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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선

시스템의 총체적인 결함이 불러온 초유의 대참사를 다시 들여다보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지난해 말 12월 29일 일요일 아침 대한민국 전역을 충격에 빠트린 사고가 일어난다. 태국 방콕 수완나품공항에서 출발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2216편이 활주로를 오버런하여 철근 콘크리트 둔덕을 들이받고 폭발해 버린 것이었다. 승객 175명 전원이 사망했고 승무원 4명 중 2명이 사망한 대참사였다. 버드 스크라이크 등의 이유로 랜딩 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사달이 벌어졌다.항공 역사에서 활주로 오버런 사고는 종종 일어난다, 아니 상당히 많이 일어났다. 그런데 이 사고가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발생했을 정도였다. 최악의 오버런 참사는 2007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일어났다. 187명을 실은 TAM항공 3054편이 오버런하여 근처 .. 더보기
37년 만에 드디어 만나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초기 대표작 [영화 리뷰]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는 작품 안팎으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일본에서 1979년에 이 최초 방영되었으니 45년이 넘었고 지난 4월에 최신판 가 방영되었을 정도로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편 건담 시리즈의 배경이 되는 우주세기는 150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기도 하다.누구도 시도하지 못할 대서사시를 거대로봇물로 보여준다니 사랑해마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 건담을 선망하지 않은 이 많지 않겠으나 섣불리 덤벼들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한 번 빠져들면 헤어 나오기 힘들 것이나 한 번 빠져들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서일까, 건담의 수많은 극장판들 중 우리나라에 제대로 소개된 적이 많지 않다. 소개하려면 빠짐이 없어야 할 테니까.그럼에도 그중 하나를 가져와 소개하는 대범함을 롯데시네마.. 더보기
이제는 지키려고 싸우는 우리의 '약한 영웅'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22년 11월에 웨이브에서 공개된 오리지널 시리즈 은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웨이브의 위상을 몇 단계 올리는 데 성공했으니 말이다. 원작의 인기도 한몫했겠지만 당대 심각한 청소년 문제에 파격적으로 접근하는 한편 10대들의 진한 우정과 치열한 성장을 그려냈고 무엇보다 액션에 방점을 찍었다.제목에서도 보이듯 후속작은 당연한 수순, 하지만 1편 공개 1년 만에 웨이브가 선보인 선택은 작품을 넷플릭스에 입양 보내는 것이었다. 웨이브로서는 뼈아픈 선택이었지만 어쩔 수 없기도 했을 테다. 토종 OTT가 안정적이었던 적은 없으니까 말이다. 결국 2025년 3월 말에 넷플릭스에서 이 선보여 크게 인기를 끌었고 4월 말에 2편이 선보였다.초반 결과는 대성공, 기존의 2025년 넷플릭.. 더보기
군대 드라마가 죄와 벌, 용서에 대해 웃음기 어린 진지한 성찰을 하는 법 [지니 TV 오리지널 리뷰] 시리즈가 어느덧 시즌 3까지 왔다. 2022년 공개되어 100%의 싱크로율을 상회하는 캐릭터와 트라우마 자극하는 에피소드로 호평을 받고 화제를 뿌린 후 1년 만에 시즌 2로 찾아와 여전한 경쟁력을 자랑했다. 그리고 2년 만에 시즌 3으로 돌아왔다. 달라진 점이라면 원작자 장삐쭈가 각본에서 빠진 것.시청률은 시즌 1보다 시즌 2가 2배가량 뛴 바 있고 시즌 3은 유지하는 선으로 선방했다. 실시간으로 한국 영상 콘텐츠(영화, 드라마)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작품이 나와준다는 건 공급하는 쪽이든 소비하는 쪽이든 많은 힘이 된다. 발 빠르게 시즌 4 제작을 확정 지었다고 하니 벌써 기다려진다.은 정반대의 두 신병과 돌아온 '그', 그리고 새로 부임한 2중대장과.. 더보기
