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실

택시기사 맥스와 청부살인업자 빈센트의 황량하고 건조한 동행 <콜래트럴> [오래된 리뷰] 마이클 만 감독, 연배는 위대한 감독들인 마틴 스콜세지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와 비슷하지만 영화에는 훨씬 늦게 뛰어들었다. 40대를 바라보는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그의 연출 필모는, TV 시리즈 제작을 거쳐 90년대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시작될 수 있었다.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가 90년대 만들어졌고, 2000년대 들어서도 주기적으로 작품을 내놓았다. 사이사이 연출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에도 손을 댔고 최초에 연기자로 시작한 필모답게 가끔은 출연도 하였다. 70대인 2010년대에도 여전히 TV와 영화 모두에서 연출과 제작을 진행하고 있는 그, 정력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영화 연출에 있어 사실상 그의 전성기는 15년 전에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04.. 더보기
환상적이고 완벽한 외연미와 현실적인 내연의 조화 <쉘부르의 우산> [모모 큐레이터'S PICK] 프랑스 현지 개봉 55년 만에 이 한국에 두 번째로 재개봉했다. 프랑스에서는 1964년, 한국에서는 1965년과 1992년 개봉했던 이 영화는, 누벨바그 대표 감독 중 하나인 자크 데미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그는 또 다른 누벨바그 대표 감독으로 유명한 아녜스 바르다와 부부로도 유명하다. 자크 데미는 1990년 세상을 등졌고, 아녜스 바르다는 불과 반 년 전 세상을 등졌다. 영화는 제3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외국어 영화상, 제3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각본상, 주제가상, 음악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진 못했다. 프랑스 뮤지컬 영화의 대표작으로서 노미네이트에 그친 게 의아하지만,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을 대표한 영화들이 그 유명한 과 인 걸 확인하면 수긍이 간다. 하지만, 은 제.. 더보기
'계획' '계단' '계시' 세 키워드로 들여다보는 <기생충> [모모 큐레이터'S PICK] 이제 막 50대에 접어든 젊은 감독, 장편 연출 필모가 채 10편이 되지 않는 그는 봉준호다.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고 했던가, 본인은 부끄러워 하지만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에 내놓은 부터 달랐다. 이후 3~4년을 주기로 내놓은 작품들, 이를 테면 까지 하나같이 평단과 대중 모두의 입맛을 충족시켰다. 어느 하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봉준호 하면 박찬욱, 김지운과 더불어 2000년대 한국영화 감독 트로이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하지만 박찬욱처럼 전 세계 영화제와 씨네필이 사랑한다고 하기엔 좀 애매하고 김지운의 미장셴처럼 그만의 독창적인 영화 스타일을 구축했다고 하기에도 좀 애매하다. 대신 그는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완벽함을 자랑한다.. 더보기
환상과 현실을 오가며 펼쳐지는 독재와 불복종의 잔혹한 이야기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모모 큐레이터'S PICK] 기예르모 델 토로의 최고작 (이상 '판의 미로')가 13년 만에 재개봉했다. 2006년 국내 개봉 당시, '기이한 판타지'라는 단어를 앞세워 어른들 아닌 아이들을 공략하는 오판 마케팅으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었다. 영화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가 21세기 최고의 판타지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는 걸 알겠지만 그러하기에 황당하고 안타까웠던 것이다. 잘 모르고 봤던 이들은, 이 영화가 주는 여러 가지 의미의 잔혹성에 혀를 내두르고 고개를 돌리고 손사래를 치고 말았다. 재개봉하면서 '잔혹'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13년 전 그때 그 배급사는 잔혹함을 내세우면 관객들이 애초에 관심을 두지 않을 거라 판단했던 게 아니었을까. 지금은, 가 갖는 급이 다른 영향력과 작품성과 연출.. 더보기
재패니메이션의 거장 '호소다 마모루'의 평작 <미래의 미라이> [리뷰]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미야자키 하야오'의 뒤를 이을 감독으로 평가받으며 2006년 로 가히 센세이셔널하게 등장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 이후 거의 예외없이 3년 만에 한 편씩 내놓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확고히 구축했다. 호소다 마모루 월드라고 해도 충분하다. 까지 이토록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을 내놓는 것도 쉽지 않을 터, 그의 작품을 기다리는 사람도 많을 테고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믿고 볼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 있겠다. 누가 뭐래도 재패니메이션의 거장이다. 그동안의 기록을 깨고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작 는 부터 시작된 '아이' 시리즈의 연장선상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호소다 마모루'라는 이름에 비해서는 평범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말할 수 있겠다. 현실과 판타지의 조화롭고 .. 더보기
판타지로 말하는 현실 커플의 진짜 모습, 영화 <루비 스팍스> [리뷰] 영화 10년 전에 전설의 베스트셀러를 내놓고 다음 책을 내놓지 못한 채 슬럼프에 빠진 천재 작가 캘빈 웨어필드(폴 다노), 여자는커녕 사람 자체를 만나지 않고 지낸다. 그저 친형과 자주 만나고 정신과 의사를 자주 찾아가며 아빠와 사별한 후 재혼한 엄마를 아주 가끔 볼 뿐이다. 10년 전에 내놓은 베스트셀러로 가끔 독자와 출판 관계자를 만난다. 그가 요즘 어느 여자에 대한 꿈을 자주 꾼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그야말로 꿈에나 그릴 그런 이상형의 여자 말이다. 그녀의 이름은 루비 스팍스(조 카잔 분). 캘빈은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녀에 대해 하나하나 창조하며, 그녀와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밤낮 없이 쓰기 시작한다. 와중에 집안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최근에 여자를 들인 기.. 더보기
이 시대, 우리 청춘들의 이야기 <초행> [리뷰] 결혼한 지 만 2년에 다가간다. 적어도 나에게는 꿈꾸던 결혼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아, 당연하게 생각되어지기 시작한 이 생활에서 때때로 신기함을 느낀다. 여기서 절대적으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남자'라는 것, 내가 아닌 남자가 꿈꾸던 결혼생활에 가깝다는 건 여자에겐 정반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린 연애 7년 차에 결혼에 다다랐다. 나는 결혼이라는 걸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항상 옆에 있고 싶었다. 무엇을 하든 함께 하고 싶었다. 부부인 건 물론, 친구이자 동반자이자 또 하나의 나였다. 그러나 쉽지 않은 게 있다. 모든 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게 말이다. 영화 은 연애 7년 차에 접어든 30대 커플의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선 자연스러운 일일까, 이 정도 시간 동안 .. 더보기
세상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 그리고 제대한 나 <아기와 나> [리뷰] 군대 전역을 앞두고 말년 휴가를 나온 도일, 엄마와 아내가 될 순영과 이제 갓 세상에 나온 아기 예준이 있는 집으로 향한다. 고아 출신인 순영이 엄마와 모녀지간처럼 지내는 건 좋은데, 합세해서 날라오는 잔소리는 듣기 힘들다. 도일은 결혼도 해야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하는 가장인 것이다. 엄마와 순영이 일을 나간 사이 예준이가 아파 병원에 갔다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예준이의 혈액형이 자신과 순영 사이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일은 이 사실을 순영에게 차마 얘기하지 못하지만, 운은 뗀다. 다음날 갑자기 순영이 사라졌다. 전화도 안 되는 건 물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까지 모른댄다. 아는 사람들한테 부탁을 해 예준이를 하루이틀씩 맡기고 도일은 순영을 찾아 삼만리를 감행..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