기
'표준국어대사전', 정말 부끄럽다 <미친 국어사전> [서평] 실로 오랜만에 국어사전을 꺼내들었어요. 감개가 무량하네요. 예전에는 모르는 게 있으면 무조건 사전을 찾았었죠. 국어사전뿐만 아니라 영어사전도 있고 백과사전도 있고 옥편도 있었습니다. 느렸지만 느린 대로 재미가 쏠쏠했죠. 그렇게 지식을 습득하면 잘 잊지 않게 되었어요.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부터는 더 이상 종이로 된 사전을 보기 힘들어졌어요. 모르는 게 생기면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되거든요. 어느 검색 사이트를 가든지 온갖 사전을 이용할 수 있고요. 사람들한테 물어보는 게 더 정확하고 방대하기도 하지요. 그래도 사전의 위상은 여전하겠죠? 세상의 모든 지식이 그곳에 집약되어 있고 세상의 모든 지식이 그곳에서 나오기 때문이에요.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언어에 대한 모든 것, 국어사전의 위상은 특별합니다. .. 더보기
정작 필요할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하다 정작 필요할 때 곁에 있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을 때도 있고, 필요할 때라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할 때도 있죠. 아마 필요한 걸 아는데 일부러 그럴 리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결론은 필요할 때 곁에 있지 못했다는 것이죠.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 서로 많은 걸 이해하고 많은 걸 배려한다지만 이럴 때는 그러기 힘들 거예요. 서로 마음이 아파요. 곁에 있어주지 못한 거에 대해서, 왜 곁에 있어주지 못했냐에 대해서. 저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는데요. 뼈에 사무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 같았죠. 정말 나쁜 놈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제 여자친구는 참으로 당당하고 강해요. 하지만 그만큼 여리고 약하죠. 그런 여자분이 많죠? 그런 아이인데, 언젠가 고시원.. 더보기
그동안 어디서 뭐하다가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났니? 지난 주에 20년 만에 친구를 만났어요. 정녕 20년 동안 보지 못했었죠.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내내 제일 친했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각자 다른 학교로 가게 되었고 그 친구는 이사까지 갔어요. 그동안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게 되니 좋더군요. 신기한 건, 정말 오랜만에 봤는데도 어색하지 않다는 거였어요. 마치 어제도 만난 사이인 듯 했지요. 며칠 전에는 여자친구와 사귄 지 1800일 되는 날이었어요. 분명 의미 있는 날이지만, 기념할 만한 무엇도 하지 않았어요. 귀찮아서? 사랑이 식어서? 원래 기념일을 챙기지 않아서? 그렇지는 않아요. 앞으로 새로 만들 기념일이 있기에, 이 정도의 기념일은 지나쳐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하다 보니 단순한 연인 이상.. 더보기
그녀가 진짜로 원하는 건 뭘까 그녀가 원하는 건 뭘까. 참으로 오랫동안 고심해왔다. 고심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흔적의 하나가 변하고자 노력한 거다. 그녀의 바람에 맞게, 우리의 미래를 위해. 그런데 노력을 어필하려 할 때마다 그녀가 하는 말이 있었다. "변하려고 노력하지마. 오빠의 본 모습도 사랑해야 진짜 사랑이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난 그러려고 하니까. 그녀의 어떤 모습이든 다 사랑스러우니까. 물론 바꼈으면 하는 모습도 있지만, 바뀌면 더 이상 그녀는 내가 아는 그녀가 아니다. 내가 택한 그녀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어김없이 또 다툼이 생기면 다른 말을 한다. "너무 노력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 아냐? 내가 변하지 말랬다고 노력하지 말라는 건 아니잖아. 우리를 위해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 흠... 그녀가 원하는 .. 더보기
잔잔함 속에 묻어나는 잔임함, 그마저도 이해할 수 있는 아름다움 <그해 여름> [서평] 일 년 동안 지치고 힘들었던 심신을 편히 쉬게 하기 위해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 매년 새로운 곳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익숙한 곳으로 가는 사람들도 많다. 익숙한 곳이란 다름 없는 '고향'. 하늘 맑고 물 좋은 그곳으로 가는 건 심신을 쉬게 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 나 또한 어릴 때면 온 가족이 모여 그곳으로 향했다. 아버지의 고향이자 할아버지·할머니, 증조할아버지·증조할머니의 산소가 있는 강원도 평창으로. 언제나 먼저 할아버지 내외, 증조할아버지 내외 분께 인사를 드리고 휴가를 즐겼다. 나에게 그때 그 시절들은 완벽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한없이 편안한 공간, 그곳에서의 여름 (이숲)은 그 시절의 완벽한 기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했다. 로즈는 가족과 함께 매년 여름 아와고 비치(미국 온타리오 주.. 더보기
6년차 커플의 '100일 처럼 사랑하기' 일전에 25년여 만에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본 적이 있어요. 그때가 일요일 저녁에서 밤 사이였는데, 생각도 정리할 겸 산책도 하자는 취지였죠. 그런데 생각이 정리되기는 커녕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이 동네에서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 내가 알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던 거죠. '우리 동네가 이런 곳이었구나. 이런 분위기였구나. 예쁘다.' 한 달 정도 후에 한번 더 다녀왔어요. 더 오래 걸려 더 많은 곳을 다녀 봤는데요. 왠지 시들하더라구요. 벌써 지루해진 걸까요? 처음만큼 재미있지가 않았어요. 여자친구한테 말했더니 한번 더 가보라는 거예요. 큰 기대없이 한번 더 다녀왔죠. 같은 장소인데 또 다르더라구요. 제가 변한 건지, 동네가 변한 건지~ 저희 관계가 딱 이래요. 2010년부터 지금까지 햇수로 6년차에 접..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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