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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그대 그리고 나

6년차 커플의 '100일 처럼 사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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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25년여 만에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본 적이 있어요. 그때가 일요일 저녁에서 밤 사이였는데, 생각도 정리할 겸 산책도 하자는 취지였죠. 그런데 생각이 정리되기는 커녕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이 동네에서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 내가 알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던 거죠. 


'우리 동네가 이런 곳이었구나. 이런 분위기였구나. 예쁘다.' 


한 달 정도 후에 한번 더 다녀왔어요. 더 오래 걸려 더 많은 곳을 다녀 봤는데요. 왠지 시들하더라구요. 벌써 지루해진 걸까요? 처음만큼 재미있지가 않았어요. 여자친구한테 말했더니 한번 더 가보라는 거예요. 큰 기대없이 한번 더 다녀왔죠. 같은 장소인데 또 다르더라구요. 제가 변한 건지, 동네가 변한 건지~


저희 관계가 딱 이래요. 2010년부터 지금까지 햇수로 6년차에 접어 들었는데, 우린 우리가 100일된 커플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요. 재밌다가, 지루했다가, 다시 재밌다가, 그런 변화가 계속 되다가, 또 정체되었다가. 이 사이클을 크게 보면 그 자체가 끊임없는 변화예요. 지루할 때는 잠시뿐, 사실 지루할 틈이 없는 거죠. 재밌고 즐거워요.


어느새부터인가 우리 동네처럼 당연한듯 정감 있으면서도 새롭게 알게 되는 즐거움을 느낄 때가 많아요. 그럴 땐 알게 된 그 사실을 공유해요. 그럴 때면 '그것도 모르고 있었냐'며 툴툴거리다가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두고 재미있어 하죠. 그러고는 잊어버릴 때도 있어요~ 계속 새롭게 보고 싶어서 일부러 잃어 버린다고 하면 믿지 않겠죠?


시간이 지나면 둘 중 한 명의 환경이 반드시 변하기 마련인데, 그럴 때면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고 좋아해요. 그 주기가 1~2년 정도인데,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취업을 하고 회사를 옮기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결혼을 결심하고 결혼을 준비하고... 그야말로 쉴 틈이 없어요`` 무엇보다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서로를 당연시하고 지루해할 틈이 없다는 거.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환경을 변화시키고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고 스스로를 변화시킬 거예요. 단, 서로에 대한 사랑만은 '언제나 100일 처럼' 변함없이 하고 싶어요.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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