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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범인이나 범죄 아닌 피해자와 여성을 향하다 <우먼 앤 머더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영미 지역의 연쇄살인범은 '흔하다'는 표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악명 높은 사례를 많이 보고 들었다. 책,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수많은 콘텐츠에서 다양한 시선과 관점으로 연쇄살인범들의 살인 행각에 관한 이야기들을 접했기 때문이다. 반면, 영미과 함께 '서양'이라고 부르는 유럽 지역의 연쇄살인범은 거의 보고 들은 바가 없다. 선진적인 문화와 시스템 덕분에 실제로 잘 일어나지 않는 걸까,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는 것 뿐일까. 이번에도 범죄 다큐멘터리의 명가 넷플릭스에서 손을 걷어 붙였다. 1990년 중반, 프랑스 수도 파리에 느닷없이 젊은 여성을 노린 범죄가 연달아 일어난다. 처음에는 당연히 연쇄살인이라는 점을 특정할 수 없었지만, 한 건 두 건 발생하며 피해자의 상처가 .. 더보기
서글픈 만큼 재밌는 군대 이야기를 들어 보시라 <D.P.>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5년부터 외부에 공개하기 시작한 국방통계연보에 따르면, 군무이탈 즉 탈영 입건이 2019년 기준으로 연간 115건 발생했다. 생각보다 훨씬 낮은 수치인 듯한데, 5년 전인 2014년엔 472건에 달했다. 이 사이의 추이가 중요한데, 2015년엔 309건으로 파격적 감소를 보였고 2016년에도 2017건으로 엄청나게 줄었다. 이후부턴 상대적으로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2014년에 군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공고롭게도 2015년부터 국방통계연보를 외부에 공개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 유명한 '참으면 윤 일병, 못 참으면 임 병장'이라는 말이 2014년에 세간을 흔들었다. 2014년 4월 윤 일병이 4개월간 선임 4명에게 폭행을 당해 죽음에 이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초급 간.. 더보기
그는 어떻게 의심받지 않고 살인을 이어 갈 수 있었나? <살인자의 기억>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83년 우중충하고 추웠던 어느 날, 영국 런던 북부의 크랜리 가든스 머즈웰 힐 아파트에서 심상치 않은 사건이 발생한다. 변기가 막혀서 수리공을 불러 배수관을 뚫으려 했는데, 맨홀을 열고 보니 엄청난 양의 살점과 뼈가 있었던 것이다. 세입자들 말로는 그것들에 유독 관심을 가진 이가 있었으니, 꼭대기 층 남자였다. 또한 전날 밤 밖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가 바로 꼭대기 층 남자였다. 경찰은 바로 꼭대기 층 남자를 중심으로 조사에 착수했고 그가 취업 상담소에서 일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한편, 배수관의 살점과 뼈가 사람의 것이라는 병리학자의 확인도 있었다. 그때 꼭대기 층 남자가 현장으로 와서는 경찰들을 자기 집으로 들인다. 문을 열자마자 풍겨 오는 끔찍한 냄새.. 더보기
20여 년만에 들여다보는 '스페인 최초의 미투' <네벵카: 침묵을 깨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01년 3월 26일 스페인 레온주의 소도시 폰페라다, 시의원 네벵카 페르난데스가 수많은 기자 앞에 섰다. 그녀의 긴 성명을 옮긴다. "오늘 저는 제가 사랑하는 이 도시의 시의원 자리에서 사퇴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26살인 저에게도 존엄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 몇 달 동안 직장 동료들과 저의 관계는, 특히 시장과의 관계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친구가 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사이엔가 이스마엘 알바레스 시장은 친구 이상이 되고 싶어 했습니다. 몇 달씩 이어진 거절에도 목적을 달성했고 이후 얼마 되지 않아 2000년 1월 즈음에는 그 관계는 끝이 났습니다. 지옥이 시작된 것은 그때부터입니다. 추행이 시작된 것입니다. 시장의 추행은 손수 쓴 메모.. 더보기
