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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위플래쉬> 최고의 영화, 그러나 그 이면에 흐르는 황당한 교육 방식은...? [리뷰] 천재와 폭군의 만남. 천재는 아직 자신이 천재인 줄 모르고, 폭군은 그의 재능이 진짜인 걸 안다. 천재는 최고가 되기 위해 폭군의 가혹한 채찍질을 맞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폭군은 역시 그의 재능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해 모질고 가혹한 채찍질을 선사한다. 이들에게는 재능이 밑받침 되는 노력, 한계를 가볍게 넘어서는 열정,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릴 정도의 광기만 필요할 뿐이다. 하지만 천재는 자신이 천재인 줄 모르기 때문에 어느 순간 한계에 직면한다. 자신의 재능에 대해, 그리고 폭군의 가혹한 채찍질에 대해. 무엇보다 그 모멸감 가득한 채찍질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최고가 되기 전에 내 자신이 파괴될 것 같은 기분이다. 폭군 앞에서는 천재는 커녕 인간쓰레기에 불과하다. 반면 폭군은 천재를 위해 이.. 더보기
<버드맨> 다양한 인간군상들, 그 안에서 현대인을 보다 [리뷰] 1980년대 가장 핫한 흥행 대작인 (1989년)으로 주가를 올린 배우 '마이클 키튼'. 그는 1992년 에도 출연해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에도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배우 생활을 이어갔지만, 사람들 머리에 각인된 어마어마한 영화는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명배우라고 하기에는 뭔가 좀 모자라고 그렇다고 조연급 배우는 아닌, 어정쩡한 배우로 20년 세월을 살아왔다. 영화 은 그런 그의 영화배우 인생사를 거의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옮겨 놓은 것 같다. 하면 전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듯한데, 영화에서도 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엄청난 인기를 구사했던 영화이다. 그리고 그 은 1992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는데, 마이클 키튼이 실제로 1992년 로 하늘을 날 정도의 인기를 구사하.. 더보기
<이미테이션 게임>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내다 [리뷰] 천재에 대한 영화를 몇몇 알고 있다. 등. 앞의 두 영화는 수학 천재, 뒤의 두 영화는 음악 천재를 다룬다. 느낌은 다르다. 이 영화들을 보면 수학 천재는 사람들에게 환멸의 시선을 받는 반면, 음악 천재는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는다. 이 두 종류의 천재 영화를 비교하면 수학 천재를 다룬 영화에 더 애착이 간다. 수학을 천재적으로 잘 하는 사람이 일반인에게 찬사를 받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일단 그는 '다른 사람', 나아가 '틀린 사람' 취급을 받기 때문에 경외의 시선보다는 환멸의 시선을 받는다. 정신병자 같이 바라볼 때도 있다. 수학에 관해서는 다른 차원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언제 어느 때나 같은 것 같다. 그래서 천재들 자신도 자신이 단지 이상한 사람이.. 더보기
<나이트 크롤러> 자극적이라면 모든 게 용서 되는 세계에 일침! [리뷰] "방금 들어온 속보를 전해드립니다.""저희 방송국에서 단독으로 입수한 영상을 전해드립니다." 뉴스를 시청하다 보면 종종 들을 수 있는 한 마디이다. 속보와 단독. 속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얻고자 하는 것일 테고, 단독은 방송국 입장에서 얻고자 하는 것일 테다. 그런데 방금 일어난 사건·사고에 대한 속보는 도대체 어떻게 얻을 수 있는 것일까? 거기에 단독 보도라면? 방송국에 사람이 아무리 많다 한들 전국 곳곳에 퍼져 있을 순 없을 텐데 말이다. 속보로 들어온 영상을 보면 심하게 흔들리면서 핵심적인 장면만 보여줄 뿐 현장의 전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때가 있다. 그야말로 급조한 느낌인 것이다. 이런 영상을 볼 때면 방송국의 전문 카메라맨이 아닌 아마추어가 찍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요즘 논.. 더보기
