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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6년차 커플의 '100일 처럼 사랑하기' 일전에 25년여 만에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본 적이 있어요. 그때가 일요일 저녁에서 밤 사이였는데, 생각도 정리할 겸 산책도 하자는 취지였죠. 그런데 생각이 정리되기는 커녕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이 동네에서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 내가 알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던 거죠. '우리 동네가 이런 곳이었구나. 이런 분위기였구나. 예쁘다.' 한 달 정도 후에 한번 더 다녀왔어요. 더 오래 걸려 더 많은 곳을 다녀 봤는데요. 왠지 시들하더라구요. 벌써 지루해진 걸까요? 처음만큼 재미있지가 않았어요. 여자친구한테 말했더니 한번 더 가보라는 거예요. 큰 기대없이 한번 더 다녀왔죠. 같은 장소인데 또 다르더라구요. 제가 변한 건지, 동네가 변한 건지~ 저희 관계가 딱 이래요. 2010년부터 지금까지 햇수로 6년차에 접.. 더보기
사랑으로 귀결되는 평등과 자유에의 투쟁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오래된 리뷰] 오랫동안 풀지 않았던 숙제를 푼 기분이다. 오랜 숙원을 푼 기분이다. 영화 를 본 후 느낀 기분이다. 영화를 즐겨 보는 만큼, 추천도 받고 추천도 많이 해준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화를 추천 받아 볼 때는 마치 새로운 세상을 맛 본 것 같다. 추천해준 이가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좋은 영화 한 편에는 뭔가 있는 게 분명하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분께 영화 추천을 받는 경우가 드문데, 두 분께 받은 두 편의 영화가 생각 난다. 중학교 2학년 때 큰이모부께서 추천해주셨던 영화, . 이 영화 덕분에 톰 행크스를 좋아하게 되었고, 이후 그의 영화를 챙겨봤었다. 그리고 는 그야말로 내 인생 최고의 영화로 남아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그리고 15년 이후 첫 회사의 사장님께서 추천.. 더보기
<모던 아트 쿡북> 그림 그리고 글과 함께 먹는 음식은 어떠신지? [서평] 경제가 안 좋아지면 제일 먼저 문화 활동을 줄인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독서 활동. 같은 문화 활동인 영화나 TV가 시간 죽이기를 겸한 스트레스 해소로 오히려 수요가 느는 것과는 다르게, 책은 스트레스를 가중 시킨 다는 것이다. 먹고살기도 힘든 데 무슨 책을 보느냐... 그렇다면 먹고살기 힘들 때조차도 줄이지 않는 게 있을까? 있다. 먹고살기 힘들 때도 '먹는' 건 줄이지 않는다. 말 그대로 살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니까. 먹지 않으면 죽고 말 테니까. 그래서 인가? 경제 불황기에는 먹는 사업이 (상대적) 호황이라고 한다. 이를 이용해 역으로 추적해보자면 요즘은 확실한 불황인가 보다. 수많은 앱 중에서도 음식 관련 앱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 않은가. CF를 통해 알 수 있다. 배우 류승룡을 앞세운 .. 더보기
<스틸 앨리스> 그녀에 대한 기억이 사라져도 연기는 남을 것이다 [리뷰] 알츠하이머병. 각종 콘텐츠의 단골 손님이다. 2004년 정우성, 손예진 주연의 영화 , 같은 해 같은 달에 개봉해 진검 승부를 벌였던 영화 , 2013년 김영하 작가의 소설 , 그리고 작년 2014년 장예모와 공리의 재결합 까지. 이 밖에도 셀 수 없을 정도이다. 그만큼 '기억의 소멸'은 그 자체로도 깊은 슬픔을 안겨준다. 알츠하이머병 못지 않게 루게릭병 또한 단골 손님인데, 알츠하이머병이 정신적으로 기억이 쇠퇴해 소멸되어 가는 거라면 루게릭병은 육체적으로 세포가 쇠퇴해 소멸해 가는 것이다. 20세기 공전의 베스트셀러 이 대표적이다. 이 병이 무서운 건 거의 무조건 사망에 이른 다는 점이다. '기억의 소멸'과 '육체의 소멸'. 우열을 가릴 수 없겠지만, 인간으로서 기억의 소멸이 더욱 치명적일 것.. 더보기
