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12

고흐라는 인간의 내면과 고흐가 바라보는 자연의 세계 <고흐, 영원의 문에서> [모모 큐레이터'S PICK] 줄리안 슈나벨 감독, 미술 학도들에겐 유명한 미술가로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세간에선 미국 신표현주의 운동을 이끌며 앤디 워홀과 바스키아 더불어 미국 현대미술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가 중 한 명으로 칭송받는다. 즉, 전 세계 미술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미술가라는 얘기다. 그건 그가 감독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다. 1996년 로 영화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이후 20년 넘게 4편의 극작품만을 내놓았다. 하나같이 '좋은' 작품이었음은 분명한대, 로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대상을 수상했고 그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로 칸영화제 감독상과 골든글로브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이후 연출한 두 작품도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더보기
35년 전 프랑스에서 일어난 미제 납치살인 사건의 전말 <누가 어린 그레고리를 죽였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1984년 10월 16일 프랑스의 작은 마을 보주, 4살짜리 남자 아이 그레고리 빌맹이 납치·살인당해 볼로뉴강에 버려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발견된 당시 그레고리는 손과 발이 밧줄로 묶인 채 저항 없는 평온한 모양새를 띄고 있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하고 강력한 용의자로 '까마귀'를 지목한다. 까마귀는 그레고리 살인 사건이 있기 전부터 빌맹 부부를 괴롭힌 괴한이었다. 그는 1981년부터 장난 전화, 익명의 편지를 보냈다. 익명의 가면 뒤에 숨은 까마귀의 행각은 매우 대범했다. 무엇보다 빌맹 부부와 가족들을 매우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수사의 초점은 빌맹의 지인과 가족을 향한다. 유일한 단서라고 할 수 있는 까마귀의 편지 필체를 대조하며 색출한 결과 빌맹의 친척 중 한 명.. 더보기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의 만남, 그리고 이야기들 <두 교황>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브라질 출신의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은 2000년대를 화려한 경력으로 수놓았다. 2002년 역대급의 범죄스릴러 을 선보인 이후 등으로 평단의 환호를 받았다. 특히 은 미국 아닌 브라질 범죄 이야기를 스토리, 스타일, 이미지의 완벽한 삼박자를 갖추어 그려내어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많은 이들에게 '인생작'으로 남아 있을 테다. 2010년대 들어선 연출 자체를 자주 하지 않았다. 특히 후반기에는 전무하다가 2020년대로 들어서기 직전 한 작품을 들고온다. 앞서 서술한 그의 세 작품 모두 유명 소설이 원작이었는데, 이 작품 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다. 각본으로 유명한 앤서니 매카튼이 각본을 담당해 품격을 높였다. 2019년 등과 함께 넷플릭스 오리지널 회심의 한 방이기도 한 은, .. 더보기
스페인이 인기 있는 이유, 스페인을 알아야 하는 이유 [편집자가 독자에게] 2014년이었던 것 같아요. 시리즈 두 번째로 '스페인편'이 선보였죠. 이후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동안 스페인이 나오지 않다가 2018년부터 블루칩으로 급부상합니다. 를 시작으로, 까지 2018~19년을 관통합니다. 특히 와 은 최고 시청률 10%가 넘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죠. 스페인을 향한 관심이 이리도 집중된 건 어떤 이유일까요. 열정과 태양과 다채로움으로 대변되는 전형적인 스페인의 매력도 큰 몫을 차지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스페인은 세계 최고의 관광대국으로 유명하니까요. 압축된 힘이 언제든 폭발해도 이상할 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게 전부일까요? 좀 더 들여다보니 매력뿐 아니라 '힘'이 작용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 책 (유노북스)은 그런 의문에 이은 확신에서 비롯된 기.. 더보기
아프리카 사회 비판적 여성 서사를 접하다 <애틀란틱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9년 제72회 칸 영화제는 또 하나의 신기원을 이룩하며 역사에 길이남을 이슈를 남겼다. 잘 알려진 여러 이야기들이 많겠지만, 가 단연 최고의 화제로 남지 않을까 싶다. 이 작품은 세네갈 출신 프랑스 영화인 마티 디옵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 역사상 최초로 아프리카계 여성 감독이 경쟁부분에 진출하고 심사위원대상(황금종려상에 이은 2등상에 해당하는 그랑프리)을 수상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아프리카'가 아닌 '여성' 감독인데, 아프리카계 남성 감독의 칸 영화제 진출은 일찍이 1987년 술레이만 시세의 이라는 작품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칸 영화제로선 비록 보여주기 식일지 모르나 뒤늦게나마 세계적인 기류를 따르며 진보적인 사상의 최일선이라는 점을 다시 한 .. 더보기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을 뿐인 스트립 댄서들의 합당한 범죄 행각 <허슬러> [신작 리뷰] 제니퍼 로페즈라는 사람을 잘 모른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히스패닉계 스타 중 한 명으로, 영화계와 음악계와 사업계에서 모두 정점에 올랐던 적이 있는 전천후 능력자라는 정도밖에는. 특히 영화에서는 애니메이션 목소리가 아니면 그녀를 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워낙 영화 보는 눈도 없었거니와 연기를 잘 못했으니까 말이다. 기억에 남는 게 20년이 넘은 정도일까? 그런 그녀가 지난해 로 죽지 않은 흥행파워를 선보이며 다시금 부활의 날갯짓을 시전하고는, 올해 라는 작품으로 본인 커리어 최초의 북미 1억 달러 돌파의 역사를 쓰는 동시에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수많은 영화들로 골든라즈베리 시상식 단골손님이었던 그녀가 자그만치 골든글러브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것이다. 도대체 어떤 영화이기.. 더보기
춥디 추운 바람을 이겨내는 여성들의 연대 <영하의 바람> [신작 리뷰] 12세 소녀 영하, 엄마 은숙이 집에 새 남자를 들이며 버림 받아 친아빠한테로 보내진다. 하지만 친아빠가 은숙의 돈을 빼돌려 도망가 버리자 영하는 다시 한 번 버려진다. 오갈 데 없어진 영하는 영하로 떨어진 겨울의 모진 추위 속에서 하염없이 떨며,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영하는 태어난 죄밖에 없다. 15세 소녀 영하, 엄마 은숙과 결혼하진 않은 새아빠 영진과 함께 산다. 그녀에겐 오랜 절친이자 외가 사촌 미진이 있다. 하지만, 뚱뚱해서일까 미진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평범한 학교 생활을 보내는 영하는 학교 밖에서는 미진과 잘 지내고 학교 안에서는 멀리서나마 미진을 챙긴다. 어느 날, 미진의 유일한 보호자였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다. 그러며 미.. 더보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나름의 해답을 찾고자 한다 <내 몸이 사라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지난 5월 개최된 제72회 칸 영화제는 많은 화제를 뿌렸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이 한국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유례 없이 국내에서 많이 회자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엘르 패닝은 약관 20살이 막 넘은 나이에 역대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었으며 프랑스 애니메이션 는 역대 최초로 비평가주간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가 하면, 는 일본 히로시마, 캐나다 오타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와 더불어 국제애니메이션협회가 공인한 세계 4대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군림하는 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장편부문 안시 크리스탈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장편부문에 3개 섹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할 때 속된 말로 싹쓸이 수준인 것이다. 작품 퀄리티는 보장된 셈. 2019년..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