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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전통음악을 수호하는 제자의 고행에 대하여 <수업시대>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인도의 전통음악이자 고전음악 '라가', 수천 년 이상 이어져 내려온 전통을 지키고 이어가고자 나이 먹은 스승은 훈련에 매진하며 어디든 달려가 노래를 부르고 또 젊은 제자들을 가르친다. 스물네 살 먹은 샤라드도 그중 하나로, 가족을 뒤로 하고 연애도 뒤로 하며 경제 활동까지 뒤로 한 채 라가 연구와 훈련에 매진한다. 엄격하고 실력 출중한 스승에게 철저하게 가르침을 받으며 나날이 향상된 모습을 보이지만, 샤라드는 스스로를 믿을 수 없고 또 자괴감에 빠진다. 다른 제자들은 다 잘하고 자신만 뒤처지는 것 같은 한편, 라가를 계속 하며 살아가는 게 맞나 싶은 근원적 고민에 휩싸인다. 아무도 전통음악을 알려 하지 않고 무명가수를 거들떠 보지도 않기 때문이다. 점차 삶은 고독해지고 가난에서.. 더보기
잭 스나이더의 하이스트 무비 좀비물을 보는 법 <아미 오브 더 데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얼마 전 4시간 분량의 슈퍼히어로 대서사시 로 존재감이 희미해지던 DC 확장 유니버스에 기적과도 같은 활력을 불어넣으며 전 세계 슈퍼히어로 팬뿐만 아니라 영화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화를 불러 일으켰던 장본인, 잭 스나이더. 이 작품 전까지,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대표하는 영화는 초창기 작품들이었다. 장편 연출 데뷔작 와 두 번째 연출작 . 특히 는 대니 보일 감독의 와 더불어 21세기 초 제2의 좀비물 붐을 주도한 작품으로 영원히 남을 만한데, 공통적으로 좀비가 스피디하게 뛰어다니며 자연스레 긴장감 어린 공포가 빠르게 퍼지며 액션이 가미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인간군상의 단면까지 치밀하게 담아내니, 정녕 획기적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장르였던 것이다. 잭 스나이더는 꽤 오랜 시간이.. 더보기
슈퍼히어로물로 들여다보는 원칙과 신념의 논쟁 <주피터스 레거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메이저 코믹북 출판사를 사들인 건 많지 않다. 대표적으로 워너브라더스가 DC를 인수했고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했다. 결과는 대성공, DC와 마블을 코믹북 출판사로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고 슈퍼히어로 영화 세계관의 일환으로 알고 있다. 2017년, 넷플릭스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믹북 출판사 밀러월드를 사들인 것이다. 밀러월드는 등의 원작자로 유명한 마크 밀러가 만들었다. 넷플릭스는 본래 DC와 마블 콘텐츠들을 공급하고 있었는데 머지 않아 더 이상 공급하지 못할 걸 예상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나 다를까, 워너브라더스는 HBO MAX를 만들어 DC 콘텐츠를 가져갔고 디즈니는 디즈니 플러스를 만들어 마블 콘텐츠를 가져갔다. 매우 늦었지만, 막강한 자금력과 .. 더보기
소외된 이가 소외된 이를 들여다보는 역설의 위로 <무브 투 헤븐>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소방관 출신의 한정우는 아들 한그루와 함께 '무브 투 헤븐'이라는 업체를 운영하며 유품정리사로 일한다. 한정우는 몸이 좋지 못하고 아내는 일찍 세상을 떠났으며 한그루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 길 건너편 치킨볼 가게 딸 윤나무가 한그루를 편견 없이 대하는 유일한 친구다. 한정우와 한그루의 마지막은 갑자기 다가온다. 낌새가 좋지 않았는지 변호사를 통해 아들의 후견인을 정하고 오는 길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는 한정우, 혼자가 된 한그루에게 어느 날 갑자기 조상구가 찾아온다. 한정우가 살아생전 한그루의 후견인으로 정해 둔 그의 배 다른 동생이었다. 한그루에겐 삼촌인 셈인데, 행색이 좋아 보이진 않는다. 그는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이제 막 감옥에서 출소해 오는 길이었고 뒷.. 더보기
