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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삼국지 '외' 이야기를 다루다 <중국을 만들고 일본을 사로잡고 조선을 뒤흔든 책 이야기> [서평] '삼국지'는 나에게 특별하다. '책'이라는 존재를, 나아가 '이야기'라는 존재를 각인시켜 준 장본인이니까. 책이 나에게 특별해졌기에 삼국지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잊지 않고자 주기적으로 삼국지 콘텐츠를 접하려 한다. 장편으로, 축약본으로, 게임으로, 만화로, 영화로, 드라마로, 그리고 고사로. 이는 실제로 내가 삼국지를 접한 순서다. 고사가 가장 마지막인 이유는 이런저런 고사들이 삼국지에서 나온 거라는 사실을 늦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삼국지를 접하지 않을 수 없다. 이문열 평역 삼국지가 시작이었다. 1988년 출간되어 20여 년 간 2000여 만 권이 팔린 한국 출판 역사상 초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바로 그 책이다. 다름 아닌 '이문열 평역 삼국지'는 나에게 책 읽는 재미와 함께 중국.. 더보기
고양이와 도쿄의 알쏭달쏭 산책 이야기 <고양이 눈으로 산책> [서평] 동네에 고양이가 많은 편이에요. 하루에 한 번은 마주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고양이에게 관심이 딱히 없어서 보이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네요. 요즘엔 고양이랑 참새가 어찌나 귀여운지 눈에 띄기만 해도 웃음이 나요. 개와는 달리 차분한 몸짓으로 쳐다보는 그 눈빛은 저로 하여금 몸 둘 바를 모르게 만들어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가끔은 말을 거는 것 같아요. 안녕? 오늘도 수고했어. 고양이는 참으로 몸이 유연해요. 골목마다 그들만의 아지트가 있겠죠. 사람의 눈에 절대 띄지 않을 곳일 거예요. 능력이 되면 한 번 따라가 보고 싶어요. 얼마나 아늑하고 포근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지내는지. 아니면 데려와서 같이 지내고 싶어요. 대체적으로 똑똑하다는 고양이랑 지내는 건, '집사'라는 말까지 있는 걸 보면.. 더보기
아포칼립스 이후의 세계, 눈앞의 두려움에 총력을 기울일 뿐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 [리뷰] 정체를 알 수 없는 거인의 출현으로 파멸의 직전까지 직면한 인류. 가까스로 거인을 물리친 후 거인보다 훨씬 큰 높이의 50m 방벽을 아주 두텁게 쌓는다. 이후 100년 간 거인의 침공을 받지 않은 채 평화가 지속된다. 얼마나 더 오래 계속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10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계속 되어 왔기에 앞으로도 계속 될 거라는 믿음이 팽배해 있다. 하지만 두텁고 높은 방벽만 믿고 있을 수는 없기에, 방벽 밖은 거인 뿐이 없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곳이라는 걸 알면서도 조사병단을 꾸려 탐사한다. 결과는 처참할 때가 많다. 현존 인류 최고의 병사들로 꾸려진 이들이지만 거인에게 대항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초대형 거인이 출현한다. 기존의 거인에 대비해 만든 방벽을 훨씬 상회 하.. 더보기
죽음 사회 한 모퉁이를 책임지고 있는 이가 있어 든든하다 <심야식당> [리뷰] 신주쿠 뒷골목, 남들은 퇴근해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겨 잠자리에 들 때쯤인 12시에 문을 여는 곳이 있다. 이름하야 '심야식당'. 7시까지 문을 여는데 은근히 사람이 많다. 손님들이 원하는 메뉴는 뭐든 만들어주기 때문일까? 음식이 맛있기 때문일까? 이성이 잠들고 감성이 깨어나는 새벽녘 시간이기 때문일까? 안 가봐서 안 먹어봐서 알 순 없지만, 매력 하나는 철철 넘치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이런 식당이 있는 걸로 아닌데,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 술장사를 하지 않을까 싶다. 새벽에 집이 아닌 밖에 있으면 술밖에 찾을 게 더 있겠나. 요즘엔 24시간 하는 가게들도 많던데, 그런 곳에는 어떤 특별함을 느끼지 못하겠다. 