미국 역사 최악의 입시 부정 사기, 진짜 가해자는...? <부정 입학 스캔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지난 2019년 3월 12일 미국 역대 최악의 입시 비리 스캔들이 적발되었다. 할리우드 유명 연예인은 물론 부유층과 사회지도층들이 다수 연류된 초대형 스캔들로, 그 중심엔 입시 코디네이터 '윌리엄 릭 싱어'가 있었다. 그는 본래 상담학 석사와 경영학 박사를 취득한 후 한 고등학교에서 스포츠 코치로 일했었다. 이후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 사업적 기질을 뽐내다가 2007년부터 '더 키'라는 회사를 세워 CEO로서 본격적으로 입시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2011년 무렵 본격적인 입시 비리가 시작되었는데, '더 키 월드와이드'라는 비영리 재단을 세운 게 발단이었다. 설립 취지는 '전 세계 소외된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였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다. 좋은 대학을 원하.. 더보기
예리하게 그려 낸, 가려진 진실의 파국 <빛과 철> [신작 영화 리뷰] 희주는 2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고려필터' 공장에서 다시 일을 시작한다. 오빠 내외가 근처에 살고 있지만 그녀는 기숙사에서 지내기로 한다. 과장으로 일하는 기원은 사장의 특별 지시에 따라 희주를 챙기려 한다. 마음을 다잡고 지내려는 희주 앞에 영남이 나타난다. 그녀는, 2년 전 희주의 남편이 사고를 내 혼수 상태가 된 사람의 부인이었다. 비록 희주의 남편은 죽었지만, 희주로선 그녀에게 한없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 둘이 같은 회사를 다니니, 희주는 더 이상 못 다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날 영남이 희주에게 아는 체를 한다. 희주는 도망가고 만다. 힘든 마음을 부여잡고 퇴근하는데, 어떤 여자 아이가 따라온다. 배를 부여잡고 주저앉길래 희주는 그녀를 집으로 데려온.. 더보기
역사에 길이 남을 연쇄 살인마 '요크셔 리퍼' 이야기의 기막힌 이면 <더 리퍼>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지난해 11월 13일 영국에서 소식이 날라왔다. 일명 '요크셔 리퍼'라고 불렸던 피터 서트클리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치료를 거부해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이미 심근경색과 당뇨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요크셔 리퍼는 영국 역사상 최악의 살인범으로 손꼽히며, 19세기 전설의 살인마 '잭 더 리퍼'에서 이름을 따올 정도의 악명을 떨쳤다. 1970년대 영국 북부의 웨스트요크셔, 한때 부유했던 그곳은 외부 산업의 유입으로 급속한 쇠퇴를 거듭해 몰락의 길을 가고 있었다. 그런 와중, 1975년 10월 끔찍한 범죄 사건이 일어난다. 28살의 이혼여성으로 네 아이를 키우고 있던 '윌마 매캔'이 불과 집에서 140m 떨어진 곳에서 살해당한 것이었다. .. 더보기
어느 부자 성범죄자의 빙퉁그러진 삶을 조명하다 <제프리 엡스타인: 괴물이 된 억만장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난해 2019년 8월 10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정센터에 수감 중이던 억만장자 금융인 제프리 엡스타인이 숨진 채 발견되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일이었는데, 그의 죄목이 자그마치 미성년자 인신매매였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10여 년 전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학대하고 미성년자를 매춘으로 고용한 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한마디로, '성범죄자'. 뉴욕시 검시관은 그의 죽음을 자살로 판명했으나, 엡스타인의 변호사들은 다양한 정황에 비추어 그의 죽음을 타살로 주장했다. 여기에 그가 죽기 하루 전에 일명 '엡스타인 문서'로 불리는 법원 문서를 미 연방 항소법원에서 공개하였기로서니, 엡스타인을 통해 미성년자 성매매를 중개받은 각계각층의 수많은 유명인사가 존재한다는 혐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