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책 다시읽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타잔> 친숙함으로 포장되는 흉악함의 정당화 [서평]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미국에서는 콜럼버스가 와틀링섬에 도착한 1492년 10월 12일을 기념해 이 날을 '콜럼버스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그는 죽을 때까지 그가 발견한 신대륙인 '아메리카'를 인도의 일부로 믿었는데, 후에 이탈리아의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그곳이 인도가 아니라 새로운 땅임을 밝혀내었다.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따서 이 신대륙을 '아메리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는 순전히 신대륙을 발견한 유럽인들의 시선일 것이다. 이에 따른 비판 또한 거세다. 2002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콜럼버스의 날'을 '원주민 저항의 날'로 바꾸는 대통령령을 공표하며,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후에 이어진 유럽 강국들의 침략으로 원주민 수백만명을 학살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원숭이 .. 더보기 <서푼짜리 오페라>서글픈 한 마디... "돈이 세상을 지배하니까요" [지나간 책 다시읽기]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1988년에 일어났던 일명 '지강헌 사건'은 올림픽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았을 때 일어나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샀다. 사건의 대략은 이렇다. 당시 전두환의 동생인 전경환은 수십억 원의 사기와 횡령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나 2년 정도 실형을 살다가 풀려났다. 반면 지강헌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죄질의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10~20년의 형량을 받았다. 이에 지강헌을 비롯한 12명의 미결수는 집단으로 탈주해 인질극을 벌이다가 자살하거나 경찰에게 사살당했다. 12명의 미결수 중 마지막 인질범이었던 지강헌은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들으면서 깨진 유리로 자기 목을 그었다. 그리고 곧바로 경찰의 총에 맞고 죽었다. "돈 없고 권력 없이는 못 사는 .. 더보기 <로드> 명백한 죽음의 길을 가며 기어코 살아가는 이유 [지나간 책 다시읽기] 코맥 매카시의 소설 세계 문학계의 주류인 미국 문학과 유럽 문학. 당초 두 문학은 그 뿌리가 같다. 하지만 필자가 읽었던 소설들에게서 느꼈던 바는 사뭇 다르다. 한 마디로 정의를 내릴 수는 없겠지만, 미국 문학은 간결한 가운데 유머가 있고 유럽 문학은 끈덕진 가운데 클래식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미국 문학은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조금은 밝은 분위기가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유럽 문학은 묵직한 주제 위에서 조금은 어두운 분위기가 함께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묵직한 주제 위에서 지극히 어두운 분위기가 감도는 미국 문학은 어떤 느낌일까? 거기에 미국 문학의 특징인 간결한 문체가 함께 한다면?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더보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자기 몫을 뺏기고도 분노 없던 이들이 만든 세상 [지나간 책 다시읽기] 이문열의 영화배우 홍경인은 20대가 되기 전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인물 두 사람을 훌륭히 연기한 바 있다. 1992년 의 '엄석대', 1995년 의 '전태일'이다. 앞의 인물은 가상의 인물이고, 뒤의 인물은 실존 인물이다. 이 두 영화는 당시 논란의 중심에 있으면서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그리고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유효하다. 이 중 '엄석대'라는 인물은 작가 이문열이 만든 캐릭터이다. 소설 의 주인공으로, 한국 현대사의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소설에는 엄석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있다. 모두가 확실한 캐릭터로, 그들이 갖는 상징성은 확고하다. 그리고 이들의 모습을 통해 작가 이문열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알 .. 더보기 이토록 드라마틱한 역사 이야기가 또 있을까? [지나간 책 다시읽기] 슈테판 츠바이크의 가 팟캐스트 계를 이끌어 가다가 막을 내리고, 그 뒤를 이어 팟캐스트계 부흥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는 팟캐스트가 있다. 이박사, 이작가가 진행하는 시사대담 팟캐스트로, 주로 현대사 이야기를 한다. 이 중에 이작가는 책도 내고 방송도 하는 등 활발히 활동 중에 있다. 얼마 전에 개국한 '팩트 TV'에서 이작가가 프로그램 하나를 진행하게 되었다. 한국 현대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역사적 사건의 전후 상황과 관련 인물을 입체적인 분석해 역사가 주는 교훈과 팩트를 전달한다는 취지이다. '10·26 사건, 김재규의 운명적 유턴', '"탁하고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정주영의 소떼 방북' 등의 굵직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한국 현대사의 운명을 바꾼 .. 더보기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볼 것인가? <프레임> [지나간 책 다시읽기]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이런 경험들 한 번씩 있었을 것이다. 직접 경험해보진 않더라도 주위에서 흔히 보거나 들을 수 있다. 똑같이 햇볕이 쨍쨍한 날이었다. 어떤 날에는 기분이 좋은 일이 있어서 쨍쨍한 햇볕이 반갑게 느껴진다. 반면 어떤 날에는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 있어서 쨍쨍한 햇볕이 따갑게만 느껴진다. 세상은 변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프레임이 변한 것이리라. 버스를 탔는데 전부 앉아 있었고 내가 서 있게 된 첫 사람인 것이다. 이럴 때는 정말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반면 뒤에 타게 되어 서있게 되는 사람들은 별다른 감응이 없다. 이건 금메달을 따지 못해 실망한 은메달리스트보다 4위를 면하고 메달리스트가 된 동메달리스트가 더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와 비슷한 맥락에서.. 더보기 서평으로 먹고사는 이 사람의 독서법은? [지나간 책 다시읽기] 금정연의 책동네에서 서평족(서평가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함으로)으로 지낸 지도 10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쉬지 않고 기사를 써왔고, 영화 리뷰를 비롯해서 기사의 수가 어느새 140개가 넘었다. 얼마 되지 않는 원고료이지만 어쨌든 돈이 생긴다는 욕심과 내 이름 석자 조금이나마 알려보자는 허영심에서 그토록 줄기차게 써왔던 것 같다. 언젠가부터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이 있다. 서평을 계속 써서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게 뭐냐? 답은 글로 먹고살기. 그럼 서평 쓰려고 책을 읽는 것이냐? 답은, '어느 정도 그렇다'. 나는 책을 읽는 것보다 책 자체를 좋아했으니까 딱히 부정할 생각은 없다. 서점 MD 같은 역할을 하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좋은 책이 있으니 우리 같이 읽어 보자라는 생각.. 더보기 나약한 인간이 세상과 싸우는 법은 자기혐오? [지나간 책 다시읽기] 다자이 오사무의 대학교 1학년 시절은 그리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쉽사리 적응할 수가 없었다. 온갖 열등감에 시달렸던 것 같다. 내성적인 성격과 변하지 않는 외모, 너무나 말랐던 몸 등. 결정적이었던 건, '나는 얘들과 달라. 이곳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야'라는 의식이었다(고백하건대, 모의고사 점수보다 수능점수가 상당히 많이 떨어져 원하지 않은 대학교를 갔다. 당시에는 많이 후회를 했고 오랜 시간 콤플렉스로 남아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이겨냈다). 절대적 열등감과 상대적 우월감이 아주 교묘하게 자리 잡아 나를 괴롭혔었다. 그렇다고 인간을 멀리하거나 왕따가 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모임에 꼬박꼬박 참석하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친구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 더보기 이전 1 ··· 9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