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열전/신작 도서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억을 잃어가는 늙은 살인자, 그 섬뜩한 마지막은? [서평] 김영하의 신작 25년 전쯤 살인을 그만두고 개점휴업에 들어간 일흔의 늙은 살인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김병수로 프로페셔널 살인자였다. 살인 충동이나 변태 성욕 따위 때문이 아니라, 순수한 쾌감을 위해 살인을 해왔다. 그리고 뒤처리도 아주 깔끔해서 열여섯에 처음 살인을 한 후 수십 명을 죽였지만, 경찰은 그의 존재를 몰랐다. 그런데 자꾸 넘어지고 실수하고 잊어먹는다. 딸 은희의 권유로 병원에 가 보았다. 검사를 하니 알츠하이머라고 한다. 치매란 말이다. 그렇게 점점 기억이 사라지고 혼란이 찾아온다. 그 혼란 속에서 동네에 여대생 연쇄살인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제발 우리 은희에게 아무 일이 없어야 할 텐데... 알고 보면, 섬뜩하기 그지없는... 소설가 김영하의 신작 (문학동네)은 알츠.. 더보기 국어사전 불태우라는 저자, 이해가 가네 [서평]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이윤옥 소장의 "조선시대 어느 장군은 국위선양을 위해 멸사봉공의 자세로 오랑캐와 맞서 싸웠다. 동장군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북부의 날씨 때문에 아연실색했지만, 수수방관할 수는 없었을 터. 분연히 일어서 이 전투를 승리함으로써, 명나라와 조선을 잇는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오랑캐의 엽기적인 전략으로 소득 없이 석패하고 말았다. 그 대미를 장식한 건, 조선 장군의 머리였다." 문장을 하나 지어보았다. 전체적으로는 어색하기 짝이 없지만, 적어도 단어들은 일상에서 많이들 쓰이기에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위의 문장에서 최소 8개가 본래 일본말에서 유래한 단어라는 사실을 아시는가? 하나하나 집어보면 다음과 같다. '국위선양', '멸사봉공', '동장군', '가교'.. 더보기 박원순의 1년 6개월, 세종과 정조가 보인다 [리뷰] 오연호가 묻고 박원순이 답하다 조선시대 전·후기 중 제4대 세종과 제22대 정조 시대는 이른바 문화부흥기로서의 '르네상스' 시대였다. 이 두 왕은 정치적 안정(또는 안정된 것 같은) 속에서 자신들이 뜻한 바를 이루려고 하였고 상당 부분 이룰 수 있었다. 아시다시피 세종은 애민정신을 바탕으로 훈민정음을 창제하였다. 사실 훈민정음 창제에 대해 전하는 기록은 없으나, 훈민정음 서문의 "비록 백성들로 하여금 다 율문을 알게 할 수는 없을지나, 따로 큰 죄의 조항만이라도 뽑아 적고, 이를 이두문으로 번역하여 민간에게 반포하여 우부우부들로 하여금 범죄를 피할 줄 알게 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중략) 이로써 글을 해석하면 그 뜻을 알 수가 있으며, 이로써 송사를 청단하면 그 실정을 알아낼 수가 있게 된다"는.. 더보기 팬픽도 문학사에 넣을 수 있다는 이유 들어볼까요? [서평] 일전에 (천년의 상상)라는 책을 보고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1960년대의 '전설' 혹은 '망령'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이 시대에, 1960년대의 산물을 완전히 리메이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명감으로 당시를 철저히 해부한 책이었다. 그 시대에 만들어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체계의 가능성이 거의 소진되고 있다는 데 동의한 것이다. 그렇게 처절한 문제의식을 갖고 해체된 구시대의 산물은 새시대를 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었다. 위 책의 저자 천정환 교수와 권보드래 교수는 동일한 문제의식을 자신들의 전공분야에 심기 위해 거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푸른역사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푸른역사 아카데미'에서 2011년 11월 말부터 1년이 넘게 행해진 '문학사 이후의 문학사' 강좌이.. 더보기 당신은 기업의 부속품이 되기 위해 대학에 다니는가? [서평] ... 시장으로 변해버린 대학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 둔다. G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는 20대. 그저 무언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불안과 좌절감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20대. 그 20대의 한 가운데에서 다른 길은 이것밖에 없다는 마지막 남은 믿음으로. (.....) 이름만 남은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 그것이 이 시대 대학의 진실임을 마주하고 있다. 대학은 글로벌 자본과 대기업에 가장 효율적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가 되어 내 이마에 바코드를 새긴다. 국가는 다시 대학의 하청업체가 되어, 의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12년간 규격화된 인간제품을 만들어 올려 보낸다. (.....) 그리하여 오늘 나는 대.. 더보기 인류에게 대재앙을 선사할 쓰레기... 그 해법은? [서평]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코맥 매카시’의 소설 (문학동네)는 대재앙 이후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살아남은 아버지와 아들이 주인공이다. 그들은 언제 끝날지 모를 길을 카트를 끌고 걸으며, 생존을 위해 ‘쓰레기’를 수집한다. 그리고 그 쓰레기들로 입고 먹고 잔다. 지금이야 거지나 노숙자처럼 보이겠지만, 종말 후의 쓰레기는 생존을 위한 필수품이다. 묵시록적인 비전을 보여주며 성서에 비견될 작품으로 칭송받는 이 소설을. 과도한 소비 지상주의로 물든 세상이 무너진 뒤의 재활용 시대 세계 보고서로 해석하는 것도 흥미롭지 않을까 싶다. 감히 단언하건데, 쓰레기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이미 세계의 종말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 다가와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쓰레기 수집 또는 쓰레기 재활용은.. 더보기 “당장 내일이라도 남북이 손을 잡고 통일을 했으면 해요" [서평] 법륜, 오연호의 기업, 공사 등의 조직에서 어떤 거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나 신청사가 개교해 이전할 때, 흔히들 “새로운 100년” “다가올 100년”이라는 문장을 많이 사용한다. 주로 행복한 미래, 꿈과 행복한 미래를 기대하면서 내거는 기치들이다. 한편, 기억해야만 할 눈물의 과거와 고난의 역사를 기억하는 자리거나 기념일, 또는 힘들었던 지난 일을 뒤로 한 채 새 출발을 하는 행사에서는 일종의 전환적 의미로 사용된다. 지금까지의 100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100년을 기대하면서.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내건 ‘새로운 100년’의 기치는 무엇일까. 우선 당면한 경제 문제. 잘 먹고 잘 살아야 무얼 하든 잘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단, ‘모두’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어야 하겠다. 다음으론 무.. 더보기 <동방견문록>에 비견될 '문명견문록' [서평] 박찬운의 호머의 , 스위프트의 이후 '여행기'를 읽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모험담을 골자로 하는 여행기를 읽을라치면, 이 두 작품만 읽으면 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볼 것은 많은 법. 지난 수 세기 동안 수없이 많은 여행기들이 쏟아졌다. 해외여행 한 번쯤 안 간 사람이 거의 없지만, 또 막상 가고자하면 못 갈 이유도 수두룩하다. 이런 사람들의 욕망을 채워주고자 한 것인지, '세계일주 여행기', '배낭 여행기', '홀로 여행기' 등의 서적들이 여전히 인기가 많다. 배낭족들을 위해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들을 완벽하게 해부·분석·정리한 책들은 실용서의 막강한 콘텐츠들이다. 관광을 넘어선 문화적 요소가 풍부한 여행서 그런데 이런 '의미 없는' 여행에서 뭘 남길 수 있을까. 이를 이용해 먹는 소비.. 더보기 이전 1 ··· 34 35 36 37 38 39 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