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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사실감 충문하게 즐길 수 있는 초대형 인재 사고 <딥워터 호라이즌> [리뷰] 2010년 4월 20일, 미국 멕시코만에서 석유시추시설이 폭발한다. 믿기지 않는 해양 대폭발은 인명 피해와 대량의 원유 유출로 이어진다. 가히 역대 최악의 해양 재난 사고이자 원유 유출 사고로 기록될 만하다. 이른바 '딥워터 호라이즌 폭발 사고' 혹은 '딥워터 호라이즌 원유 유출 사고'다. 영화로 나오지 않으면 이상할 소재이지만, 워낙 많은 재난들이 영화로 만들어졌기에 꺼려졌을지 모른다. 재난 영화의 공식을 피해갈 순 없기에 사고를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고, 사고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역점을 둔다면 영화적 재미가 반감될 것이다. 영화 은 어느 지점에 방점을 찍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난 영화의 공식을 최대한 간소화하고 사고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그 말인즉슨, 재난 .. 더보기
부디 액션만 보기 위해 이 영화를 골랐기를 바랍니다 <엽문 3> [리뷰] 셀 수 없이 많은 중국, 홍콩 무협 영화 중 사실 기억에 남는 건 별로 없다. 여러 모로 만이 기억에 뚜렷이 남아 있다(비록 이번에 '와호장룡 2'가 개봉해 그 명성에 크나큰 흠을 남겼지만). 비슷한 걸 찾아봤지만, 정도만 눈에 띈다. 그래도 무협 영화 라면 액션이 주를 이뤄야 제 맛이다. 기억에 남는 영화들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판타지 요소가 다분한 무협 영화가 대세였다. , , , 등. 90년대 넘어 오면서 이 평정했고, 왕가위 감독의 이 형형하게 빛나고 있다. 그 와중에 주성치는 자신만의 길을 가며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21세기의 시작인 2000년 이 출현하면서 무협 영화는 급을 달리한다. 2000년대 초중반은 장이모우 감독이 이끈다. 이후엔 춘추전국시대라고 할까, 쇠퇴의.. 더보기
다시 오지 않을, '클린트 이스트우드 식' 인간과 영화 <나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지나간 책 다시 읽기] 작가 지망생인 나는 숙부를 대신해서 팬션과 낚시터를 관리하고 있다. 어느 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팬션에 찾아온다. 알고 보니 제작자와 다툼 끝에 도망친 거였다. 언론들은 쿠바와 멕시코를 유력한 은신처로 뽑았는데, 정작 그는 한국으로 도주한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서부의 영웅이 아니었다. 아무런 명분도 없이 폭력을 행사하고 푼 돈을 빼돌린 추잡한 도망자이자 고집 센 늙은이에 불과했다. 오한기의 소설 (아시아)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인 나에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찾아오며 시작된다. 도망 다니는 주제에 거장이라 불리는 감독들과 주옥 같은 작품을 폄하하면서, 자신의 아주 오래된 영화 만을 대단하다고 치켜세우곤 한다. 그러며 자신이 여전히 누구나 한 번만 뵙길 청하는 정도의 거물로 인식하.. 더보기
영웅도 모범인도 군신도 아닌 인간 이순신 <난중일기> [지나간 책 다시 읽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존재입니다. 한국의 반 만년 역사에서 이만큼 유명한 위인이 없죠. 그는 한국 역사에서 제일의 위기이자 치욕인 ‘임진왜란’(1592년~1597년)이라는 국란(國亂)을 극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구국(救國)의 영웅이죠. 더불어 그는 나라에 대한 충성과 부모님에 대한 지극한 효성에 지극하였고, 지아비로서의 의미를 다하며 유교 사상의 기본 강령을 완벽히 수행한 시대의 모범인(模範人)이었습니다. 또한 완벽에 가까운 전략·전술로 23전 23승 무패의 승리 신화를 이룩한 군신(軍神)의 칭호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이순신은 모든 면에서 완벽한, 인간을 초월한 신의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우리는 이순신을 이렇게 알고 .. 더보기
