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으로 책하다

일기로 읽는 히스토리: KBS 토요명화 컴퓨터는 커녕 DVD도 없던 시절, 비디오 테이프 빌려보는 것도 사치였던 그 시절에는 매주 토요일 밤이 영화보는 날이었다. 대표적으로 KBS , MBC . 오늘은 어느 채널에서 재미있는 영화가 할까? 주말에는 부모님과 같은 방에서 자기 위해 이불을 깔고 누워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그렇게 '안방 영화'는 온 가족을 한 방에 모이게 하는 매개체이자,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폭발하던 시기에 이를 해소해줄 거의 유일한 세상과의 다리였다. KBS 는 1980년 말에 시작해 2007년까지 28년 간 장수한 프로그램이다. 2005년 후반 들어 새벽 시간대로 옮겨지면서 하락세를 탔다. 솔직히 말하면, 2000년대 이후에는 거의 챙겨보지 않았던 것 같다. 영화는 컴퓨터를 통해 언제든 찾아서 볼 수 있었고, 또 의 동시간.. 더보기
<더 기타리스트> 기타리스트에 대한 모든 걸 알려줄 단 한 권의 책 [서평] 손재주 많은 삼촌이 통기타를 치는 걸 어릴 때 본 기억이 난다. 코드를 잡기 위해 여기저기를 만지작 거리시더니 이내 멋지게 한 소절 뽑으셨다. 연주가 시작되자, 삼촌은 더 이상 내가 알던 삼촌이 아니었다. 적어도 그때만큼은 '기타리스트'가 되어 있었다. 굉장히 멋있었고, 사람 자체가 달리 보였다. 그렇게 나에게 기타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악기가 아닌, 기타리스트가 연주해야만 의미있는 악기로 남았다. 우리집에는 일렉트릭 기타와 증폭기, 스피커가 구비되어 있다. 몇 년 전에 동생이 구입했던 것인데, 지금은 먼지에 쌓여 방 한구석에 놓여 있다. 일렉트릭 기타는 비주택가의 지하실에서 방음장치를 해놓지 않은 이상, 쉽게 연주될 수 없는 비운의 악기이다. 하지만 분명 기타는 오늘날 가장 많이 보급되어 .. 더보기
서울도서관, 국민도서관이 되었을까? [서울도서관 개관 1주년에 부쳐] * 서울도서관은 작년 2012년 10월 26일 개관하였습니다. 당시 국민도서관이 될 것으로 생각되며, 많은 기대를 받았었는데요. 지금 어떻게 포지셔닝 되었을 지 궁긍합니다. 기회가 되면 리뷰를 올릴 생각입니다. 이번엔, 1년 전 에 송고했던 기사를 여기에 옮겨봅니다. 많은 양해 바랍니다. 올해 초부터 작은 도서관 운동이 다시 시작되었다. 작년 2011년 말쯤, '작은 도서관 진흥법'이 통과되었고, 발맞춰 사립 도서관 확산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진행중이다. 1990년대 초 작은 도서관 운동이 전국적으로 시행되어 많은 도서관이 생겨났다. 전국의 도서관 4백곳이 회원으로 가입해있는 작은도서관협의회가 14일 오전 11시반 국립중앙도서관 대강당에서 제1회 전국대회 및 임시총회와 세.. 더보기
<카뮈-그르니에 서한집> 불통 시대에 소통의 정수를 접하다 [서평] '문학'이라 함은 언어로 표현되는 모든 예술 및 작품을 일컫는다. 산문·소설·시·희곡 등을 비롯해 일기·수필·편지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소품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문학을 하고, 문학을 보고, 문학을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화하고 싶어서 일 것이다. 즉, '소통'하기 위해서다. 내가 지은 얘기를 들려주고 싶고, 남의 얘기를 듣고 싶은 것. 작가가 아닌 일반인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문학이 있다. 앞서 언급했던 일기·수필·편지 같은 개인적인 소품들이다. 그 중에서도 '편지'는 소통에 많은 기여를 한다. 일반적으로, 일방적인 편지는 존재하기 힘드니까. 누가 답변도 없는 편지를 쓰고 싶어 하겠는가? 여기 한낱 편지를 위대한 문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사람들을 몇 사람 추려봤다(이들의 편지가 위대한 이유가.. 더보기
