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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정의와 인간애가 승리했지만, 악과 죽음과 폭력도 승리했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 전후 세대에게 전쟁은 고통, 슬픔, 분노, 아픔 등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아마도 전쟁마저도 상품으로 팔아 먹으려는 자본주의의 첨병들 때문이다. 그들은 전쟁을 겪어 보지 못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듯, 전쟁을 게임,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의 각종 콘텐츠부터 레크레이션이나 일일 체험으로까지 발전시켰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여 실제와 거의 흡사한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전쟁을 겪어 보지 못한 이로 하여금 전쟁의 진면목을 겪게 할 수는 없다. 이는 오히려 전쟁을 이용하려는 자들에게는 잘된 바, 전장에서의 긴장감은 스릴로, 죽고 죽이는 고통은 쾌감으로, 전쟁의 시작과 끝에서 겪는 아픔과 허무함은 각각 설렘과 영웅적 자부심으로 바뀌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전쟁의 고통.. 더보기
<세븐> "죄악이 시도 때도 없이 우릴 찾고 있어, 본보기가 필요하지" [오래된 리뷰] 할리우드 감독 데이빗 핀처와 배우 브래드 피트는 각별한 사이라고 할 만하다. 데이빗 핀처의 두 번째 작품인 (1995년 작)을 함께 했고, 1999년에는 을 함께 했다. 또한 2008년에는 까지 함께 하였다. 여기서 각별한 사이라고 칭한 이유는, 편수가 아닌 작품의 질에 있다. 세 편 모두 평론가와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며 감독과 배우 모두에게 영광을 안겼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며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논쟁거리를 던졌으니,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 분명하다. 그 중에서 이들이 처음 함께 한 작품인 은 개봉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흔히들 ‘스릴러·범죄 영화의 교과서’로 불리고 있을 정도이다. 거기에 흥행까지 성공했으니, 여러 의미에서 성공작인 것이다. 데뷔작 (1992년 작)으로.. 더보기
<머드> 사랑으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나는 이야기 엄마, 아빠 몰래 집을 빠져나와 친구 넥본(제이콥 로플랜드 분)과 함께 모터보트를 타고 강을 가로질러 무인도로 향하는 엘리스(타이 쉐리던 분). 그들은 나무 위에 걸려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보트에 올라가 내부를 살핀다. 얼마 전에 와서 아지트로 낙점한 곳이었다.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어 급히 뛰어가는 그들 앞에 알 수 없는 발자국이 보인다. 엘리스가 나무 위에서 봤던 발자국이랑 같은 발자국이었다. 의심의 눈길로 그 발자국을 따라 가보니, 얼핏 부랑자 차림의 키가 크고 떡 벌어진 어깨를 가진 한 남자가 권총을 차고 담배를 문 채 낚시를 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머드’(매튜 맥커너히 분)였다. 알고 보니 나무 위의 보트는 그의 것이란다. 그들은 거래를 한다. 남자한테 먹을 걸 가져다주면 보트를 넘기겠다.. 더보기
<어바웃 타임>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리뷰] 50세의 나이로 교수 자리에서 은퇴해 소일거리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버지, 무뚝뚝하고 진지하기만 하지만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어머니, 항상 반듯한 정장 차림이지만 뜬금없고 분위기에 맞지 않는 말을 수시로 하는 삼촌, 말괄량이다 못해 너무나도 천방지축인 여동생, 그리고 키는 멀대 같이 크고 말랐으며 모태솔로에 지극히 보통인 그런데 어딘지 찌질한 면이 있는 나. 내가 21살이 되어 성년으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으려 할 때, 아버지가 따로 보자고 하신다. 그리고 친절하게 대해주시기까지 한다. 아무래도 성년이 된 나에게 덕담을 곁들인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 거겠지? 그런데 아버지의 말씀은 가히 충격적인 것이었다. 우리 가문 남자들은 성년이 되면서 특별한 능력이 생기는데, 바로 ‘시간 여행.. 더보기
일기로 읽는 히스토리: 노인 부부, 무언의 대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초코파이 광고에 나왔던 유명한 카피입니다. 남성분들에게서 자주 언급되는 이 문구는, 뭇 여성분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는 문구이기도 하지요. 어떻게 말하지 않아도 아느냐? 표현을 해야지 알지! 하지만 오랜 세월 같이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말이 필요하지 않을 때가 옵니다.(그럴거라 생각됩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요.)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의 모습을 보면 말입니다. 가타부타 말씀 없이 걸음을 옮기십니다. 다시 보면, 젊은 남성이 주장하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무조건 오랜 세월 함께 한다고 무언의 대화가 실현되는 건 아닐 것입니다. 사랑과 존경, 신뢰와 의지가 내재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럴 때 비로소 서로를 한없.. 더보기
[다음뷰] 블로그 초보의 좌충우돌 2013년 지난 날들을 기억하고 회고하고 반추하는 건, 인생에 있어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일정한 날들을 정리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과거가 뒤죽박죽이면 오히려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 어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이는 매시간, 매일, 매달, 매년마다 반복되곤 합니다. 이번에 [View 다음뷰]에서 2013년을 돌아본다는 의미에서 '회고전'을 진행한다는 것은 그래서 굉장히 뜻깊은 행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상금을 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워낙 많은 분들이 참가하시기에 불가능할거라 예상이 되기에, 순수한 의미(?)의 회고전을 열어보려 합니다. 다른 많은 분들과는 달리 저는 올해 처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했기에 조금은 다른.. 더보기
쉼없이 달려온 아버지... 전성기는 다시 시작됩니다 [내가 듣고 보고 느낀 아버지의 삶] 아버지의 아기 시절 사진을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본 적이 있다. 나도 모르게 나왔던 감탄사. "아버지도 어린 시절이 있었구나…" 조금은 이질적이고 어색했지만 일련의 감동을 선사했다. 사진 속에는 여러 명의 일가 친척들이 있었지만 유독 아기(아버지)를 안고 계셨던 젊고 고운 여성분이 눈에 띄었다. 오래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셨다. 직접 뵌 적은 없으니 아무런 감정이 없을 줄 알았는데,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사진 한 장은 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아버지는 10살 때 할머니를, 20살쯤에 할아버지를 여의셨다. 아버지 형제들은 어릴 때 할머니를 여의고 증조할머니의 손에 키워졌다. 6·25 때 할아버지의 형제들을 잃은(할아버지만 살아남으셨다) 증조할머니는 늦둥이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