<강남 1970> 폭력과 욕망이 도사리고 있는 그곳, 강남 [리뷰] 유하 감독의 거리는 극히 양면적인 면모가 있다. 연인들에게는 팔짱을 끼고 함께 같은 곳을 보며 걸을 수 있는 공간이다. 앞이 탁 뜨인 거리는 걷는 것으로도 힐링이 되곤 한다. 갈 곳을 정해두지 않고 정처 없이 걷는 거리는 낭만적이다.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 쬐는 주말 오후의 거리를 느낌이란 형용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준다. 과연 그러기만 할까? 거리에는 무표정으로 오로지 앞만 보고 걷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누가 쫓아오는 양 빠른 걸음으로. 그럴 때 거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냥 목적지까지 가는 길에 불과하다. 한편 거리는 '무법', '야생'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아무도 없는 으슥한 뒷골목 거리는 누구의 손으로도 통제할 수 없는 세계가 존재한다. 거리에서 태어나 거리에서 자란 이들에게 거리는 .. 더보기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물 흘러 가듯 거스를 수 없는 것'에 순응하는 위대함 [리뷰] 여배우는 어디서든 특별한 존재이다. 특별하게 취급을 받는다. 자신도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이들이 그녀를 우러러본다. 젊음과 아름다움의 특권을 가장 완벽하게 소화할 줄 안다. 남자 배우를 '남배우'라고 칭하지 않지만, 여자 배우는 '여배우'라고 칭하지 않는가? 젊고 예쁜 여배우에게 주연은 당연한 거다. 그녀에게 조연을 맡긴다는 건 한 물 갔다는 증표이다. 한 물 갔다는 건 나이가 들어서 아름다움이 퇴색되었다는 뜻이다. 예를 들자면, 지금 엄마, 시어머니, 할머니, 옆집 아줌마, 보모 등의 조연급으로 자주 얼굴을 비추는 중년 여배우 대부분이 소싯적에는 당대 최고의 여배우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단지 나이에 밀려서 미모에 밀려서 스포트라이트를 넘긴 것이다. 사실 수많은 주연 여배우들은 나.. 더보기
<이별까지 7일> '국제시장'을 보셨다면 이 영화도 꼭 보시길 [리뷰] 가족 영화. 온 가족이 둘러 앉아 같이 웃고 즐길 수 있는 가족용 영화와는 거리가 멀다. 말 그대로 가족에 대한 영화인데, 요즘 나오는 가족 영화는 대체적으로 우울하다. 거의 언제나 해체 위기에 놓인 가족을 그린다. 아니면 이미 해체된 가족이 어떻게 다시 제자리를 찾는 지를 그린다. 여하튼 '가족 영화'라고 지칭되는 장르는 웬만해선 가족들끼리 둘러 앉아 웃고 즐길 수 없다. 가족은 다른 말로 식구라 하는데, 식구는 한 집에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끼니를 경제와 같은 말로 치환했을 때 한 경제권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가족은 '돈'이 없으면 지속될 수 없는 경제공동체와 같다. 그럴 때 가족 중 누군가 큰 병에 걸리면 파국에 이르기 쉽다. 해체된 가.. 더보기
<5일의 마중> 페르소나 '공리'와 함께 돌아온 '장예모' 감독의 신작 [리뷰] 공리의 데뷔작이기도 한 1988년 으로 데뷔한 장예모 감독. 그는 이후 중국 영화사에서 5세대라 칭하는 감독군의 중심에 서게 된다. 5세대는 기본적으로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였지만, 엄격한 검열 때문에 은유와 상징으로 표현하곤 했다. 한편 중국 전통의 '민족의식'을 신비롭게 포장하여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로 하여금 이국적인 정서를 풍부하게 느낄 수 있게 하였다. 그는 이후 1990년대를 완전히 석권한다. 1991년에 나온 을 시작으로, 5개의 작품이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을 탄 것이다. 이미 1988년 데뷔작 으로 베를린 영화제를 제패했던 그다. 거장은 2000년대 들어서 중국형 블록버스터로 눈을 돌린다. 2002년의 , 2004년의 , 2006년의 까지. 2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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