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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선

여자로서의 주체적인 삶 vs 황후로서의 객체적인 삶 <코르사주> [신작 영화 리뷰] 유럽 역사를 대표하는 최대 가문으로 유럽을 세계사의 중심으로 이끈 합스부르크 가문은 모습을 드러낸 지가 1000년여 되었다. 그러던 중 1500년대에 최전성기를 지나 합스부르크 제국을 세워 20세기 초까지 400여 년간 이어오는 바, 유럽을 넘어 세계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당사자다. 공식적인 명칭은 아닌 합스부르크 제국은 1800년대 초 ‘오스트리아 제국’이었다가 1867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으로 거듭났다. 그 사이 정국은 오스트리아 제국 제3대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가 이끌었는데, 곧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제1대 황제이기도 하다. 헝가리 왕국의 왕으로 즉위하기도 했다. 이보다 더 복잡할 수 없을 것 같은데, 프란츠 요제프 1세의 황후 ‘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 더보기
'제프리 엡스타인 미성년자 성범죄'의 기획 총괄 <길레인 맥스웰>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미국의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금융가이자 역대 최악의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중 2019년 8월 10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변호인들은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고 주장했으나, 생존자(피해자)들의 질타에서 벗어나려는 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생존자들로서는 엡스타인이 자살로 자신을 옥죄는 상황으로부터 도피했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후 엡스타인 사건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 이름 '길레인 맥스웰'은 언제 체포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FBI의 추적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행방이 오리무중이었다는 점인데, 끈질긴 추적 끝에 제프리 엡스타인 자살 11개월 후인 2020년 7월 초 미국 북동부 뉴햄프셔 산장에서 붙잡혔.. 더보기
천재 감독, 연기 거장, 월드스타가 만나면? <크레이지 컴페티션> [신작 영화 리뷰] 부와 성공을 이룬 거대 기업 회장 움베르토 수아레즈, 80세 생일을 맞아 스스로에게 특별한 선물을 선사하고 싶다. 뭔가를 남겨 다르게 기억되고 싶다는 욕구에, 그의 이름을 딴 다리와 그가 직접 제작한 영화를 만들고자 한다. 다리는 그냥 만들면 되는데, 영화를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것도 자타공인 최고의 영화를 말이다. 움베르토는 읽지도 않은 노벨문학상 수상작 의 판권을 큰돈 들여 구입해선,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 롤라 쿠에바스 감독을 데려온다. 그녀는 모든 면에서 서로 다른 두 형제의 신화적인 비극적 서사를 그린 원작을 고유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천재인 동시에 괴짜로 유명한 롤라는 두 형제를 완벽하게 맡아 줄 배우를 고른다. 배우들의 스승으로 불리는 연극.. 더보기
사라질 이름을 복원한 위대하고 위험한 거짓말 <페르시아어 수업> [신작 영화 리뷰]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프랑스, 젊은 남성 유대인 질은 트럭 뒷칸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다. 옆 남자가 페르시아어로 된 책을 줄 테니 샌드위치를 주라고 한다. 그렇게 페르시아어 책을 챙긴 질은 처형장에서 모두가 총살당하는 와중에 자신은 유대인이 아니라 페르시아인이라고 하여 살아난다. 천우신조로 수용소의 친위대 대위 중대장 코흐가 페르시아어를 배우고자 페르시아인을 찾는다고 했다. 코흐 대위 앞으로 끌려가는 질, 그는 자신을 레자 준이라고 속이고는 그 자리에서 가짜 페르시아어를 만들어 낸다. 코흐는 반신반의하지만 질은 순발력 있게 대처해 살아나 주방에서 일하며 배식하고 일과 후에 시간을 내 코흐에게 가짜 페르시아어를 가르치기로 한다. 매일 4개씩 단어를 가르쳐서 전쟁이 .. 더보기
