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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책하다

'세계 책의 날' 4월 23일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통칭 '세계 책의 날')이다. 영국과 스페인을 넘어 세계적인 대문호인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죽은 날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오늘따라 책이 읽기 싫어지는 것일까 생각해본다.(딱히 개인적인 사정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아니면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때문도 아닌 듯하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세계 책의 날'을 만들어 책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조금이나마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하지만 정부의 통계치, 우려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고 굳이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다. 이런 체면치레 기념일이 왠지 그들을 매도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시기에 맞춰 각종 행사 및 이벤트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계속 보고.. 더보기
그 자리에 당신이 있었다면...어땠을까? [서평] 9명의 청년들이 일본항공의 국내선 여객기 '요도호'를 납치하여 북한으로 망명한 '요도호 사건', 31명 중 12명이 다른 19명에게 살해당한 '연합적군 숙청 사건', 5명의 청년들이 3만 5천 명과 대치하면서 경찰 두 명과 민간인 한 명을 죽인 인질극 '아사마 산장 사건', 그리고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서 3명이 무차별 총기 난사로 26명을 죽이고 80명에게 부상을 입힌 '텔아비브 공항 습격 사건' 이 일련의 사건들은 1970년에서 1972년 사이에 연이어 일어났고, 그 주체는 일본 '적군파'의 20대 젊은이들이었다. 희대의 사건들을 대하고 나서 이를 사회병리학적으로 해석하는 걸 즐기는(?) 지금 사람들은 이 사건들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희대의 미치광이 살인마들이 벌인 사건으로 치부해 .. 더보기
'혁명전사'가 된 소년, 여기 있습니다 [오래된 리뷰] 영화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아시아 다음으로 큰 대륙이자 세계 최고의 자원의 보고다. 이를 알았던 서구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일찍이 아프리카 전 대륙을 케잌 자르듯 분할 통치했다. 20세기 들어서 사실상 모든 나라가 독립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몇몇 나라들은 내전에 휩싸였다. 소말리아·수단·콩고·에티오피아·시에라리온 등... 차라리 내전이 일어나지 않는 나라를 찾는 게 쉬울 정도다. 그 중에서도 시에라리온 내전은 애초의 '독재체제'에 반대하는 혁명연합전선(RUF)과 정부군의 전쟁이 점차 '다이아몬드 광산'의 이권을 차지하는 전쟁으로 변해갔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민간인들의 사망은 물론이고,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끌려가 고통을 받았다. 소년들은 잔인한 소년병이 되고, 어른 .. 더보기
음모가 난무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법을 알려 드립니다 [서평] 움베르토 에코의 "사람들은 무엇이든 믿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게 인간의 주된 특성이죠" 움베르토 에코의 (열린책들)에 나오는 말이다. 귀가 얇은 사람들한테만 통용되는 말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위의 말을 한 사람은 그럴싸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서, 그 정보를 팔아먹고 사는 인물로 그려진다. 믿건 믿지 않건 각자의 자유지만, 듣는 순간 이미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오랜 세월 각인되어 온 거짓허구는 어느 순간 사실로 바뀌어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곤 한다. 이런 음모의 사슬 위에서 군림하는 자들은 누구이며, 그들은 왜 음모를 만들고 유포시키는 것일까. 크게 두 가지가 있지 않을까 싶다. 하나는 어떤 대상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기 위한 공작이다. 지금도 .. 더보기
루쉰의 <외침> 중에서 "하지만 몇 사람만이라도 깨어난다면, 쇠로 된 방을 부수고 나올 수 있다는 희망이 절대로 없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열린책들' - 더보기
죽음으로 가는 길에 웃음 꽃이 피어날 줄은 몰랐다 [리뷰] 마지막 길을 떠나는 사람들을 배웅하는 여행가이드 영화는 전도유망한 첼리스트 다이고가 속한 악단이 해체되면서 시작된다. 백수가 된 다이고는 일자리를 찾아보던 중 파격적인 조건의 여행가이드 구인 광고를 보고 면접을 보게 된다. 면접은 단번에 합격! 그러나 그가 하게 된 일은 일반적인 여행가이드가 아니었다. 인생의 마지막 길을 떠나는 사람들을 배웅하는 여행가이드, 즉 '전문 납관사'였던 것이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다이고였지만, 먹고 살아야 했기에 일단 납관 일에 착수한다. 하지만 매일 같이 죽음을 마주한다는 건 누구나 에게도 쉽지 않은 일. 방황하는 다이고이지만, 사장이자 베테랑 납관사인 이쿠에이의 정성스럽고 진실된 납관의식을 참관하고 설명할 수 없는 깊은 감동을 받는다. 그도 비로소 삶과 죽음을 이.. 더보기
새로운 세상을 위해... '60년대'를 주목하라 [서평] 작년 말에 치러졌던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옛날 사람들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었다. 박근혜 당선인에게는 '박정희'라는 이름이, 문재인 전 후보에게는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항상 따라 붙었다. 두 후보가 내세우는 정책 기조에서 어떤 큰 차이를 찾아볼 수 없었던 바, 그들에 뒤에서 도사리고 있었던 '전설' 혹은 '망령'이 큰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아직까지는 '박정희'의 힘이 더 컸던 것일까?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60년대의 시대정신이었던 경제적 산업화를 상징하는 '박정희' 프레임이 지금에 와서 다시 고개를 든 것인가? 지난 5년 동안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실패가 개발독재 경제정책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것일까? 박근혜 당선인이 단순히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유로 이와 같은 추측을 하는 것은 .. 더보기
껍데기는 가라[4.19 혁명] 오늘이 가기 전에 한 번 읊어보고 싶었습니다. 신동엽 (1967)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4.19 혁명과 1960년대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께 '천년의 상상' 출판사에서 출간된 (권보드래, 천정환 지음)를 추천합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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