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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가족이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 <라우더 댄 밤즈> [리뷰] 투철한 종군 사진 작가 이자벨, 그녀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3년이다. 남편 진은 그녀의 3주기에 맞춰 기념 전시를 열기로 한다. 어린 나이에 교수가 되어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은 큰아들 조나가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아버지 진과 작은 아들 콘래드가 함께 사는 집, 어색하기 짝이 없다. 어색하기보다 서먹하고, 서먹하기보다 반목이 존재한다. 이자벨이 죽기 전에도 그랬을까, 이자벨이 죽고 나서일까. 한편, 이자벨의 동료였던 리차드는 이자벨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죽음의 비밀을 밝히겠다고 말한다. 그게 도리에 맞거니와 이자벨도 그걸 원했을 거라면서. 조나는 알고 있지만 콘래드는 아직 모르는 그 비밀을, 진은 말하고자 하고 조나는 안 된다고 못을 박는다. 그 와중에 조나는 엄마에 대한 진짜 비.. 더보기
조금 떨어지지만 발전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고생> [리뷰] 한국영화아카데미, 일명 'KAFA'는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 교육기관으로 2009년을 시작으로 매년 기획전을 연다. 장편영화제작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를 선보이는 자리로, 일종의 졸업 작품 전시회라고 할 수도 있겠다. 우린 은근히 이 기획전에 선보인 영화들을 많이 봐왔다. 작년에는 홍석재 감독이 SNS 마녀사냥을 소재로 한 를 선보였다. 한국 다양성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안국진 감독이 를 선보였다. 이 영화는 한국 독립영화계에 큰 족적을 남기며, 흥행과 비평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주연배우 이정현은 이 영화로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2011년에는 윤성현 감독이 이라는 한국영화계에 길이남을 명작을 남기며 그해 신인감독상을 휩쓸었다. 20.. 더보기
만점에 가까운 평점을 부여하고 싶은 애니메이션 <쿠보와 전설의 악기> [리뷰] 작품 퀄리티와 흥행이 항상 비례하진 않는다. 외려 퀄리티가 좋은 만큼 흥행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대중적인 면모를 저멀리 두곤 하기 때문이다. 흥행으로 옳고 그름이 판가름나는 상업 시장에서 봤을 땐 참으로 안타까운 광경이다. 그 대표격이 여기에 있다. 2005년 미국에서 탄생한 '라이카 스튜디오'. 단 세 편의 영화로 '스톱모션'의 강자로 발돋움했다. 그중 첫 번째 작품인 은 작품 그 자체로서도 빛을 발해, 절대적인 지지와 찬사를 받았다. '스톱모션'은 프레임마다 촬영 대상의 움직임에 미세한 변화를 주어 촬영한 다음 그 이미지들을 연속으로 재생하는 방식으로, 사람이나 동물 또는 기계 등에 센서를 달아 대상의 움직임 정보를 인식해 영상에 재현하는 방식인 '모션캡쳐' 방.. 더보기
'천재' 라마누잔과 '그를 알아준' 하디 교수의 특별한 관계 이야기 <무한대를 본 남자> [리뷰] 천재에 관한 영화를 꽤 봐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에 관한 영화이고, 주기적으로 다시 보는 , 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천재 영화이다. 재작년과 작년과 올해에도 천재 영화를 봤는데 가 그것이다. 역시 모두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했다. 2016년이 저무는 지금, 또 하나의 천재 영화가 나왔다. 인도가 낳은 세계적인 천재 수학자 '라마누잔'의 삶을 옮긴 . 라마누잔의 천재성을 알아준 '하디 교수'도 빼놓을 수 없다. 라마누잔은 다름 아닌 영국에 의해 점령당한 식민지 인도 출신인 것이다. 반면 하디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 교수이자 왕립학회 회원이고. 정녕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둘은 라마누잔과 하디였지만, 누군가에겐 '식민지 유색인종'과.. 더보기
