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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선

종교적 이너서클이 주는 우월감과 안락함에 취해 있는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과거 길거리 복서였던 주드 신부는 재수 없는 부제의 턱을 후려친 후 다행히 파면은 면하지만 침니록이라는 시골의 작은 성당 보좌 신부로 유배당한다. 하지만 그곳의 본당 신부 제퍼슨 윅스는 완전히 미친 자였고 신도들은 하나같이 고이다 못해 썩어 있었다. 주드는 사명을 다할 수 있는 기회라며 오히려 반긴다.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드러나는 모습은 주드로서는 어찌해 볼 수 없을 지경이다. 성당의 안주인 격인 마사가 말해 주길, 윅스의 조부 프렌티스가 성당을 세웠는데 ‘음탕한 창녀’라 불리는 딸 그레이스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다가 8천만 달러에 달하는 유산을 숨긴 채 숨을 거둔다. 그레이스는 성당에서 깽판을 쳤지만 유산을 찾지 못했고 얼마 후 죽었다고 한다.주요 신도 그룹은 정해져 있었다.. 더보기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구경하려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5명... 예견된 참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12년, 최첨단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전 세계를 휩쓸 때 RMS 타이타닉호가 남태평양 뉴펀들랜드 남동쪽 600km 지점에서 침몰한다. 2,200여 명의 승객 중에서 1,500여 명이 사망했고 700여 명이 생존했다. 당시 세계 최대 여객선의 최초이자 최후의 항해에서 빙산에 충돌해 침몰하고 만 것이다.이후 100년이 넘었지만 타이타닉은 요지부동의 가장 유명한 침몰선이다. 혹자가 말하길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영단어가 있는데, 갓(신)과 코카콜라 그리고 타이타닉이다. 바로 그 타이타닉을 향한 관심을 사업화시키려 한 이가 있다.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라는 회사의 CEO 스톡턴 러시다. 그는 엄청난 가문 출신의 프리스턴 대학에서 항공우주학을 공부했고 맥도널 더글라스.. 더보기
사상 최악의 연쇄 살인마 커플, 그들의 끔찍한 러브스토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에 위치한 글로스터, 유서 깊지만 작은 그곳의 크롬웰가 25번지는 시리즈의 베이커가 221번지와 더불어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집주소일 것이다. 후자는 비록 실존하지 않지만 실제로 만들어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반면, 전자는 악명이 워낙 높아 철거되고 말았다. 크롬웰가 25번지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악명의 근원지에는 1994년 초 영국 전역을 넘어 전 세계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던 연쇄 살인마 부부가 살았다. 프레드 웨스트와 로즈 웨스트 부부. 그들뿐만 아니라 다수의 아이들이 함께 살았는데 고약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부부의 말을 안 들으면 앞마당에 파묻어 버린다는 소문.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가 1994년 2월의 크롬웰가 25번지.. 더보기
우연히 만난 동창과의 인연이 불러온 비극을 낭만적으로 [영화 리뷰] 파니는 출근길에 우연히 고등학교 친구였던 알랭과 마주친다. 그가 말하길, 그녀는 만인의 우상이었고 자신 또한 그녀를 흠모했다고 한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점심이나 하자며 짧은 만남을 끝낸다. 파니는 하루 종일 그 짧은 만남이 생각난다. 며칠 뒤 알랭에게서 연락이 왔고 둘은 점심을 함께한다.경매 회사 팀장으로 일하는 파니는 한 차례 이혼 후 프랑스 파리에서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 주는' 일을 하는 남편 장과 함께 고급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직업도 좋고 서로 사랑하고 잘살기도 하니 이상적인 커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니는 알랭과 혼외 관계를 시작한다. 서로를 향한 끌림을 주체할 수 없었던 것.파니는 죄책감을 느끼며 불안해하지만 묘한 쾌감도 느끼니 관계를 끊기 힘들다. 장은 아내의 .. 더보기
