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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

<결혼을 허하노니 마오쩌둥을 외워라> 역사를 접하는 새로운 방법 [서평] 역사를 알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할 것이다. 자신의 지적 호기심이나 욕구를 풀고 채우기 위해서, 역사를 들여다보며 느끼는 것들이 재밌고 신기해서, '역사는 돌고 돈다'는 명제 하에 역사를 통해 현재를 알고 다시 그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여 보다 좋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이유는 다양할지라도 여하튼 역사를 공부하는 건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역사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방법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연도, 사건과 사고, 인물 등을 중심으로 자료, 구전, 추측 등의 방법으로 연구할 것이다. 여기서 제일 객관적인 방법은 바로 '자료'로 유추하는 방법이다. 당시 상황을 명명백백하게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자료가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그 자료가 지닌 역사적 의미.. 더보기
<기업가의 방문> 자본의 논리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그곳에서 [서평] 이야기는 '상식으로부터 독립된 공간'이자, '자본의 논리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곳'에서 시작된다. 학비도 생활비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 돈을 벌기 위해 나선 것이다. 그곳은 왠만한 사람이면 뼈도 못추린다는 '어업 현장'. 중앙대학교 03학번 노영수는 제대한 지 1년째 되는 날에 부산으로 내려가 그렇게 선상 생활을 시작한다. 그때가 2008년 1월이란다. 그가 떠있던 바다는 현실이었다. 운치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이 단지 까만 어둠만이 있을 뿐이다. 그가 탄 어선은 조업 활동에는 최적화된 구조였지만 선원들의 안전이나 편의에는 전혀 맞지 않았다. 어선 몇 개월만 타면 떼돈을 벌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의 말을 들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관 한 짝만 한 공간에서 시체처럼 잠들어 몇 시간 .. 더보기
<작가란 무엇인가> 이들을 한 자리에서 접할 수 있다니! [서평]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어렸을 적 소설가를 꿈꿨다. 그 일환으로 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진학하려 했었다. 하지만 나에겐 소설가로서의 실존적 고민이 없었고 소설로 출항하려는 마음가짐이 부족했다. 나는 단지 문학을 좋아하는 문학 소년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후에 소설은 나에게 하나의 트라우마로 작용하였고, 나는 소설을 우러러보면서 평가하고 '나도 한번 써보고 싶다'라고 생각만 할 뿐 준비는 전혀 되어 있지도 그렇다고 준비를 하지도 않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대신 나는 출판사에서 편집자로서 소설을 대하고, 한편 서평을 쓰면서 소설을 대한다. 그러다 보니 소설가의 원고를 받아 들고 감히 교정·교열을 하며, 소설가들의 소설을 읽고 감히 가감 없이 평한다. 또 그들과 전화로, 이메일로, 대면으로, 소통.. 더보기
<대구> 세계사를 바꾼 보이지 않는 손, 대구? [서평] 세계의 역사와 지도를 바꾼 물고기 경제학 분야에서 유명한 말이 있다. 200여년 전, 애덤 스미스가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이루는 시장 기능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자유경쟁시장에서는 재화에 관련되어 계획하고 조정하는 사람 또는 시스템의 존재가 불필요하며, 시장 스스로가 조정을 한다고 보았다. 이는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작은 정부론의 중추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보이지 않는 손'이 경제학 분야의 시장을 설명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세계 역사를 설명하는 데에도 통용되고 있다면? 더군다나 그것이 버젓이 실체를 띠고 있다면? 그럼에도 '보이지 않는 손'이라 칭하는 이유는, 이것이 실체를 띠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실체를 알아차린 몇몇 사람들이 역사를.. 더보기
스티븐 스필버그가 칭송했던 이 사람, 그의 자서전 [서평] 어느 하나에 깊게 몰입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일본. 일본은 이런 오타쿠적인 능력을 앞세워, 전 세계적으로 질 좋기로 소문난 '일제' 상품들을 많이 배출했다. 그 부분은 자동차, IT, 애니메이션, 소설 등 참으로 다양했다. 그런데 유독 영화는 다른 부분들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전국시대나 에도시대, 그리고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주로 시대극이 주를 이루어서 대중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인 것도 같다. 하지만 이는 많은 시대극 애니메이션들이 (전 세계적으로도)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것과는 너무나 상충되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그 이유를 일본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영화의 신'이라 칭송받는 구로사와 아키라(이하 '아키라') .. 더보기
이들이라면, 과연 대통령을 파헤칠 만하다 [서평]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예전 군사정권 시절에는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하기만 해도 끌려가 맞았다고 한다. 물론 좋지 않은 말을 했을 경우겠지만, 가히 제왕적 통치라 아니할 수 없다. 그리고 어딜 가나, 태극기와 나란히 걸려 있는 대통령의 '용안(龍顔)' 사진을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초국가적 권위를 자랑했다. 그런데 지금은 대통령을 무 씹듯 씹어 대는 시대이다. 특히나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때는 극에 달했던 것 같다. 이는 그만큼 한국이 민주화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겠다. 새삼 말하기도 뭐하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은 그 시작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된다. 익히 알려진 바,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한 발췌개헌과 초대 대통령 중임 제한을 철폐한 사사오입 개헌으로 3선 12년 동안 .. 더보기
<그리메 그린다> 그림 그리려다 그림자만 그렸네 아아, 참 우뚝하고도 높도다. 촉으로 통하는 길의 험난함은 푸른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도 어렵도다…그대에게 묻노니서쪽 촉 땅에 갔다가 언제 돌아오는가?…험난함이 이와 같거늘…몸을 기울이고 서쪽을 바라보며 긴 한숨만 짓게 되네. 248페이지에 있는 당나라 이백의 이다. 이 시에서는 서촉으로 가는 길을 인생길과 비유하고 있는데, 조선화가의 신산한 삶과 닿아있다. 그 길은 계속 이어져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네 삶까지 이어진다. 제목이 이다. 그리메라 하면 무엇인가. 옛말로 그림자이다. 그림자는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실체가 없는 검은 분신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제목에 두가지 의미가 잡힌다. 하나는 '그리메'로 대변되는 삶의 껍데기, 다른 하나는 '그림'으로 대변되는 삶의 .. 더보기
<퇴적 공간> 노인을 무능하다 여기는 순간, 사회는 무너진다 [서평] 사회적 기준의 '노인' 들이 모이는 얼마 전 종로 3가에 있는 기타를 사기 위해 '낙원 상가'에 갔었다. 정말 오랜만에 방문하는 것인지라, 왠지 모를 '후레쉬'한 느낌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 신선한 느낌은 곳곳에서 상처를 입고 결국 사라지고 말았다. 오랜만에 오게 되어서 느끼는 한 개인으로서의 얄팍한 시각적·시간적 관념은, 인류적 시간 관념 하의 '노(老)'의 향연에 의해 무참히 깨지고 만 것이다. 그곳에서 젊은이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노인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계셨다. 오늘날 노인이라고 하면, 통상적으로 65세 이상의 어르신을 말한다. 이는 단지 나이의 기준으로만 선정되지는 않는다. 사회적 기준, 즉 가정이라는 집단에서의 추방과 사회적 변화에 따른 추방이 대체적으로 65세 즈..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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