멀어지고, 다가오고, 그 모든 것들이 인생의 정수 <다가오는 것들> [리뷰] 30대 남자로서 50대의 여자를 알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어떤 패턴으로, 어떤 생각으로, 어떤 신념으로 살아가는지 알 수 없다. 그래도 어머니 나이대이기에 의외로 궁금해지는 건 사실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앞으로 다가올 것들에도 똑같이 대응하며 살아갈까, 지금까지는 이렇게 살아왔으니 앞으로는 떠나보내며 멀어지는 삶을 살아갈까. 대부분은 다가오는 것들에도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무던히 대응하며 살지 않을까. 프랑스 영화 은 50대에 접어들어 이룰 것을 다 이루고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 한 여성의 일생을 그녀의 일상을 통해 들여다본다. 고등학교 철학 교사이자 작가라는 안정된 직업의 외적인 면과,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본 후에 받게 되는 충격 아닌 충격들이 은근히 긴장감 있게, 심심치 않게 진행된다. .. 더보기
비쥬얼 쇼크와 적재적소의 묘미, 그리고 베네딕트 컴버배치, <닥터 스트레인지>를 살리다 [리뷰] 몇 년 전에 이미 개봉일이 잡혀 체계적으로 사전 마케팅을 해오며 기대감을 한층 부풀어 올렸던 영화 가 대망의 막을 올렸다. 가 포문을 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 3'의 두 번째 타자로, 2016년 마지막 영화이기도 하다. MCU의 14번째 영화이기도 한 바, 현재 22번째까지 예정되어 있는 MCU의 주요 연결고리이자 새로운 세계관의 시작이기도 하다. 즉, '멀티 버스'의 시작이다. 어벤져스와는 다른 차원의 적에 대항하는 이들이 주를 이룬다. 그들은 현실에서 온 '마법사'다. 그렇다는 건 누구나 마법을 배울 수 있다는 말이 되는데, 영화는 거기까지 제대로 설명해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대신, 아이들이라면 정녕 넋을 놓고 황홀하게 바라볼 장면들을 선사한다. 이 영화의 키.. 더보기
숨도 쉴 수 없게 만드는, 혼돈의 도가니 <맨 인 더 다크> [리뷰] 본 지 열흘은 된 것 같은데, 아직도 생각만 하면 숨이 막힌다. 공포영화를 엔간히 봐왔던 사람으로, 말 그대로 '숨 막히는' 공포를 체험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는 걸 잘 안다. 공포영화는 웬만하면 깜짝깜짝 놀라며 소름 돋기 바쁘다. 때론 구역질이 나기도 할 거다. 의 '깜짝' 박수소리는 지금도 생생하다. 를 보고난 후 느꼈던 구역질도 여전히 생생하다. 영화 는 여러 모로 다른 차원의 영화다. 공포영화답게 상대적으로 짧은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건 비슷하지만, 피해자가 공포의 대상이 되고 가해자가 당하는 입장에 처한다. 또한 공포의 대상, 즉 가해를 하려는 피해자가 '장님'이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곳은 다름 아닌 그 장님의 집이다. 숨도 쉴 수 없게 만드는 눈.. 더보기
정교하지 못한 기교로 '아름다운 잔혹함'을 표현한다면? <네온 데몬> [리뷰] 예술성이 가미된 콘텐츠를 평할 때 전문가들이 '기교가 전부'라는 말을 하며 혹평을 주곤 한다. 엔간히 출중한 능력을 믿고 기본을 제대로 연마하지 않은 채 기교를 부리는 데에 따른 것이다. 일반인이 보기엔 괜찮다고 할지 모른다. 현란하고 화려하고 멋있어 보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머지 않아 밑천이 드러나고 말 것이다. 영화는 은근히 긴 호흡으로 진행되기에 기교가 어쩌고 저쩌고 하기가 쉽지 않다. 노래처럼 한 번에 판단하기가 힘들다. 그런 만큼 영화에 대고 기교를 말하는 건, 대상이 되는 그 영화가 얼마나 기교에 힘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시종 일관 기교를 보여주려 애썼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다코타 패닝'의 동생 '엘르 패닝' 주연의 이 그런 경우다. 강렬하게 시작한 영화는 시종 일관 현란한 기교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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