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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책하다

<박하사탕> 격동의 시대가 낳은 슬픈 몬스터 [리뷰] 이창동 감독의 1999년 어느 봄날,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한 남자가 야유회 중인 일행들에게 걸어간다. 알고보니, 그 남자는 동창 야유회에 온 것이다. 그러나 그는 초대받지 못했다. 아무도 그가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지 못했으니까. 그는 갑자기 깽판 수준의 노래와 춤으로 분위기를 망치려 한다. 그리고 갑자기 물 속으로 뛰어들더니 고성을 지르는 것이다.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윽고 남자는 철길 위에 올라가 고성을 지르기에 이른다. 역시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때 나타난 기차. 점점 다가온다. 남자는 물러날 기색이 없다. 그제야 동창들은 하나 둘 그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남자는 한국 영화에 길이 남을 명대사를 외친다. "나 돌아갈래!" 그에게는 어떤.. 더보기
파스칼의 <팡세>를 통한 자유로운 사유(思惟)의 장-9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인간이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한 줄기 갈대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생각하는 갈대이고 우주가 그를 죽이기 위해서는 한번 뿜은 증기, 한 방울의 물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주가 그를 박살낸다 해도 인간은 고귀하다. 인간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사유(思惟)로 이루어져 있다. '생각하는 것' 그것은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원리이다. 그러니 올바르게 사유하도록 힘쓰자. 단, 올바름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것, 생각하기에 있어 높고 낮음은 없다는 것을 알아두자. 파스칼의 아포리즘은 계속된다. 자유로운 공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 1. 인간의 헛됨을 완전히 알고 싶은 사람은 사랑의 원인과 결과를 살펴보기만 하면 된다. 그 원인은.. 더보기
추억의 영화들 재개봉 열풍, 언제까지? 복고 열풍이 영화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6일에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1998년)이 재개봉되었는데요. 1만 명 이상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어서 14일에는 아놀드 슈왈제네거 주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1991년)이 색보정과 디지털 작업을 통해 '리마스터링판'으로 재개봉되었죠. 또한 11월 21일에는 박찬욱 감독의 (2003년)가 10주년 기념으로 10년 전 개봉한 날에 맞추어 재개봉한다고 합니다. 곽경택 감독이 로 복귀한 게 굉장히 뻘쭘해지는 상황이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20일에는 뤽 베송 감독의 (1997년)가, 28일에는 왕가위 감독의 (1994년), (2000년)이 재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 열거하기에도 벅차지만, 최대한 유명한 영화로 열거해보도록.. 더보기
<금서의 역사> 금지조치 당한 책들의 모든 것 [서평] 시간을 거슬러 중국 진나라 시황제 때로 가보자. 당시 진나라는 상앙과 한비자 등의 법가를 국가 통치 체제의 주된 전략으로 받아들여 우민 정책과 함께 법에 의한 획일적인 사회 통제를 실시하였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중국 대륙에 뿌리내려져 온 유가 학문과 사상은 이 체제를 비판하였다. 중앙집권적 군현제를 반대하고 봉건제 부활을 주장한 것이다. 이에 진나라의 승상 이사는 정부가 시행하려는 정치를 비판하는 일체의 사적인 학문의 기반을 무너뜨리기 위해 관련된 모든 책을 불태우게 하였다. 만약 관련 서적을 소장하고도 신고하지 아니한 자에게 벌을 내리는 것은 물론이었다. 또한 불로장생약을 구한다는 방사가 많은 재물을 사취하는 시황제의 부덕을 비난하며 도망을 치자, 시황제는 유생들 수백명을 체포하여 매장해버리.. 더보기
<명상록>이 전해주는 메시지, 자기 자신에게 전하는 메시지-12 로마제국 16대 황제이자 '5현세 시대'의 마지막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그는 위대한 통치자이자 뛰어난 군인으로, 수많은 전쟁과 반란에서 승리하여 내정을 다졌다. 또한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이기도 했는데, 그의 사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책이 바로 이다. 원제인 'Ta eis heauton'은 '자기 자신에게 전하는'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앞으로 계속될 '이 전해주는 메시지, 자기 자신에게 전하는 메시지' 기대해 주시길. ' 1. 악은 무엇인가? 당신이 자주 보고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은 자주 보아 온 일임을 잊지 말라. 천상천하 어디를 보아도 동일한 것이 있을 뿐이다. 이 동일한 것이 고대와 중세와 현대의 역사를 가득 채우고 있고 현재의 도시들과 집들도 가득 채우고 있다. 새.. 더보기
ISBN(국제표준도서번호)란 무엇일까요? 딱히 책을 즐겨보시지 않으시더라도 'ISBN'은 아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물건을 사든 포장지에 그 물건의 정체를 알려주는 '바코드'가 있기 마련인데요. ISBN은 도서의 정체를 알려주는 바코드라 할 수 있겠습니다. ISBN은 국제표준도서번호란 뜻으로 '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의 줄임말입니다. 정확한 정의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방법에 의해,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각종 도서에 부여하는 고유한 식별기호'이죠. 1960~70년대 출판량의 급증과 컴퓨터의 발달로 그 필요성이 대두되었다고 하네요.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13자리] ISBN의 번호는 하나하나가 전부 의미가 있습니다. 위 그림과 보며 설명드리죠. 먼저 현재 시행되고 있는 ISBN은 13자리로 이루어.. 더보기
<정신의 진보를 위하여> '경제민주화' 대신 '정신민주화'를 원합니다 [서평] 지난 해 10월 28일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북 페스티벌을 찾은 당시 안철수 대선후보는 이날 두 권의 책을 집어들었다. 달라이 라마·스테판 에셀의 대담집 와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의 김두식 교수가 쓴 였다. 인류의 진보를 위하여 물질이 아닌 정신을 강조하는 책과 인권 문제를 다루는 책을 고른 안 후보의 안목이 자못 탁월해 보였다. 자칫 쇼맨십으로 비칠 수 있는 행사에서 이 시대의 중요한 화두를 정확히 집어냈다. 특히 '달라이 라마'와 '스테판 에셀'이라는 두 거목이 만나 정신의 진보에 대해 대담을 나눈 를 선택한 것은 경제만 부르짖는 작금의 대선 진행 과정에서 일말의 빛을 본 듯했다. 시대를 대표하는 거목들의 만남은 여럿 목격되어 왔다. 김대중·김영삼이나 안철수·문재인의 만남과 같은 .. 더보기
파스칼의 <팡세>를 통한 자유로운 사유(思惟)의 장-8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인간이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한 줄기 갈대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생각하는 갈대이고 우주가 그를 죽이기 위해서는 한번 뿜은 증기, 한 방울의 물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주가 그를 박살낸다 해도 인간은 고귀하다. 인간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사유(思惟)로 이루어져 있다. '생각하는 것' 그것은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원리이다. 그러니 올바르게 사유하도록 힘쓰자. 단, 올바름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것, 생각하기에 있어 높고 낮음은 없다는 것을 알아두자. 파스칼의 아포리즘은 계속된다. 자유로운 공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 1. 철학자들. 자기 자신을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으로부터 신에게로 가라고 외치는 것은 참으로 희한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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