할리우드 톱스타에게 불어 닥친 중년의 위기 혹은 필연적 회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족히 수십 년간 할리우드 톱배우의 위치를 사수해 온 제이 켈리. 그는 쉼 없이 이어지는 촬영에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다음 영화 촬영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게 버릇이 될 정도, 그때마다 헌신적인 매니저이자 친구 론이 어르고 달랜다. 그러던 중 그를 데뷔시켜 준 피터 슈나이더 감독이 별세한다.장례식에서 우연히 마주친 옛 친구, 티모시와 술 한잔을 기울이는 켈리. 옛이야기로 잘 흘러가다가 끝이 좋지 못해 싸우기까지 한다. 티모시가 켈리의 딸 데이지와 페이스북 친구인데, 그녀가 아빠를 두고 ‘빈 그릇’이라고 말했다며 “네 안에 사람이 있긴 해? 아마 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겠어.”라는 식으로 시비를 건다.이튿날 켈리는 차기작 미팅에 참여하지 않고 난데없이 유럽에 가겠다고 한다... 더보기
절망을 끌어안은 가장 사랑스러운 가족이 세상을 건너는 법 [영화 리뷰] 타이베이로 향하는 세 모녀, 사연이 있어 보인다. 엄마 슈펀은 야시장에 작은 국숫집을 마련한다. 먹고살아야 하니 뭐라도 해야 한다. 큰딸 이안은 엄마 몰래 빈랑 가게에서 알바를 시작한다. 야하게 옷을 입고 고객들을 유치해선 빈랑에 향료를 넣어 판매한다. 작은딸 이징은 야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상인들의 이쁨을 독차지한다.하지만 슈펀은 장사가 잘 되지 않는지 월세 내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 그러기 싫지만 그녀는 부모님을 찾아간다. 알고 보니 이안은 본래 타이베이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고 유명한 우등생에 퀸카였다고 한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왼손잡이 이징은 할아버지에게 호되게 혼이 난다. 왼손은 악마의 손이라며.슈펀에겐 죽어가는 남편이 있는데 그 때문에 가족이 힘들게 살고 있는 듯하.. 더보기
한 발의 총성이 바꾼 역사, 그리고 잊힌 이름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880년 미국 오하이오, 오랫동안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는 한편 농장주로 살아가는 제임스 가필드에게 누군가 찾아온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를 뽑기 위한 전당 대회가 열릴 예정으로, 제3세력 존 셔먼 측에서 그에게 추천 연설을 부탁한 것이다. 그는 시카고로 가서, 공화당 전당 대회에서, 셔먼을 위한 연설로 모두의 심금을 울린다. 위대한 연설이었다. 애초에 율리시스 그랜트가 유력했고 제임스 블레인이 2순위, 존 셔먼이 3순위였으나 30번이 넘는 재투표 끝에 뜬금없이 제임스 가필드가 후보로 등극한다. 선거총괄본부장이 된 블레인은 당권자이자 정적이자 돈맥이기까지 한 콩클링계의 체스터 아서를 러닝 메이트로 추천한다. 타의로 대통령 후보가 된 가필드는 미국 제20대 대통령에.. 더보기
외계인을 믿는 남자와 자본주의의 그림자 [영화 리뷰] 2003년에 개봉한 장준환 감독의 는 시대를 한참 앞서간 문제작이었다. 외계인의 침공으로 지구가 큰 위기에 빠질 거라 믿는 이병구, 유제화학 사장 강민식이 외계인이라 확신해 그를 납치해 고문을 자행한다. 결국 강만식은 그럴싸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는 진짜 외계인이었을까? 그리고 지구는 정말 위기에 처했을까? 영화는 이토록 황당무계한 외계인 이야기에 기상천외한 고문이 자행되지만, 명색이 블랙코미디로 광기 서린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니 2000년대 초반 당시에 관객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었으리라. 반면 평론계에선 절대적으로 찬사를 받았으니, 당대 거의 모든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이 작품을 두고 ‘시대를 한참 앞서간 문제작’이라는 데 초첨이 맞춰진다면, 20년도 더 지난 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