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썸네일형 리스트형 짊어지지도 짊어지지 않을 수도 없는 전쟁의 비극 <아베의 가족> [한국 대표 소설 읽기] "황량한 들판에 던져진 그 시든 나무들의 꿋꿋한 뿌리가 돼줄는지도 모를 우리의 형 아베의 행방을 찾는 일도 우선 그 무덤에서부터 시작할 생각이었다." 전상국의 소설 이 한국 분단 문학에서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60년이 넘도록 여전히 한반도에 깊이 아로새겨진 한국전쟁의 폭력성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분단의 비극을 능수능란하게 여과 없이 그리고 알아듣기 쉽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만으로도 충분한데 이 총체적 비극의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거기서 이 소설은 분단 문학을 넘어 한국 문학에서도 특별하게 되었다. 이 소설이 전하는 한국전쟁의 폭력성, 분단의 비극 그리고 비극 해결 모색을 들여다보자. 이를 들여다보는 건 한국전쟁을 이해하는 데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 한국 사회와 한국인.. 더보기 이보다 불편한 영화를 찾기 힘들다, 그러나 완벽하다 <마돈나> [리뷰] 2002년 으로 나의 독립 영화 사랑이 시작되었다. 2005년엔 이, 2008년엔 가, 2011년엔 이, 2013년엔 이, 2014년엔 이 즐거움을 주었다. 지극히 상업적인 '영화'라는 채널을 이용함에도,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려는 감독들이 있어 매년이 행복했다. 2015년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라는 작품이다. 기존에 보았던 독립 영화들과 결을 같이 하는, 잘 된 작품들의 전철을 따라가는 듯하지만 그럼에도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강렬한 작품이다. 단단한 내공이 엿보인다. 독립 영화를 거론할 때 빠짐 없이 리스트에 오를 영화이다. 위에서 거론한 영화들에는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 좋은 독립 영화들만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공통점들은 스포일러라고 할 수 없다. 끝.. 더보기 <용서 받지 못한 자> 우리 모두는 희생자, 가해자 그리고 용서받지 못한 자 [리뷰] 철없는 청소년기를 지나 청년이 된 남자에게 "군대를 갔다 와야지 철도 들고 정신차리지"라는 말은, 마냥 듣기 싫은 말이기 보다 일종의 기대심리가 적용되는 말이다. 말인즉슨, 누구나 군대라는 통과의례를 거치면 세상이 원하는 진정한 남자가 되어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엔 필수적으로 '변화'가 뒤따른다. 과연 어떤 변화일까.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한국 특유의 위계질서, 그 중심에 있는 남자들만의 위계질서. 군대를 가기 전의 '무질서'에서 군대를 다녀온 '질서'로의 변화가 이를 주도한다. 군대는 문신을 새기듯 질서를 몸에 체득시킨다. 이는 곧 한국 사회에서 진정한 남자가 되는 길인 것이다. 그리고 그 길에는 수많은 '용서 받지 못한 자'들이 존재한다. 영화 는 군대라는 소재를 .. 더보기 <연애 소설 읽는 노인> 피할 수 없는 피해자들끼리의 싸움 [지나간 책 다시읽기] 세계 문학을 논하게 되면, 주로 미국과 유럽을 언급하게 된다. 물론 수많은 좋은 작품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들이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그것을 이용해 세계의 문화를 흡수하고 분석해온 바,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작품들을 많이 써올 수 있었을 거라 생각된다. 어찌 되었든, 문학 또한 그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그런 논리를 탁월한 문학성과 특유의 지역성으로 타파한 나라가 있다. 바로 남미이다. 나라라고 표현한 이유는, 문학에 있어 거의 공통된 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는 문학을 넘어 문화 전반에 걸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환상적이고 기괴하기까지 한 배경과 분위기에, 남미의 지역적 특성과 역사를 반영하였다... 더보기 <가시꽃>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한 남자의 잔혹한 속죄 [리뷰] 독립영화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용서받을 수 없는 집단 성폭행에 가담했던 성공(남연우 분). 그는 고등학생 때에도,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어리숙하고 찌질하기까지 하다. 정황상 그는 주동자들의 폭력에 의해 집단 성폭행에 어쩔 수 없이 가담했지만, 실제 행동에 옮겼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그러지 않았을 거라 추측된다. 주인공인 성공이 분명 가해자이지만, 한편으로 피해자라는 걸 명확히 보여주는 첫 장면이다. 이 영화 의 주제와도 이어진다. 사건 이후 10년의 시간이 흘러, 성공은 의류공장에서 착실히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어리숙한 성격 때문에, 여러 가지 피해를 보곤 한다. 10년 전 성폭행 주동자 중 한 명인 친구와는 여전히 친하게 지내고 있다. 결정적으로 10년 전 사건에서.. 더보기 이전 1 ···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