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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선

"아름다움 없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니?"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 [신작 영화 리뷰] 에브 베르네는 아버지 작고 후 15년 간 장미정원을 운영하는 원예사이다. 명성과 실력은 프랑스 최고의 속하지만, 날이 갈수록 장미가 팔리지 않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돈이 없어서 직원을 늘릴 수도 없고 장미 콩쿠르에선 제대로 된 부스도 차릴 수 없다. 여러 모로 힘든 와중에도 장미를 향한 관심과 사랑은 변치 않은 베르네 부인이다. 그녀에게 업계의 대기업 라마르젤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데,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소규모 정원들을 사들이며 온갖 희귀 장미 품종들을 독점해 장미 콩쿠르에서 8년 연속으로 황금장미상을 거머쥐었다. 그녀에게도 어김없이 유혹의 손길을 던지지만 아직까지는 버티고 있다. 그렇게 망해 가는 게 확실한 정원을 위해 하나뿐인 직원 베라가 아이디어를 내 신규 직원들을 채용한.. 더보기
학교에 내던져진 아이들의 이야기 <플레이그라운드> [신작 영화 리뷰] 일곱 살 노라는 막 입학한 낯선 학교가 두렵기만 하다. 입학 첫날 아빠의 손을 떼기가 무섭고, 오빠 아벨이 함께 입학해 종종 볼 수 있다고 해도 울음이 멈추지 않는다. 선생님이 돌아가며 이름을 말해 보라고 해도 잘 대답하지 않는다. 체조, 수영 등 체육 시간도 무섭다. 점심 때는 오빠한테 가서 밥을 같이 먹으려고도 한다. 그녀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라는 것이다. 어느새 학교에서 웃고 있는 노라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가는 모양새다. 그런데 오빠를 보러 가니 누군가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처음엔 선생님이 와서 말렸고 두 번째엔 선생님한테 가서 말했더니 와서 말렸다. 그런데 세 번째엔 선생님한테 가서 말해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괴롭힘이 끝나고 아벨은 동생에게 .. 더보기
나이 50에 다시 한 번 최고의 자리로 <제니퍼 로페즈>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제니퍼 로페즈, 1969년생으로 어느덧 쉰을 넘겼다. 그럼에도 여전히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중인데, 만 쉰 살이 되었던 2019년에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주연도 맡아 인생 최고의 연기를 펼치며 북미 1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린 것도 모자라 2020 슈퍼볼 하프타임쇼 퍼포머로 선정되어 샤키라와 함께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하기도 했다. 그때쯤 제니퍼 로페즈를 위시한 여러 50대 여성을 한데 묶어 '50대 우먼 파워'라는 식으로 기사가 나온 걸 본 적이 있다. 거기엔 제니퍼 로페즈뿐만 아니라 케이트 블란쳇, 제니퍼 애니스톤, 르네 젤위거, 머라이어 캐리, 나오미 캠밸 등 전설이 되어 가는 스타들이 함께 소개되었다. 그중에서도 선두주자는 단연 제니퍼 로페즈일 터, 그녀는 소.. 더보기
안드로이드 양이 떠난 후 남겨진 인간들의 애처로움 <애프터 양> [신작 영화 리뷰] 여기 네 명으로 이뤄진 가족이 있다. 차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제이크, 회사 중역으로 바쁘게 일하는 키라, 입양한 딸 미카, 그리고 안드로이드 양. 백인과 흑인이 만나 중국계 딸을 입양하곤 딸에게 중국 문화와 언어를 알려주고자 중국인 안드로이드 양을 사온 것이다. 미카는 양을 친오빠처럼 따랐고 제이크와 키라로선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양이 돌연 작동을 멈춘다. 양이 그렇게 되자 미카는 학교도 가지 않는다고 떼를 쓴다. 그만큼 충격을 받은 것이리라. 제이크와 키라는 양을 고치기 위해 이곳저곳을 수소문한다. 하지만 코어가 고장나 다시는 기동을 할 수 없다는 말만 들을 뿐이다. 그러던 중 수리공 러스를 통해 누군가를 소개받는다. 사실상 양을 고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일 .. 더보기