<퍼펙트 센스> 감각의 실종, 그리고 일찍이 접하지 못한 감동과 공포 [오래된 리뷰] 사랑에 대한 영화, 정말 많다. 사랑에 대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의 모든 걸 다루었다. 이제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을 듯하지만 여전히 사랑은 모든 콘텐츠의 핵심이다. 인간은 사랑 만으로 살 수 있는가? 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 있는가? 개인적인 생각으로 인간은 사랑 만으로 살 수 있고,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는 것 같다. 여기서 뜬금없이 질병 창궐에 대해 말해 본다. 알 수 없는 질병에 관한 영화 또한 무수히 많다. 질병 때문에 인류가 망해가고, 질병 때문에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간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싸운다. 여기에 사랑이 낄 틈은 없어 보인다. 일단 살아야 하니까. 감각의 실종, 그리고 사랑 영화 는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사랑'과 '질병'을 소재로 썼다... 더보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인간, 사랑, 변화에 대한 충분한 공감 [오래된 리뷰] 일본 영화는 잔잔한 드라마가 강한 것 같다. 그럼에도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죽지 않는다. 갈등이 심화되지 않는 잔잔한 드라마에서 어떻게 등장인물들이 묻히지 않을 수 있을까? 스토리에 과한 조미료를 치지 않고, 영상에 힘을 실으며, 절제된 각본을 통해 여운을 짙게 남기려 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일본의 모든 드라마 장르 영화가 그렇지는 않다. 그 중에는 작정하고 관객들을 울리는 일명 '최루성 영화' 들도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이런 영화가 점점 더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웃음보다 더한 힐링이 바로 울음이라는 걸 아는 제작자는 최루성 영화가 관객을 끌어들일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최루성 영화도 킬링타임용이라고 생각하는데,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울기만 하면 되기.. 더보기
<나의 그리스식 웨딩> 이 정도 킬링 타임 영화라면 괜찮다! [오래된 리뷰] 2002년에 개봉해 전세계적으로 3억 6천 만 달러의 기록적인 흥행을 올렸던 영화 . 이 영화는 단돈(?) 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이렇다 할 스타 배우도 없이, 생소한 소재로 이런 사랑을 받았기에 오래 기억에 남는다. 언제 봐도 유쾌하고 기시감이 없고 희망적이다. 영화는 '과거에 얽매이지 말자', '사랑은 국경도 초월한다' 등의 명제와 함께 한다. 그리고 민족과 문화의 차이와 그 차이를 넘어서는 사랑의 힘을 유쾌·상쾌·통쾌하게 보여준다. 자칫 무겁고 또 진부할 수 있는 주제이지만 그것을 느낄 틈을 주지 않는다. 최근에 개봉한 프랑스 영화 는 이 영화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겠다. 킬링 타임 영화는 맞지만, 확연히 달라 주인공 툴라는 30살의 노처녀(?)이다. 그녀는 미국에 이민을 와 사.. 더보기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연애만이 아닌 관계의 교과서 [지나간 책 다시읽기] 사랑은 참 힘들다. 사랑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부터, 나의 사랑이 진짜 사랑인지, 너는 나를 사랑하는 게 맞는 건지, 행복하지 않은 사랑을 계속 해야 하는 건지, 그럼에도 왜 사랑 없이는 살 수 없을 것만 같은지, 왜 웃음보다 울음이 기쁨보다 슬픔이 자주 찾아오는지... 사랑은 참 어렵다. 사랑은 이렇게 하는 거야 라고 누가 가르쳐준다고 해도, 그 이론은 단 한 사람한테 해당할 것이 분명하다.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고유한 만큼 그들이 하는 사랑도 모두 다 다르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상담을 할 수 있겠지만 완벽한 정답은 없다. 사랑은 참으로 힘들고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사랑을 위해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랑이 나를 버릴 때 나는 기꺼이 삶을 버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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