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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지금 이 시점, 최대한의 즐거움을 만끽하라 <러브 앤 몬스터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세상이 종말의 위기에 처했을 땐 어김없이 일말의 부족함 없는 영웅이 나타났다, 슈퍼맨이 그랬다. 그러다가 부족함이나 결핍이 있는 영웅이 나타났다, 아이언맨이 그랬다. 찌질하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영웅도 나타났다, 스파이더맨이 그랬다. 종국엔 여러 영웅들을 한데 모았다, 어벤저스가 그랬다. 이 패턴은 돌고돌 것이다. 여기, 세상이 종말을 맞이한 후 느닷없이 나타난 찌질이가 있다. 그는 당연히 영웅이 아닌데, 그렇다고 평범 이상이거나 평범하지조차 않다. 평균 이하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이고 그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일까. 모르긴 몰라도, 그가 세상의 종말 이후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평균 이하의 겁쟁이이자 찌질이라서이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 더보기
DC 확장 유니버스를 재정립, 재배열, 재생해내다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신작 영화 리뷰] 로 데뷔하자마자 좀비물 붐을 일으키며 완벽한 출세길로 직행한 잭 스나이더, 이후 으로 연타석 홈런을 치며 할리우드에 영상미 표현주의 신드롬까지 일으켰다. 명실상부 거장으로 가는 길이 열려 있었던 것. 하지만 이후 만든 사이즈 큰 작품들이 연달아 실패한다. 좋은 평가를 받아도 실패, 어중간한 평가를 받아도 실패, 최악의 평가를 받아도 실패. 그러고 나서 새롭게 시작되는 DC 확장 유니버스에 편입되어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다. 부터 시작된 워너브라더스와의 협업이 더욱 공고해진 것이다. 그렇게 연출한 작품들이 과 그리고 였고 기획에 참여한 게 와 이었으며 제작을 맡은 게 과 였다. 대체로 흥행에선 성공했고 평가에선 극과 극을 오갔다. 와중에 그에게 크나큰 일이 닥쳤는데, 2017년 를 진행하.. 더보기
추천하면서도 비추천하는 제2차 세계대전 배경 시리즈 <더 리버레이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3년, 미국 오클라호마 소재의 한 부대가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상륙해 나치가 점령한 유럽을 관통하는 혹독한 여정을 시작한다. '선더버즈'로 불린 이 부대는 멕시코계 미국인, 아메리카 원주민, 카우보이로 구성되었는데, 그들은 정작 미국 본토에선 같은 바에서 어울려 술도 마실 수 없었다. 하지만, 전쟁 중엔 서로의 목숨을 내맡기고 구하는 형용하기 힘든 전우애로 똘똘 뭉쳤다. 2년 전 오클라호마 포트 실, '해결사'라 불리는 스파크스 소위는 J중대를 맡게 된다. J중대의 J는 'jail'의 J였다. 즉, 군대 내 교도소에 있는 군인들을 한데 모아 훈련시켜 전쟁에 나설 수 있게 하라는 것이었다. 스파크스는 과거는 물론 인종도 상관하지 않고 차별 없이 오직 .. 더보기
최고의 천재 영웅 슈퍼스타에서 배신자 악마로의 기막힌 추락 <디에고> [신작 영화 리뷰] 전설 또는 레전드라 일컬어지는 스포츠 스타 중 여전히 현역에 있는 이는 많지 않다. 현역이라 함은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나 감독 등으로 경기를 함께 하는 이라 말할 수 있을 텐데, 눈 씻고 찾아봐도 찾아내기 힘들다. 대부분, 현역 실무직에서 물러나 한 자리씩 꿰차고 있는 것이다. 와중에, 여전히 전 세계를 누비며 감독으로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설이 있다. 그 이름도 찬란한 디에고 마라도나. 그는 선수로서의 현역에선 일찍 물러나 30대 중반부터 감독 생활을 했는데, 빛을 보진 못한 케이스이다. 아예 빛을 볼 생각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일까, 지난 2017년부터 하위권 팀들을 도맡고 있다. 그는 어딜 가든, 어느 팀을 맡든, 여전히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다. 2018년 당시 멕시코.. 더보기