반면 '심야식당'은 정확히 12시부터 7시까지 '음식'을 만들어준다. 언제나 사람이 있는.. 더보기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임진왜란으로 한반도가 동아시아의 요충지가 되었다? [서평] 임진왜란. 1592년(임진년)에 왜나라에서 난을 일으켜 조선을 쳐들어온 사건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자그마치 이후 7년 동안이나 계속되었고 명나라까지 출전한 국제적 전쟁인데, 왜 전쟁이 아니라 '난(란)' 이라 하는지? 일각에서는 7년 전쟁, 조일전쟁, 임진전쟁 등으로 부르고 있지만, 통상적으로 임진왜란이라 한다. 이는 그 당시 조선의 왜에 대한 생각에 다름 아니다. 16세기 말 조선은 왜가 침략해 올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성일이 어쩌고 황윤길이 어쩌고 해도, 국가적으로 왜 쪽의 해양은 거의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이는 비단 당시의 상황 만은 아니었다. 오래전부터 왜는 한반도 세력에게 한 단계 낮은 세력이었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실제로도 그랬고 말이다. 삼국 시대 때 백제에서.. 더보기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 당대 최고의 탐미주의 문학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조우하다 [서평] 참으로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그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항상 뛰어다닌다. 걸어다니는 건 열정이 없는 것이고 무능한 것이며 '반역'에 가까운 것이다. 이 시대에서 변화 그리고 빠름이란 진리이자 지상 최대 목표가 되었다. "따라올테면 따라와봐"라며 '빠름, 빠름, 빠름'을 외치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으니까. 그런 와중에 '느림'을 말하고 '옛 것'을 입에 올리면 지리멸렬한 보수주의자 딱지를 맞기 십상이다. 무능력한 사람이 되는 건 당연지사이다. 지식인이라면 응당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발맞춰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옛 것이나 전통을 말하고 있나니 한심해 보일 만하다. (정은문고)에서 보여.. 더보기
<조선, 1894년 여름> 100여 년 전 보잘 것 없던 우리나라... 지금은? [지나간 책 다시읽기] 19세기 중반, 조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한마디로 말해 세상물정 모르는 청맹과니에 지나지 않았다. 개방이든 패쇄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아마 당시의 기득권층들은 이와 같은 세상물정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백성들의 눈과 귀를 막고 싶었을 뿐. (책과함께)를 통해 120년 전 조선으로 가보자. 우리나라의 시선이 아닌 외부인, 서양의 시선이다. 책의 저자는 오스트리아인이다. 부제도 그에 걸맞게 '오스트리아인 헤세 바르텍의 여행기'이다. 저자는 위대하거나 유명한 사람이라도 될까? 글쎄, 작가이자 여행가라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그가 조선을 다녀가서 이 책을 내기 전까지는 조선에 관한 책들은 직.. 더보기
<내 가족의 역사> 파격적인 시도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서평] 주말에 아내의 말을 듣고 골동품 시장을 산책하는 한 남자. 마음에 드는 책이 있어 흥정을 하고 있던 도중, 근처에서 상인과 손님이 시비가 붙는다. 상인은 '애국주의의 국보'라는 물건을 너 따위에게 팔 수 없다며 소리를 치고 있었다. 시비가 일단락 나고 그 물건에 흥미를 보이는 남자. 상인에게로 가 물으니 그 물건은 일본과 청나라가 싸우는 그림이라고 한다. 급격히 관심을 갖는 남자. 컬러이고 20~30폭을 하나로 합쳐 놓았다는 그 그림을 보기 위해 상인을 따라 후미진 곳으로 따라 나선다. 그 그림의 제목은 . 1894년에 그려진 것으로 '청일 전쟁'이 배경이다. 상인은 그림의 값으로 최소 2만 위안(약 360만 원) 이상을 부른다. 남자는 그따위 것이 그리 비쌀 이유가 있냐며 따지지만, 상인은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