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나간 책 다시읽기

<경성천도> 일본의 수도가 서울에 들어선다면? [서평] 어느 군국주의자의 외침 제 작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중 이라고 있었다. 이 드라마의 주요 등장인물로 '키쇼카이 집단'(실제로 존재하는 이 집단은, 극 중에서 메이지 유신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무라이 무사들을 발빠르게 규합해 만든 극우단체로 설정되어 있다.)이 등장하는데, 이 집단은 드라마의 중반에서 '경성천도'를 주장한다. 잠시 그 대사를 옮겨본다. "(조선의) 경성으로 수도로 옮겨 섬나라 일본이 제국의 일본으로 거듭나야 한다." 극 중 키쇼카이 회장의 딸이 한 말이다. 이 말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비록 당시가 일제 시대였다고 하지만 일본 본토에 있는 수도인 도쿄를 조선 반도의 경성(서울)으로 옮기려는 음모였다. 이 음모가 실현되었다면 지금의 소설 (복거일 지음, 문학과 지성사, 1.. 더보기
정의와 인간애가 승리했지만, 악과 죽음과 폭력도 승리했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 전후 세대에게 전쟁은 고통, 슬픔, 분노, 아픔 등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아마도 전쟁마저도 상품으로 팔아 먹으려는 자본주의의 첨병들 때문이다. 그들은 전쟁을 겪어 보지 못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듯, 전쟁을 게임,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의 각종 콘텐츠부터 레크레이션이나 일일 체험으로까지 발전시켰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여 실제와 거의 흡사한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전쟁을 겪어 보지 못한 이로 하여금 전쟁의 진면목을 겪게 할 수는 없다. 이는 오히려 전쟁을 이용하려는 자들에게는 잘된 바, 전장에서의 긴장감은 스릴로, 죽고 죽이는 고통은 쾌감으로, 전쟁의 시작과 끝에서 겪는 아픔과 허무함은 각각 설렘과 영웅적 자부심으로 바뀌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전쟁의 고통.. 더보기
<남왜공정> 일본과의 전쟁은 현재진행형, 2045년에 재침한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 한반도가 속한 동아시아의 지형도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공존만큼이나 대립이 상존하였고, 한국·중국·일본·미국까지 물리적·경제적·문화적 모순의 실타래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중 일본과는 특히 기나긴 악연의 끈이 이어지고 있지 않은가? 사실 한국과 중국 못지 않게 한국과 일본의 관계 또한 오래되었다. 160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일본에 의한 한반도의 침략으로 점철되었다고 한다. 책 (다빈치북스)은 그에 대한 역사적·현재적 사실과 의미들이 속속들이 파헤쳐져 있다. 각오가 되셨는가? 학습된 증오나 막연한 동경 내지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태도와 자세에서 탈피해 가감없이 현실을 직시할 각오가? 한국와 일본, 그리고 왜구 '왜구'라는 단어를 많이.. 더보기
<인형의 집> 여성의 날, 이 책 꼭 읽어보세요 [지나간 책 다시읽기] 헨리크 입센의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106년 전인 1908년 3월 8일, 1만 5000여 명의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러트거스 광장에 모여 10시간 노동제와 작업환경 개선·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1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2차 여성운동가대회에서 독일의 노동운동 지도자 클라라 제트킨의 제창에 따라 결의됐다. 이후 꾸준히 여성들의 국제 연대 운동이 활발해졌고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여성 20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남성을 앞질렀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2013년에 비로소 우리나라에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나왔지만, 세계로 넓혀보면 이미 오래 전에 국가 최고 수반에 여성이 자리매김했다(19.. 더보기
<더 씨드> 문익점의 목화씨가 도요타 자동차가 됐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 2006년 대량 리콜사건 은폐 사건이 발각되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2011년에는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에 따른 생산 차질로 한때 세계 3위로 추락했던 '도요타 자동차'가 세계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1위를 지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일본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그룹이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 1위를 지켰다. 도요타그룹은 23일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998만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존 최대 기록이던 2012년의 974만대보다 2%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브랜드별 판매량은 도요타와 렉서스를 합쳐 894만대, 경차와 소형차 브랜드인 다이하츠가 87만대, 트럭 브랜드인 시노자동차가 16만2천대였다. 이에 따라 도요타그룹.. 더보기
<인생>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 위화의 우리나라와 중국의 근현대사 사이에는 은근히 공명하는 부분들이 많다. 특히나 일반 민초들이 겪어온 삶은 그 사건의 내막이나 미세한 부분이 다를 뿐, 느꼈던 바는 거의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외세의 침략과 내부의 압력, 시달림과 저항과 부역과 버티기, 배고픔과 슬픔과 분노와 포기, 계속되는 정국과 정책의 변화에 의한 혼란 등을 공통분모로 두고 살아왔다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를 보고, 우리의 모습에서 그들을 볼 수 있다. 일반 민초들의 삶은 그래서 인류적 보편성을 띠고 있나 보다. '운명의 소용돌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동아시아 근현대사를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말일 것이다.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이라기 보다는, 생사나 존망에 관한 처지라고 해석하.. 더보기
<연애 소설 읽는 노인> 피할 수 없는 피해자들끼리의 싸움 [지나간 책 다시읽기] 세계 문학을 논하게 되면, 주로 미국과 유럽을 언급하게 된다. 물론 수많은 좋은 작품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들이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그것을 이용해 세계의 문화를 흡수하고 분석해온 바,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작품들을 많이 써올 수 있었을 거라 생각된다. 어찌 되었든, 문학 또한 그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그런 논리를 탁월한 문학성과 특유의 지역성으로 타파한 나라가 있다. 바로 남미이다. 나라라고 표현한 이유는, 문학에 있어 거의 공통된 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는 문학을 넘어 문화 전반에 걸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환상적이고 기괴하기까지 한 배경과 분위기에, 남미의 지역적 특성과 역사를 반영하였다... 더보기
<인체재활용> 죽음, 꼭 지루해 할 필요는 없지 않아? [지나간 책 다시읽기] 한국축산물처리협회에 따르면 전국에는 77개의 도축장이 있다고 한다. 도축장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가? 도축이다. 고기를 얻기 위하여 가축을 잡아 죽이는 일.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30개 이상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식탁에 맛있는 고기가 올라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축을 살상하는데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도축은 단순 처리 과정일 뿐이다. 인간에겐 소중한 양식일 뿐이고. 가축은 참으로 유용하다. 반면 인간의 죽음은 어떤가. 수 많은 조문객들이 모여 그 또는 그녀의 죽음을 애도한다. 생전 참으로 '유용'했던 한 인간을 추모함인가? 인간의 죽음도 단순 처리 과정인가? 답은 그럴 수 없다이다. 하다못해 사형을 당한 인간도 '인간답게' 보내준다. 하물며 정상적인 인간의 죽..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