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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헤어나올 수 없는 아수라의 지옥으로, 그 시작과 끝은? <비열한 거리> [오래된 리뷰] 유하 감독의 거장 이창동 감독과 함께 한국 영화판의 대표적 문인 출신 감독으로 유명한 유하 감독. 1988년에 등단해 90년대 초 문명을 날렸다. 시집 가 평단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대중으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베스트셀러가 되니, 영화 제작 제의가 들어 왔다. 이미 1990년에 영화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거액의 판권 계약을 거절하고 직접 연출에 이른다. 잘못된 선택이었을까. 이후 10여 년 동안 그는 영화를 만들지 못했다. 10여 년 만에 들고 온 는 수작이었다. 새천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제목부터 센세이션했다.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지금은 고유명사를 넘어 보통명사가 되었다. 이후 3년 만에 기대를 안고 찾아 온 . 이 작품으로 '유하'라는 이름이 고유명사가 되었다. 10년.. 더보기
욕망의 충돌과 분출, 그리고 누군가의 이야기 <젓가락여자> [한국 대표 소설 읽기] "예리한 바늘이 정곡을 찔러 육체에 음산하고 정교한 수를 놓으며 살 속에서 맴돌던 언어를 해방시킨다" 소설가 천운영이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로 당선되었을 당시의 심사평이다. 소설을 읽는 다양한 이유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최고의 가치로 치는 게 두 가지 있는데, 바로 '재미'와 '감동'이다. 이 둘만 있으면 그 소설은 나에게 최고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이 둘 중에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재미'를 고르겠다. 나이가 조금씩 들어갈수록 시선이 바뀌었는데, '감동'조차도 큰 틀에서 '재미'의 요소 중 하나로 편입되었다. 이 둘은 더 이상 동등한 입장이지 못하게 된 것이다. 재미있는 소설을 보고 흔히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읽자마자 그 자리에서 끝까지 다.. 더보기
<강남 1970> 폭력과 욕망이 도사리고 있는 그곳, 강남 [리뷰] 유하 감독의 거리는 극히 양면적인 면모가 있다. 연인들에게는 팔짱을 끼고 함께 같은 곳을 보며 걸을 수 있는 공간이다. 앞이 탁 뜨인 거리는 걷는 것으로도 힐링이 되곤 한다. 갈 곳을 정해두지 않고 정처 없이 걷는 거리는 낭만적이다.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 쬐는 주말 오후의 거리를 느낌이란 형용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준다. 과연 그러기만 할까? 거리에는 무표정으로 오로지 앞만 보고 걷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누가 쫓아오는 양 빠른 걸음으로. 그럴 때 거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냥 목적지까지 가는 길에 불과하다. 한편 거리는 '무법', '야생'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아무도 없는 으슥한 뒷골목 거리는 누구의 손으로도 통제할 수 없는 세계가 존재한다. 거리에서 태어나 거리에서 자란 이들에게 거리는 .. 더보기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현실과 이상, 당신은 어느 곳을 택할 것인가 [지나간 책 다시읽기]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2009년에 출간된 그의 저서 (예담)에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남자, 여자, 침대, 술이라는 욕망의 4대 원소로 삶의 허망한 구조를 드러내온"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또한 프랑스 최고 권위의 일간지 에서는 홍상수 감독을 두고 '그는 현대의 연애와 성생활의 실태에 대한 씁쓸한 페시미즘의 초상을 명료하게 그리면서, 자기표현의 도구를 사상의 방법으로 변형시킬 줄 아는 예술가다'라는 극찬을 하기도 했다. 다소 어려운 말인데, 단적으로 말하자면 홍상수 감독은 현대인에 내재된 욕망을 에둘러 표현할 줄 아는 예술가라는 거다. 그리고 그 모습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우리네 진실된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기에, 그의 영화를 보며 감탄하고 재밌어하면서도 마냥 즐길 수 만은 없다. .. 더보기
통속하다 못해 저급하기만 한데, 사랑받는 이유는? [지나간 책 다시읽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목록을 찬찬히 들여다보다가 익숙한 제목을 발견했다. 나의 머리 속에서 "이 작품이 유명하고 익숙한 건 사실이지만, 고전문학의 반열에 오를만한 작품인가?"라는 반문이 자리 잡는다. 그럼에도 출판사에 대한 믿음과 묘한 매력으로 끌어당기는 제목때문에 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먼저 책의 제목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제목이 이다. 여기저기 검색해보니, 이 소설은 몇 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개봉할 당시 포스트맨을 '우체부'로 번역하였는데, 그 때문에 이미지가 실추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한 우체부들이 항의 소송을 냈다고 한다. 결국 제목은 '포스트맨'으로 그대로 가게 되었다. 이 사실로 유추해보니, 내용이 결코 밝지 않.. 더보기
<용의자 X의 헌신> 동양 추리소설의 백미를 느껴보세요 [지나간 책 다시읽기] 히가시노 게이고의 10년 전쯤 우연한 계기로 추리소설의 세계에 빠지게 되었다. 그 계기가 된 작품은 (열린책들)이었는데, 너무나 어려워 프롤로그를 이해하는 데만 한 달여가 걸렸던 기억이 난다. 겨우겨우 끝을 보고 다른 추리소설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조금은 덜 어려운걸로다. 흔히들 말하는 세계 3대 추리소설('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Y의 비극', '환상의 여인')을 다 섭렵했고, 그 밖에 수많은 추리소설들을 훑었다. 추리소설만 보다보니 이것저것에 궁금증이 생겼는지, 나의 독서 편력에 대해 질문을 해보았다. "왜 동양 추리소설은 읽지 않는 거지? 아니면 없는 건가? 조사해보자." (개인적으로) 중국과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추리소설을 찾기 힘들었다. 반면에 일본에는 '마쓰모토 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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