<나는 전설이다> 종말이 휩쓸고 간 자리에... 혼자 남겨진 나는? [지나간 책 다시읽기] 리처드 매드슨의 지난 2012년 수많은 키워드들 중에서도, 전 세계를 휩쓴 것은 '종말'이었다. 고대 마야 달력이 2012년 12월 21일에서 끝나는 것을 보고, 종말론자들이 지구의 종말을 주장한 것이다. 비록 지금은 2015년이고 지구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종말이 실현되었다면? 그래서 모두 죽고 나 혼자 살아남았다면? 이런 상상력을 두고 펼쳐지는 소설은 많이 나와 있다. 그 중에서도 원조 격이 있다. 리처드 매드슨의 (황금가지). 1954년에 출간되어 60년 여의 역사를 가진 이 소설은, 아직까지도 SF 공포 소설의 전설로 추앙 받고 있다. 그런데 SF 공포라니? 거기엔 이유가 있다. 이 소설은 흡혈 좀비 소설인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오락 소설이라 생.. 더보기
[10.26에 부쳐] 권력의 심장을 향해 쏴라...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10.26에 부쳐] 권력 암살의 빛과 그림자 중국 영화 을 보면 파검(양조위 분)이 사막에 글자를 쓰는 장면이 나온다. '天下'. 무엇을 뜻하는가? 사전을 참조하면 하늘 아래 온 세상, 한 나라 전체, 온 세상 또는 한 나라가 그 정권 밑에 속하는 일 등의 뜻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인데, 중국 전토를 말하는 것일 게다. 그렇다면 왜 파검은 '천하'라는 글자를 쓰는가? 전국시대를 통일한 사람은 그 유명한 '진시황'(진나라)이다. 이 영화에서 진시황은 통일을 직전에 두고 있었는데, 그를 암살하려 하는 전설의 검객 중 한명이 파검이다. 그들은 모두 진시황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고 개인적으로 원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파검은 평화주의자다. 고심 끝에 결국 진시황 암살을 포기하고 .. 더보기
<과학의 민중사> 유명 과학자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었을 뿐? [서평]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역은 크게 5개로 나뉜다. 국어, 수학, 영어, 사탐/과탐, 제2외국어. 해마다 조금씩의 변동이 있지만, 이 5개는 변하지 않고 있다. 이 중에서 사탐/과탐을 흔히 '암기과목'이라 일컫는다. 물론 문제를 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해'와 '실용'에 방점을 둘 테지만, 문제를 푸는 입장에서는 암기가 기본적인 과목이다. 사탐/과탐은 주로 역사적 사실이나 시대적 배경, 그리고 정설이 된 사항들을 다룬다. 한 마디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를 배우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중요하게 치부되는 사항들은 더더욱 중요해지고, 그렇지 않은 사항들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시험에 나오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시험에 나오지 않은 사항들은 살아가면서도 딱히 알 필요가 없는 것.. 더보기
<와호장룡> 사랑을 택한 영웅과 영웅처럼 살고 싶은 소녀 [오래된 리뷰] 이안 감독의 고등학교 때, 언제나처럼 공부에 매진(?)하던 와중에 시간이 나 TV를 켰다.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 없어 이리저리 채널을 돌렸고 어느 케이블 영화 채널에서 버튼 누루기를 멈췄다. 당시는 무엇을 하든 무엇을 보든 무엇을 생각하든 따분하고 지루하기만 했던 시절이었지만, 이 한 편의 영화가 내 마음에 확 와닿게 된다. 비록 중간부터 보기 시작해서 무슨 내용인지도 몰랐음에도. 제목은 . 마침 한창 무예를 겨루고 있던 장면이어서, 머리도 식힐 겸 넋을 놓고 보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끝이 난 영화. 나는 엔딩 크레딧 장면이 끝날때까지도 자리를 뜨지 못했다. 무예의 화려함과 정교함으로 인해 정말 대단한 무협영화라 생각해서? 배우들이 정말 연기를 기가 막히게 해서? 스토리가 정말 황..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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