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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과의례

중국 청춘 영화가 보여 주는 청소년 범죄의 일면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 [신작 영화 리뷰] 3년 전 엄마를 잃은 후, 자허와 아빠의 삶을 피폐해졌다. 과거 한때 레슬링 선수였던 아빠는 도축장에서 받은 고기를 나르며 연명하고 있고, 열네 살 생일이 코앞인 자허는 학교에서 고기 냄새가 난다며 따돌림을 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어떤 소년을 보게 되는데 낯이 익었다. 자허는 그가 3년 전 엄마를 살해한 소년 유레이라는 걸 직감한다. 유레이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하는 모양으로 곧잘 친구들이랑 어울려 술도 마시고 PC방도 가는 것 같다. 자허는 이후 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그런데, 그는 3년이 아니라 4년 형을 선고받았더랬다. 집이 잘 산다더니 일찍 나온 것인가. 들어 보니, 소년원에도 가지 않고 학교와 다름없는 교정시설에서 편안하게 지내다가 왔다고 한다. 뒤늦게나마 소.. 더보기
40대 네 친구의 녹록치 않은 삶, '그래도 괜찮아' <클래스메이트 마이너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7년 대만 최고의 영화로 명성을 드높인 ,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도 얼굴을 비췄는데 큰 관심을 얻진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대만 현지에선 가히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제54회 금마장에서 5개 부문을 석권한 바 있다. 황 신 야오 감독의 데뷔작이었는데 말이다. 그런가 하면 토론토영화제를 비롯해 전 세계 수많은 영화제에서 얼굴을 비췄다.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인 황 감독은 에서 직접 영화 속으로 뛰어들어 내레이션을 맡아 '전지적 작가(감독) 시점' 혹은 '1인칭 관찰자적 시점'의 특이하고도 특별한 연출 스타일을 선보인 바 있는데, 두 번째 영화 에서도 이어간다. 이 영화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지난 2월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되었다. 최근 연이어 소.. 더보기
공감 있게 그려낸 십 대의 처참한 통과의례 <소녀가 소녀에게> [신작 영화 리뷰] 여고생 미유리, 몇몇 동급생들에게 심한 괴롭힘을 당해 칼로 손목을 그어 죽으려 한다. 그 순간 손목 위에 나타난 누에, 미유리는 깨달은 게 있는지 자살시도를 중단하고 누에에게로 관심을 돌린다. 그녀는 누에에게 츠무기라는 이름을 붙여 함께 한다. 하지만, 그녀의 유일한 친구 츠무기는 그녀를 괴롭히는 이들에 의해 버림 받는다. 다시 혼자가 된 미유리 앞에 묘령의 소녀가 나타난다. 다음 날 학교, 학생 한 명이 전학왔는데 전날 미유리를 도와준 소녀였다. 이름도 신기하게 토미타 츠무기, 미유리가 누에에게 붙여준 이름이었다. 또다시 괴롭힘을 당하곤 화장실에서 자살시도를 하려다가 나온 미유리는, 복도의 누에 실을 따라 간다. 다다른 곳에서 츠무기가 칼로 손목을 그더니 누에 실을 뽑는 게 아닌가... 더보기
세상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 그리고 제대한 나 <아기와 나> [리뷰] 군대 전역을 앞두고 말년 휴가를 나온 도일, 엄마와 아내가 될 순영과 이제 갓 세상에 나온 아기 예준이 있는 집으로 향한다. 고아 출신인 순영이 엄마와 모녀지간처럼 지내는 건 좋은데, 합세해서 날라오는 잔소리는 듣기 힘들다. 도일은 결혼도 해야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하는 가장인 것이다. 엄마와 순영이 일을 나간 사이 예준이가 아파 병원에 갔다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예준이의 혈액형이 자신과 순영 사이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일은 이 사실을 순영에게 차마 얘기하지 못하지만, 운은 뗀다. 다음날 갑자기 순영이 사라졌다. 전화도 안 되는 건 물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까지 모른댄다. 아는 사람들한테 부탁을 해 예준이를 하루이틀씩 맡기고 도일은 순영을 찾아 삼만리를 감행.. 더보기
고마워요 김경호, 고마워요 오쿠다 히데오 <시골에서 로큰롤> [서평] 학창 시절, 겉으로는 한없이 조용해 보였던 나는 속으로는 사실 굉장히 시끄러운 사람이었다. 시험 때 반짝 공부를 해서 점수가 곧잘 나오곤 했는데, 그게 다 우리 '김경호' 형님 덕분이었다. 누구보다 시끄러운 내면을 간직한 나였기에, 시험 공부도 시끄러운 환경에서만 가능했다. 심지어 오락실에서도 시험 공부를 했던 적이 있다. 완벽한 소음 안에서만 완벽한 고요를 느낄 수 있었던 걸까. 지금은 많이 무뎌졌다. 중학생 때부터 대학생 때까지 시험 공부를 할 때면 어김 없이 김경호 형님을 찾았다. 그의 노래가 아니면 절대 시험 공부를 할 수 없었다. 설령 했다고 해도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 그의 노래는 10여년 간 내 시험의 수호신이었다. 시끄러운 음악이나 김경호나 생각나는 건 '록'이다. 물론 '시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