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TV 오리지널 리뷰] <신병 3>
<신병> 시리즈가 어느덧 시즌 3까지 왔다. 2022년 공개되어 100%의 싱크로율을 상회하는 캐릭터와 트라우마 자극하는 에피소드로 호평을 받고 화제를 뿌린 후 1년 만에 시즌 2로 찾아와 여전한 경쟁력을 자랑했다. 그리고 2년 만에 시즌 3으로 돌아왔다. 달라진 점이라면 원작자 장삐쭈가 각본에서 빠진 것.
시청률은 시즌 1보다 시즌 2가 2배가량 뛴 바 있고 시즌 3은 유지하는 선으로 선방했다. 실시간으로 한국 영상 콘텐츠(영화, 드라마)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작품이 나와준다는 건 공급하는 쪽이든 소비하는 쪽이든 많은 힘이 된다. 발 빠르게 시즌 4 제작을 확정 지었다고 하니 벌써 기다려진다.
<신병 3>은 정반대의 두 신병과 돌아온 '그', 그리고 새로 부임한 2중대장과 말년에 접어든 최일구의 이야기가 뼈대를 이룬다. 특히 돌아온 그의 이야기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 함께 논의해 보고자 하는 의도가 보인다. 논의의 장이 만들어진다고 할까. 그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가,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가.
새로운 중대장, 두 신병, 그리고 돌아온 '그'
95사단 7대대 2중대에 새롭게 부임했던 FM 중대장이 다른 곳으로 가고 조백호 대위가 새로운 중대장으로 부임했는데, FM과는 거리가 멀다. 유머러스하면서도 병사들을 아끼는 분위기다. 와중에 두 신병이 온다. 국민배우 전세계와 서울대 출신의 어리바리 문빛나리. 각각 3생활관과 1생활관으로 간다. 두 생활관은 희비가 크게 갈린다.
1생활관으로선 '폐급 신병'을 받은 것도 서러운데 몇 개월 전에 범죄를 저지르고 헌병에게 체포되어 군교도소에 수감되었던 성윤모 이병이 무혐의 처분을 받고 일병이 되어 복귀한 게 아닌가.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 없다. 중대 전체가 그를 기수열외하기로 하지만 성윤모는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면모를 보이려 한다.
한편 전세계는 계속 대대장한테 불려 나가니 처음에는 좋아라 했던 3생활관 선임들이 싫어하기 시작한다. 있으나마나 한 존재라는 것. 그런가 하면 문빛나리는 어리바리한 행동을 이어가고 급기야 공황 증세를 보여 의무실 신세를 자주 진다. 그 역시 있으나마나 한 존재라는 취급을 받는 건 매한가지. 바람 잘날 없는 2중대, 이 또한 잘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죄를 뉘우치고 용서한다는 것
<신병 3>는 확실히 이전 두 시즌과 다르다. 연출자는 같지만 원작자 장삐쭈가 각본에서 빠졌는데, 앞선 두 시즌이 전체를 관통하는 큰 이야기를 중심에 뒀던 반면 이번 시즌은 상대적으로 작은 이야기들이 중심을 이룬다. 그 중심에는 새롭게 투입된 인물들이 있는데 성윤모 일병, 조백호 중대장, 문빛나리와 전세계 이병이다.
그중에서도 성윤모 일병의 이야기가 시즌을 관통한다고 할 수 있는데, '과연 사람은 변할 수 있는지'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을 수 있는지' '용서하고 용서받는다는 건 무엇인지' 등의 물음이 뒤따른다. 성윤모는 불과 몇 개월 전 중대뿐만 아니라 군 전체를 뒤흔들 만한 사건을 일으키며 감옥에 갈 뻔했다가 무혐의로 풀려나 돌아왔다.
그는 중대 모든 인원의 경멸을 받으면서도 바뀌려 노력한다. 그런데 사람이 그렇게 쉽게 바뀔까? 설령 바뀌었더라도 그 때문에 크나큰 피해를 본 이들이 그를 용서해야 할까? 그가 죄를 뉘우친다고 하니 용서를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된다. 아무래도 용서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 이 작품이 품기에 너무 큰 주제라고 생각한다.
죄와 벌, 용서에 관한 이야기는 인류의 태초부터 지금까지 정답을 내릴 수 없고 정답이 있을 수 없다. 특히 성윤모의 경우 논란의 여지가 많지 않은 악인이었기에 더욱더 논하기가 어렵다. 확실한 건, 죄를 뉘우치는 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고 용서를 하는 건 그보다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말이 안 되니까 군대'라는 말의 의미
조백호의 경우 일전에 모종의 큰일에 휘말려 죄책감 속에서 근무하고 있다. 상관이 권력으로 찍어 내렸으나 그가 받아들인 건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였다. 그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고 군복을 벗진 않겠으나 군 경력은 꼬일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는 가해자 이전에 피해자였던 것이다. 이 아이러니의 굴레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한편 문빛나리와 전세계는 동기로 서로를 챙기고 의지하지만 180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군 생활을 시작했다. 역대급 어리바리로 시도 때도 없이 오는 공황 때문에 힘들어하는 문빛나리와 달리 전세계는 A급 신병의 면모를 뽐내지만 국민배우 출신이기에 대대장한테 불려 나가기 일쑤다. 둘 다 다른 이유로 있으나마나 한 존재로 전락했다. 언제쯤 빛을 볼까.
극 중에서 유독 '말이 안 되니까 군대'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그야말로 온갖 종류의 말도 안 되고 왜 하는지 모르겠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생각 좀 하고 살아야 하는 게' 군인이지만 '까라면 까야하는 게' 군인이니 만큼 온갖 일에 휘말려 당사자 아닌 자가 없을 정도다.
그러니 얼핏 보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군대는 들여다보면 모두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어떤 대한민국 군인도 피해 갈 수 없으니 사실을 잘 적시하고 트라우마를 잘 다스리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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