국민의 저항은 어떻게 발현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내일은 온 세상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도시 만하임, 대학교 법학과를 다니는 루이자는 친한 친구를 따라 반 나치·반 파시스트 활동단체 'P-31'에 들어간다. P-31은 그들만의 아지트를 두고 그곳에서 숙식하며 전략전술을 짜는 등 공동체 생활을 영위한다. 루이자는 귀족 집안의 여식으로, 부모님은 그녀의 활동을 용인하며 '서른 살 이전에 좌파가 아니면 심장이 없는 거고 서른 살 이후에 좌파면 뇌가 없는 거다' 정도로 치부해 버린다. 어느 날 파시즘 성향의 정치인이 정치 연설을 하는 현장에 나가게 된 P-31 그리고 루이자이다. 현장에서 루이자는 어느 파시즘 활동단체원이 동영상을 찍는 핸드폰을 주워 도망가다가 파시스트한테 붙잡혀 심한 폭행을 당한다. 그녀를 구한 건 다름 아닌 P-31 내 강경파 수.. 더보기
2021년 최고의 애니메이션이다!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종종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에서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곤 한다. 이게 이렇게 재밌을 만한 영화인가 싶기도 하면서도,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 싶은 것이다. 특히 애니메이션 영화를 볼 때 느끼곤 하는데,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을 향한 선입견에서 완전히 벗어나긴 힘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린이들이나 보는 것 그래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란 선입견 말이다. 나아가 요즘엔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가 대세이기도 하고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와, 개중에 제대로 된 게 있을까 싶기도 하고 종종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애초에 아동용인지 어른을 아우르는 용인지 분간하기가 너무 힘들다. 와중에 기억남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들(시리즈 아닌 단편)이 있는데, 등이다. 이들 애니메이션은 디즈.. 더보기
지금 이 시점, 최대한의 즐거움을 만끽하라 <러브 앤 몬스터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세상이 종말의 위기에 처했을 땐 어김없이 일말의 부족함 없는 영웅이 나타났다, 슈퍼맨이 그랬다. 그러다가 부족함이나 결핍이 있는 영웅이 나타났다, 아이언맨이 그랬다. 찌질하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영웅도 나타났다, 스파이더맨이 그랬다. 종국엔 여러 영웅들을 한데 모았다, 어벤저스가 그랬다. 이 패턴은 돌고돌 것이다. 여기, 세상이 종말을 맞이한 후 느닷없이 나타난 찌질이가 있다. 그는 당연히 영웅이 아닌데, 그렇다고 평범 이상이거나 평범하지조차 않다. 평균 이하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이고 그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일까. 모르긴 몰라도, 그가 세상의 종말 이후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평균 이하의 겁쟁이이자 찌질이라서이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 더보기
두 여인의 파멸적 사랑과 비극적 여정의 끝까지 <라이드 오어 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일본엔 '핑크영화' 출신의 감독들, 그것도 작품성으로 인정받는 감독들이 수두룩하다. 이를테면, 일본을 대표하는 명감독 중 하나인 구로사와 기요시는 핑크영화로 경력을 시작해 베니스 영화제와 칸 영화제를 비롯 전 세계 영화제들에서 열광해 마지않는 반열에 올랐다. 그런가 하면, 로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빛나는 다키타 요지로 감독도 핑크영화로 데뷔했다. 핑크영화는 일본에서 시작된 장르로, 주로 '정사'와 '성애'를 다루는데 예술성이 가미된 작품성 있는 포르노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익히 알고 있는 포르노와는 격이 다른 분야임에는 분명하지만, 필자를 비롯 동의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지 않을까. 아무튼 이쯤 되면, 애니메이션 말고도 가장 일본적인 게 전 세계에 통용되는 경우가 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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