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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타협 없는 올곧고 올바른 신념이 생생한 곳이면 어디든! <킹덤 오브 헤븐> [오래된 리뷰] 할리우드를 넘어 세계 영화사에 남을 만한 굵직한 영화들을 족히 수십 년간 찍어온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05년작 이 15년 만에 '디렉터스 컷'으로 돌아왔다. 전 세계 최초 개봉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수많은 영화팬의 질타를 받아온 극장판을 뒤로 하고 '제대로된' 판본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극장판과 감독판이 완전히 다른 영화라고 하는 와중에, 반드시 감독판을 볼 것을 추천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라면, 20편이 넘는 연출작 중에 본 것보다 안 본 걸 찾는 게 빠를 텐데 유독 을 볼 생각이 없었다. 아무래도 정식으로 개봉한 극장판에 대한 후기가 너무나도 좋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와중에, 늦게나마 정식 개봉한 감독판을 볼 수 있어서 감동까지 받았다. 단순한 서사 액션 대작.. 더보기
금융사기극 실화로 메시지와 재미를 잡다 <블랙머니> [오래된 리뷰] 정지영, 75세의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는 노장 감독으로 1970년대 영화계에 발을 들여 1982년 장편 연출 데뷔를 했다. 80년대에 꾸준히 각본·연출작을 내놓았지만 큰 빛을 보지 못하다가 90년대가 시작하는 해에 으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성공한다. 그의 제1 페르소나 안성기가 주연을 맡고 또 다른 페르소나 최민수가 주연급으로 활약한다. 이후 1994년까지 세 작품을 내놓는데, 가 그것들이다. 그의 또 다른 페르소나 이경영을 비롯 안성기와 최민수 등이 출연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에 내놓은 두 편의 영화로 그는 충무로를 떠난다. 은 백상예술대상과 대종상에서 감독상을 받았을 만큼 연출력을 인정받았지만, 흥행에선 실패한다. 는 괴작 판명을 받고 흥행과 비평 양면에.. 더보기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의 한마디, "사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 <미안해요, 리키> [오래된 리뷰] 건설 현장을 전전하며 안 해 본 일 없이 온갖 일을 다 한 리키, 이제는 혼자 일하면서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어 택배 일을 택한다. 면접 담당자이자 지점장으로 보이는 이가 말하길, "고용되는 게 아니라 합류하는 거예요, 우릴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일하는 겁니다"라고 한다. 리키는 한껏 부푼 마음으로 일을 시작한다. 문제는 택배 물량을 실을 수 있을 만큼 큰 밴 차량이 필요하는 것인데, 회사에서 빌리기엔 날마다 드는 돈이 너무 많아 살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계약금이 없으니 아내 애비의 차를 팔아야 한다. 애비는 간병인으로 일하는데 하루에도 몇 군데를 돌며 차비를 직접 조달하고 있다. 안 그래도 힘들고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더 힘들어질 것 같다. 남편 리키의 택배 사업이 번.. 더보기
내 삶을 바꿔 왔고 앞으로도 바꿀 거대 서사시 <삼국지: 극장판> [오래된 리뷰] 드라마 '삼국지'를 모르는 이 없겠지만, '삼국지'를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한 이 많지 않을 것이다. 삼국지가 너무 유명한 탓에 수없이 많은 콘텐츠로 재탄생되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다양한 경로로 삼국지를 접해 왔던 바, TV만화, 만화책 게임, 소설, 영화, 드라마까지 끝이 없다. 그중 처음부터 끝까지 접한 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대부분의 콘텐츠가 삼국지 전체가 아닌 일부를 다루기에 한계가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또 접한 삼국지는, 실제 역사에 기반한 3세기 진수의 역사서 가 아닌 14세기 나관중의 역사소설 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하여,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과도하게 드라마틱한 캐릭터와 사건 진행 양상을 보인다... 더보기
나치 독일 핵심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암살 작전 막전막후 <철의 심장을 가진 남자> [오래된 리뷰] 제2차 세계대전의 핵심 나치 전범, 히틀러를 비롯해 괴벨스, 괴링, 힘러, 헤스, 카이텔, 하이드리히, 보어만, 항케, 아이히만, 칼텐브루너, 뮐러 등 이름을 아는 이만 나열해도 일일이 세기 힘들 정도이다. 당연히 그들을 향한 암살 시도 또한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성공률은 한없이 0%로 수렴된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도 있듯, 완벽한 계획과 실행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했던 것이다. 와중에 제2차 세계대전 유일의 핵심 나치 암살을 성공시킨 적이 있다.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로, 국제형사경찰기구(현재의 인터폴) 6대 총재이자 국가보안본부 초대 본부장이자 게슈타포 2대 국장으로 있던 그가 1941년 보헤미아-모라바 보호령 즉 체코의 2대 총독으로 부임해서는 이듬해 암살 작.. 더보기
1969년 할리우드를 보듬는 절묘한 팩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오래된 리뷰] 쿠엔틴 타란티노를 어떤 식으로 소개하든 식상할 게 뻔하다. B급 감성 투철한 오마주 범벅이지만 대중 친화적인 요소 다분한 영화를 내놓는 감독. 폭력성, 희화성 강한 주제와 영화적 구성 완벽한 각본으로 평론가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감독. 그의 영화는 배경지식 없이도 충분히 재밌지만, 배경지식이 있는 만큼 재미가 끝없이 상승하는 매력이 있다.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작년 여름께 그는 10번째 영화로 연출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이후 곧 영화 한 편을 내놓았으니, 앞으로 딱 한 편만 남은 셈이다. 은퇴 선언이라는 게 그동안의 무수한 선례들을 돌아볼 때 크게 와닿지만은 않지만, 아직까진 번복하지 않았다. 타란티노 감독의 성향 상 번복하지 않고 그대로 밀고 나갈 것도 같다. 50대 한창 .. 더보기
35여 년 전 그때 그 시절의 청춘영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오래된 리뷰] 최근 들어 한국 청춘영화의 계보는 끊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춘영화라 하면 당대 유행하는 최신의 트렌드와 긴밀히 마찰하는 바, 작금의 청춘이 설 자리를 잃었기로서니 주요 소비층에서 떨어져 나갔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만들 때 청춘을 타겟으로 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실정인 것이다. 생명력이 꺼지는 사회... 하여 청춘영화를 향한 그리움이 어느 때보다 커지는 중이다. 한국 청춘영화는 장장 1960년대까지 올라가 1970년대 '하이틴영화'로 불리며 주류를 형성한 바 있다. 그러다가 한국 청춘영화의 '전범'이라고 할 만한 이 영화가 1987년에 나온다. 본보기가 될 만한 모범이자 전형적인 규범이 되어 버린 영화, 이다. 당대 최고의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 중이었던 강수.. 더보기
힘과 힐링의 원천, 음식에의 행복 방정식 <남극의 쉐프> [오래된 리뷰] '음식 영화'라는 장르가 명확히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만들어져 우리를 찾아온다. 그중에 '일본' 음식 영화가 특히 자주 만들어지기도 하고 장르화되어 있기도 하다. 등의 영화들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이다.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힐링'을 표방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른바 '일본 음식 힐링 영화'를 떠올릴 때 낄 만한 영화 한 편이 더 있으니, 가 그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실제 남극 관측 대원으로 조리를 담당했었던 니시무라 준의 에세이 "재미있는 남극 요리인"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집밥이 성행하고 있는 요즘 보고 힐링받기에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보다 자세히 후술하겠지만, 북극과 달리 남극은 아무것도 살 수 없는 곳으로 온갖 관측이 필요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