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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욕망이라는 이름의 엄마를 둔 청춘의 잔혹사 <혜옥이> [신작 영화 리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라엘은 신림동 고시촌의 더럽기 이를 데 없는 가파른 언덕의 방 하나를 얻어 행정고시 준비를 시작한다. IMF 때 남편과 이혼한 후 딸 하나만을 바라보고 힘들게 살아온 엄마의 바람이 절대적으로 반영된 것이었다. 엄마는 딸에게 “넌 최고니까, 일류니까, 다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하며 힘을 북돋아 준다. 라엘은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한 듯 첫 번째 시험에선 1차에서 떨어지고 만다. 엄마는 딸에게 변함없이 똑같은 응원의 말을 전한다. 라엘은 힘을 얻어 두 번째, 세 번째 시험을 이어간다. 1차 정도는 합격할 만한 실력과 요령을 갖췄다. 엄마는 여전하다. 라엘은 서서히 지쳐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라엘에게 ‘혜옥’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준다. 지.. 더보기
원 테이크로 그려낸 무너진 세상 속 살아남기 <몸값> [티빙 오리지널 리뷰] 지난 2020년 꽤 화제를 뿌렸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로 장편영화 연출 데뷔를 한 이충현 감독, 그의 이름을 알린 작품은 의외로 단편인데 같은 해 왓차 익스클루시브로 소개된 2015년 작품 이다. 이 작품은 원 테이크 방식이 인상적인 가운데 맛깔 나는 연기와 대사 그리고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뒷통치 제대로 치는 반전이 일품이다. 당연하게도 많은 영화제에 초청되어 많을 상을 수상했다. 단편이 장편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꽤 있는 만큼 도 장편영화로 보면 훨씬 재밌겠다 싶은 찰나,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런데 고개가 갸우뚱 하는 부분이 있었으니, 이충현 감독은 제작에 참여하지 않거니와 이 바탕이 되긴 하되 완전히 다른 세계관에 편입되어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선보.. 더보기
주인공의 행동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유 <썬다운> [신작 영화 리뷰] 멕시코 아카풀코 해변의 초호화 리조트, 닐은 여동생 앨리스 그리고 그녀의 아들 딸과 함께 한가로이 휴가다운 휴가를 보내고 있다. 일면 무료해 보이기까지 할 정도다. 앨리스가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하고 일을 하면 자식들이 극구 말리며 쉴 것을 종용하기도 한다. 그러던 차,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닐과 앨리스의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곧바로 짐을 싸서 귀국하려는 일행, 하지만 닐은 여권을 두고 왔다며 셋은 보내고 홀로 어느 허름한 호텔로 향한다. 그러곤 기다렸다는 듯 해변에 가서 무료해 보이기까지 하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매일같이 앨리스가 전화로 빨리 귀국하라고 하지만 닐은 대충 둘러 댈 뿐 돌아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말은 잘 안 통하지만 몸은 잘 통하는 여자친구도 만.. 더보기
딸들을 버린 엄마에 대하여 <로스트 도터> [신작 영화 리뷰] 그리스의 멋진 섬으로 홀로 휴가를 온 레다, 그녀는 40세 정도로 보이는 48세 비교문학 교수로 매일같이 해변에서 한적한 시간을 보낸다. 가만히 있어도 원하는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하는 이들이 있으니 한없이 편하다. 그러던 차 한 무리의 가족이 해변으로 몰려왔다. 족히 십수 명은 되어 보이는 대가족이었다. 거기에 십수 명의 일원이 더 오더니 초거대가족을 이뤘다. 그들 중 어린 여자아이와 하루종일 찰싹 달라붙어 다니는 젊은 엄마가 레다의 눈에 띄었다. 레다는 옛 생각이 나며 갑자기 몸에 이상이 생긴 듯했다. 딸과 관련해서 그녀에게 뭔가 사연이 있는 걸까. 한가로운 낮에 해변에서 젊은 엄마 니나가 딸 엘레나를 잃어 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다행히 레다가 엘레나를 무사히 찾아 주지만 .. 더보기