니콜라스 케이지 N차 전성기를 열어젖히다! <미친 능력> [신작 영화 리뷰] 이렇게 빨리, 니콜라스 케이지의 영화를 보고 리뷰까지 쓰게 될 줄은 몰랐다. 불과 지난 2월, 그의 진면목을 오랜만에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 를 만났으니 말이다. 그것도 모자라, 6월 29일에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두 주연작 과 가 동시에 개봉하기까지 했으니 그야말로 니콜라스 케이지의 제3의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힌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왜 제3의 전성기라고 하는고 하니, 니콜라스 케이지는 1990년대 중반 등을 쉴 새 없이 히트시키며 전성기를 보내다가 주춤했지만 2000년대 중반 시리즈를 비롯 등을 쏠쏠히 흥행시키며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다시 주춤했다. 예전의 명성은 오간데 없고 비주류 마이너 영화들에 모습을 드러내며 한물 간 배우 취급을 받던.. 더보기
한때 뿌리내렸던 그곳이 사라질 때 <봉명주공> [신작 영화 리뷰] 1973년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반포주공아파트'라는 한국 최초의 주공아파트 대단지를 지은 후 전국적으로 주공아파트가 무수히 지어졌다. 고로 1980년대까지 지어진 주공아파트를 '1세대 주공아파트'라고 명명할 수 있겠는데, 서울을 비롯해 여전히 전국적으로 상당히 남아 있다.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봉명주공' 1, 2단지도 전국의 수많은 주공아파트 중 하나로, 각각 1983년과 1985년에 지어져 4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2022년 6월 현재 1단지는 철거가 완료되어 '청주 SK뷰 자이'로 재건축될 예정이고 2단지는 재건축 계획만 잡혀 있는 상태다. 사라져 갈 운명의 아파트, 아파트를 터전으로 살아온 이들의 운명은 어디를 향할까. 다.. 더보기
백인으로 성공해 백인으로 추락한 애버크롬비의 흥망 <화이트 핫>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3년 10월 31일, '애버크롬비&피치(이하, '애버크롬비')'가 서울 청담동에 매장을 오픈하면서 한국에 정식으로 상륙했다. 애버크롬비는 일찍이 '우리는 백인을 위한 옷을 만든다, 아시아나 아프리카 지역에는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미국 내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고육지책으로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용이하지 않았는지 몇 년 되지 않아 철수해 버렸다. 애버크롬비가 한국에 정식으로 상륙하기 전부터도 그 명성을 익히 들어왔다. 역사가 오래 되기도 했거니와 1990~2000년대까지만 해도 애버크롬비는 미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이자 전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끈 '쿨함'의 대명사였기 때문이다. 옷을 입는다기보다 이미지를 입는다고 하는 게 맞다 싶을 .. 더보기
제2차 세계대전 향방을 결정 짓는 작전의 막전막후 <민스미트 작전> [신작 영화 리뷰] 제2차 세계대전이 현대 인류의 많은 걸 뒤바꿔 버린 만큼 여전히 우리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해마다 거르지 않고 나오는 영화로도 그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제2차 대전을 다룬 영화는 그동안 수없이 많이 나온 바, 이제는 조금씩 추세가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무슨 말인고 하면, 전투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딛히는 이야기가 아닌 현장 밖에서 또는 현장을 둘러싸고 이뤄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이를 테면 최악의 오폭 비극을 다룬 , 뮌헨 회담의 막전막후를 다룬 , 제2차 대전의 잊혀진 전투인 '스헬더강 전투'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 제2차 대전 아닌 제1차 대전 당시 수많은 이들을 구하기 위해 죽음의 여정을 떠난 졸병의 이야기를 다룬 등이 대표적이다. 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