보스턴 마라톤 테러에서 살아남은 '영웅'의 이야기 <스트롱거> [모모 큐레이터'S PICK] 2013년 4월 15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시에서는 여지없이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117회 째를 맞이해 연례 마라톤 대회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행사로, 1775년 미국 독립전쟁의 첫 전투가 일어난 날을 기념하는 '애국자의 날'인 매년 4월 셋째주 월요일에 열리는 만큼 진행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참가자 2만여 명 이상과 관람객 50만여 명이 손꼽아 기다린 날이었다. 경기 시작 4시간여, 우승자가 결승점을 통과한 지 2시간여 지난 시점에 결승점 부근에서 연이어 두 번의 폭발음이 들렸다. 대회는 중단되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단순 폭발 사고가 아닌 폭탄 테러로 규정, 곧바로 용의자 색출에 나섰다. 테러범은 테러 발발 4일 만에 붙잡혔는데, 체첸계.. 더보기
'그래닛 마운틴 핫 샷' 영웅들의 비극적 실화 <온리 더 브레이브> [리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모티브만 따오고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각색한 유형,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그 사건 안에 충분한 내러티브와 메시지가 있다고 판단한 경우가 많다. 내용은 같은데 재해석한 유형, 유명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사건을 다룬 경우가 많다. 그리고 모티브도 내용도 메시지도 캐릭터도 모두 거의 그대로 가져오되 큰 틀이 바뀌지 않게 영화적 요소들만 가미한 유형, 유명하거니와 논란의 여지도 없고 충분한 내러티브와 메시지와 감동까지 있는 실화를 다룬 경우라 하겠다. 전무후무한 사건에 휘말린 사람(들)이 더할 나위 없는 인간 승리의 모습을 선사하면 100%이다. 영화 는 전무후무한 사건에 휘말린 사람들의 실화를 다뤘다. 불과 5년 전, 미국 애리조나주의 주도인 피닉스.. 더보기
이런 전설이 없고 이런 신화가 없다 <에린 브로코비치> [오래된 리뷰]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1989년 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역대급의 화려한 데뷔를 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그때 그의 나이 불과 26살이었다. 그야말로 천재 감독의 탄생, 이후 인디와 메이저를 오가며 작품성과 흥행력을 두루 갖춘 감독으로 성장한다. 그의 전성기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을 잇달아 내놓는다. 모두 작품성과 흥행력을 갖춘 작품들로, 특히 2000년 오스카에서는 와 으로 동시 감독상 후보에 오르는 유일무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으로 접수했다. 단언컨대 이후 지금까지 그가 내놓은 작품들 중에 그의 경력 초중반, 즉 2000년대 초반까지의 작품보다 나은 건 없다. 그래서 스티븐 소더버그를 말하려면 옛날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는 그중 가장 좋은.. 더보기
사실감 충문하게 즐길 수 있는 초대형 인재 사고 <딥워터 호라이즌> [리뷰] 2010년 4월 20일, 미국 멕시코만에서 석유시추시설이 폭발한다. 믿기지 않는 해양 대폭발은 인명 피해와 대량의 원유 유출로 이어진다. 가히 역대 최악의 해양 재난 사고이자 원유 유출 사고로 기록될 만하다. 이른바 '딥워터 호라이즌 폭발 사고' 혹은 '딥워터 호라이즌 원유 유출 사고'다. 영화로 나오지 않으면 이상할 소재이지만, 워낙 많은 재난들이 영화로 만들어졌기에 꺼려졌을지 모른다. 재난 영화의 공식을 피해갈 순 없기에 사고를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고, 사고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역점을 둔다면 영화적 재미가 반감될 것이다. 영화 은 어느 지점에 방점을 찍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난 영화의 공식을 최대한 간소화하고 사고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그 말인즉슨, 재난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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