성공이라는 이름의 욕망, 괴물의 또 다른 이름 <나이트메어 앨리> [신작 영화 리뷰] 영화를 논함에 있어 감독을 언급하고 지나가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가장 적절한 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의 영화에는 그만의 고유 마크 또는 인장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1993년에 장편 연출 데뷔 후 30여 년 가까이 활동하며 거의 모든 작품(만 각본 제외)에 연출·각본을 도맡았고 원안과 제작까지 도맡을 때도 있다. 그의 영화는 오롯이 그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하겠다. 기예르모 감독의 스타일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다. 자못 혐오스럽기까지 한 크리처들을 판타스틱한 아름다움의 미장센 배경에 올려 두고는, 암울한 시대상과 기민하게 엮어 냈다. 그가 창조한 세상에 조심스럽게 ..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의 씁쓸한 끝 <미샤와 늑대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80년대 후반, 미국 보스턴의 작은 마을 밀리스에 새로운 이웃이 온다. 벨기에에서 온 모리스와 미샤라는 중년 부부, 미샤는 동물을 아주 잘 다뤘는데 어느 날엔가 동네 친구와 차를 마시다가 어린 시절 얘기를 건넨다. 전쟁 나고 살아온 얘기였는데, 가히 충격적이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올 것 같은 얘기이기도 했다. 이후 회당에 가서 자세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학교를 끝내고 집에 와서 부모님을 기다렸지만, 부모님은 오지 않았고 대신 어느 여자를 따라 나서 모르는 사람의 집에서 살게 되었다. '미샤 디폰세카'인 그녀에게 '모니크 드월'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부여되었다. 하지만, 그 집에서 짐 덩어리 취급을 받던 그녀는 7살 때 집을 나서 강제추방 당한 부모님을 찾아 수년 동안 .. 더보기
탐욕으로 파멸한, 죽여서라도 갖고 싶었던 구찌 <하우스 오브 구찌> [신작 영화 리뷰] 리들리 스콧, 영국 출신의 명실공히 영화계 역사에 뚜렷이 남을 세계적인 대감독이다. 1977년 첫 장편 연출 데뷔 후 등 40여 년 동안 시대를 대표할 만한 영화들을 꾸준히 내놓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마틴 스콜세지,스티븐 스필버그 등과 더불어 2020년대에도 활발히 활동하는 노장 감독이다. 하지만 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크게 날아오르고 으로 더 큰 흥행을 차지한 걸 제외하면, 흥행과 수상 면에서 생각보다 큰 업적을 내놓진 못했다. 종종 그의 네임벨류에 걸맞지 않은 범작과 졸작을 내놓기도 하거니와 그의 작품들이 대체로 2시간을 훌쩍 넘는 긴 러닝타임을 지니고 있다는 단점도 무시할 수 없다. 2021년 하반기에 연달아 찾아온 두 작품도 마찬가지다. 152분, 가 158분이었다. 앞엣.. 더보기
황폐화된 나와 욕망과 세상에 맞대면할 용기가 있는가? <스위트홈>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20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 수상작 중 하나인 네이버 웹툰 , 2017년 10월에 시작해 2020년 7월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연재 기간 내내 꾸준히 금요 웹툰의 절대 강자 중 하나로 군림했는데, 스릴러 웹툰의 원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칸비 작가의 작품인 만큼 이상할 것도 없었다. 그의 작품들은 다분히 저연령층 대상이지만 사람의 심리를 파고들어 들춰 내는 데 탁월하다. 은 그 인기를 실감하듯, 크리처 기반 스릴러물임에도 영화 아닌 드라마로 재생산되기에 이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공개된 드라마 , 신예 송강을 비롯해 이진욱과 이시영 등의 캐스팅보다 더 눈이 가는 사람이 있었으니 연출을 맡은 이응복 PD다. 그의 연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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