파스칼의 <팡세>를 통한 자유로운 사유(思惟)의 장-7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인간이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한 줄기 갈대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생각하는 갈대이고 우주가 그를 죽이기 위해서는 한번 뿜은 증기, 한 방울의 물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주가 그를 박살낸다 해도 인간은 고귀하다. 인간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사유(思惟)로 이루어져 있다. '생각하는 것' 그것은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원리이다. 그러니 올바르게 사유하도록 힘쓰자. 단, 올바름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것, 생각하기에 있어 높고 낮음은 없다는 것을 알아두자. 파스칼의 아포리즘은 계속된다. 자유로운 공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 1. 아이들은 그들의 친구가 존경받는 것을 보고 놀란다. 2. 몸의 양식은 조금씩 조금씩. 양식은 .. 더보기
내맘대로 신작 수다-1310 넷째주 [신간 책 수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진실2013년 10월, 268쪽, 13000원, 유시민 지음, 돌베개 펴냄 유시민과 돌베개 출판사의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에 부터 시작해 2002년에는 , 2007년 , 2009년 , 2010년 , 2011년 . 하나같이 당대 베스트셀러인 동시에 논란에 중심에 있으면서, 그 힘을 잃지 않고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들이 다시 만나 논란에 중심에 돌직구를 날리는 책을 출간했다. . 대선 직전에 벌어졌던 'NLL 포기' (허위) 폭로로 시작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대한 일련의 사건들. 사실 너무나 꼬이고 꼬여서 생각하기도 싫은 문제이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생각할 수도 생각하기도 싫은 문제가 되어 버렸다. 이.. 더보기
<만화로 보는 하워드 진의 미국사> 전쟁으로 얼룩진 미국의 진짜 역사 [서평] 나에게 있어 미국은 몇 가지 유명한 사건들로 이미지화되어 있다. 아직 머리가 크지 않았을 때 미국은 '세계 평화의 수호자'였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시작으로 히틀러에 의해 유린된 유럽을 복원시켰고 원자폭탄으로 일본을 파멸시켜,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행한 나라. 또한 타국임에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에 출전하여 공산주의를 저지시키려 한 나라. 그리고 걸프전을 통해 독재자 사담 후세인과 그의 악랄한 나라인 이라크에 엄청난 타격을 입힌 나라. 미국은 고마운 나라이자, 믿음직한 나라이자, 세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나라였다. 2001년 9월 11일, 세계 평화 수호자인 미국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대형 사건이 발발한다. 미국 측의 주장에 따르면, 이슬람 테러단체가 민간 항공.. 더보기
<지금 동아시아를 읽는다> '반미친북 좌파' 찾기, 너무 쉽죠? [서평] 한승동 기자의 왜 우리나라가 아니고 동아시아인가? (한승동 지음, 마음산책 펴냄)를 처음 접하고 든 느낌은 약간 이해가 안가는 제목이었다. 부제는 '보수의 시대를 가로지르는 생각'이었는데, 추측으로 진보적 색채가 강한 책이겠구나 싶었다. 저자부터 찾아보았다. 의 한승동 기자님이었다. 지난해에 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을 때, 이분의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이 쓰인 100여 년 전의 상황이 지금 우리의 상황과 닮았다는 논조의 글이었다. 상당히 수긍이 가는 글이었던 기억이 들어, 읽기 전에 이 책에도 믿음이 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아닌 동아시아라는 타이틀에 수긍이 간다. 외세의 침략뿐만 아니라 외세에 엄청난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이기에, 우리나라를 읽는 건 곧 동아시아를 읽는 것과 같은 의미일 것..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