메마른 감성을 다시 촉촉이 적시고 싶을 때 언제든 찾는 감성 충전소 [영화 리뷰]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를 떠나 멀리 수도 도쿄의 무사시노대학에 입학해 상경한 니레노 우즈키는 벚꽃이 만개한 4월을 만끽한다. 본격적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혼자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이사를 단행한다. 생각보다 짐이 너무 많아 상대적으로 좁은 집을 꽉 채우니 뭐라도 버려야 할 판이다.이사를 왔으니 이웃집에 뭐라도 돌리려니 이웃집 여자가 범상치 않은 것 같다. 학우들이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는 와중에 우즈키만 두터운 니트를 입고 있으니 누군가 비꼬는 말투로 덥지 않냐고 물어와도 할 말이 없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동급생 데루코가 말을 걸어와 낚시 동아리에 발을 들이기도 한다.하지만 우즈키에겐 큰일이 있다. 홋타이도를 떠나 도쿄의 무사시노대학에 입학한 결정적인 이유 말이다. 그녀.. 더보기
100% 수작업 애니메이션이 전하는, 시대를 관통하는 위로 [영화 리뷰] 스톱 모션 클레이 애니메이션 영화 은 'This film was made by human beings', 즉 '이 영화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라는 자막으로 끝맺는다. CG나 AI 기술이 애니메이션계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한 지 오래인데 수공업 100%를 자랑하는 애니메이션이라니, 엄청나다든가 대단하다든가 하는 말 이상의 반응이 나올 만하다.나아가 이 작품의 세상은 제작진이 직접 빚은 점토로 만들어졌는데, 200여 개의 세트에 7천여 개의 오브제와 13만 5천여 개의 사진 등 숫자가 주는 무게감이 상상을 초월한다. 극 중 주인공의 처연한 삶을 오롯이 담아내기 위해선 그에 맞는 무게감이 필요했을 테다. 영화는 그 작업을 완벽에 가깝게, 아니 완벽하게 해냈다.은 멀리 호주에서 건너온 애.. 더보기
극단주의자의 폭탄 테러, 극복하는 공동체 의식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30년 전 1995년 4월 19일 오전, 미국 중남부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의 앨프리드 P. 뮤러 연방정부청사에서 큰 굉음이 울린다. 정부청사 건물은 반파당했고 근처 건물들이 일부 파괴되고나 유리창이 깨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느 누구도 전말을 단번에 알아채지 못했다.FBI가 충돌해 수사에 돌입하는 한편 소방관들과 의사들이 대거 투입된다. 2차 폭발의 위험성이 다분했지만 현장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였다. 수많은 이가 목숨을 걸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한창 수습 중에 폭발물이 발견되어 모두 피신했으나 훈련용 폭탄이었다는 알곤 다시 돌아오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때 그곳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가 그때 그곳에.. 더보기
후회 따윈 없을 하드보일드 느와르 SF 스페이스 오페라 사이버 펑크 코믹 액션 모험 활극 [영화 리뷰] 지난 세기말에 만들어져 방영되며 여러 면에서 재패니메이션의 최정점을 찍은 애니메이션 시리즈 은 지금도 여전히 큰 사랑과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21년에 비록 큰 실망감을 안겨 줬지만 큰 기대감을 안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실사화를 선보였을 정도니 말이다. 이 시리즈는 2001년에 딱 한 번 극장판으로도 선보였는데 이 그 작품이다. TV판의 제작진들이 거의 그대로 투입되어 만들었으니 시대의 걸작인 원작 특유의 특징들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하여 원작의 팬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다. 극장판 또한 걸작이라는 점을 미리 말해둔다.TV판은 고작 26화에 불과한데 요즘뿐만 아니라 그때도 잘 나가는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에피소드를 양산하는 양상과 완전히 반대다. 짧고 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