'누가 유령인지'를 끝까지 밀고 나갔으면 하는 아쉬움 <유령> [신작 영화 리뷰] 이해영 감독은 2006년 로 화려하게 상업영화 연출 데뷔에 성공했다. 청룡, 백상에서 각본상을 수상하고 류덕환 배우는 청룡, 대종에서 신인남우상을 거머쥐며 일약 유망주 타이틀을 얻었다. 연출 데뷔 전에 등의 각본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는데, 연출 데뷔 후 모든 작품의 각본도 책임지고 있는 이해영 감독이다. 이후 두 작품에서 실패하고 2018년작 중국 영화 리메이크 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이해영 감독은 5년 후 이번엔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을 들고 왔다. 이번에도 액션 스릴러 느와르 장르로 설경구, 박해수, 이하늬, 박소담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1933년 일제강점기 한복판의 경성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점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한편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하는데, 식상하지 않게 .. 더보기
청춘 그리고 돈과 계급에 관한 처연한 자화상 <그 겨울, 나는> [신작 영화 리뷰] 전문대를 졸업하고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공시생 경학과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 혜진은 몰래 동거 중이다. 정확히 말해 경학이 혜진의 집에 얹혀 산다. 둘은 언젠가 다가올 좋은 날을 위해 서로 보듬어 주니, 보기가 좋다. 청춘이라는 인생의 봄을 만끽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한순간에 상황이 역변한다. 경학의 엄마가 경학의 이름으로 2천만 원을 대출받곤 종적을 감춰 버린 것이다. 아빠는 갚을 능력이 없고 친척을 찾아가 봐도 돈이 없다고 한다. 꼼짝없이 경학이 갚아야 할 상황, 결국 그는 경찰공무원 준비를 유예하고 배달일을 하며 돈을 벌기로 한다. 한편 혜진은 원하던 관광공사에 떨어지고 중소기업에 들어간다. 처음엔 단순 노동도 해야 했지만 곧 훌륭하게 발표도 하면서 인.. 더보기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 빌런일 수 있다” [기획] 인생 빌런이 봤으면 하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장장 17 시즌 동안 계속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 , 평균 이하로 외면 받는 외모의 30대 미혼 여성 ‘이영애’가 고군분투 써 내려가는 인생사를 그렸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 사회에서 성공하는 것도 주요 과제겠지만, 연애 아닌 결혼에 골인하는 게 지상 과제다. 작품에는 영애씨뿐만 아니라 수많은 주변 인물이 나와 이야기를 풍성하게 한다. 영애씨의 가족이 큰 한 축을 형성하고 영애씨의 회사 동료들이 또 다른 큰 축을 형성한다. 그런데 그들이 영애씨를 대하는 걸 보면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빌런‘이라고 할 만하다. 외모와 성격 지적은 물론이고 사생활까지 속속들이 참견한다. 강하게 반발하지만 착하고 약한 심성의 영애씨다... 더보기
파인 다이닝 셰프의 완벽하고 섬뜩한 계획이란? <더 메뉴> [신작 영화 리뷰] 미국 캘리포니아 호손, 외딴 섬의 특별한 레스토랑에 12명의 손님이 초대 받는다. 초대는 받았지만 공짜는 아니고 1인당 거금 1250달러를 들여야 한다. 돈만 있다고 아무나 갈 수 없기에 초대 받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들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고 진귀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보게 될까? 젊은 커플 타일러와 마고는 오늘 처음 만났지만, 그래서 마고는 예정에 없던 예약자이지만, 외딴 섬으로 향한다. 외딴 섬엔 깔끔하기 이를 데 없는 레스토랑이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 들어서는 손님 일행, 마고는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받은 듯 배가 떠날 때와 레스토랑 문이 닫힐 때 뒤를 돌아본다. 레스토랑 안은 크지 않지만, 홀의 바깥쪽으로 바다가 보이는 통창이 있어서 탁 트인 맛이 있다. 반면 홀의 안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