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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큐레이터'S PICK

급진적 변화에 직면한 현대인의 고민을 논하다 <논-픽션> [모모 큐레이터'S PICK] 명망 있는 출판사의 잘 나가는 편집장 알랭은 종이책과 전자책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급격히 디지털화되는 세상에서 종이책으로는 한계가 보이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에 맞춰 그는 회사 디지털콘텐츠팀에 젊은 마케터 로르를 데려온다. 그녀는 곧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여 모든 게 바뀔 것을 확신한다. 알랭은 로르와 불륜 중이다. 알랭의 아내 셀레나는 아름다운 중년의 스타 배우로 자신의 이름을 드높여준 드라마 ‘결탁’의 차기 시리즈에 계속 출연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 중이다. 유명세와 돈이 뒤따를 것이 분명하지만, 감동도 없고 성취감도 없다. 그 캐릭터에 머무르고 안주하게 될까봐 두렵기도 하다. 알랭의 출판사와 깊은 관계에 있는 소설가 레오나르는 자신의 사생활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소설로 늘.. 더보기
불친절하고 불쾌하며 불편한 영화, 그럼에도? <에이프릴의 딸> [모모 큐레이터'S PICK] 우리나라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유망한 감독들이 많다. 그들은 주로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두각을 나타내 이름과 얼굴과 필모를 알리는 경우가 많은데, 멕시코의 젊은 거장 후보인 미셸 프랑코 감독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녀 뒤에서 빛나고 있는 멕시코라는 '후광'이 한 몫을 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겠는데, 지금 현재 전 세계 영화계를 주름잡는 '멕시코의 세 친구들' 알폰소 쿠아론,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이 세 명의 거장이 구축한 각각의 독특하고 확고한 작품 세계를 씨네필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사랑해 마지 않게 된 이유를 '멕시코'라는 공통분모로 굳이 생각해 볼 때, 미셸 프랑코 감독을 향해 기대의.. 더보기
환상과 현실을 오가며 펼쳐지는 독재와 불복종의 잔혹한 이야기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모모 큐레이터'S PICK] 기예르모 델 토로의 최고작 (이상 '판의 미로')가 13년 만에 재개봉했다. 2006년 국내 개봉 당시, '기이한 판타지'라는 단어를 앞세워 어른들 아닌 아이들을 공략하는 오판 마케팅으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었다. 영화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가 21세기 최고의 판타지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는 걸 알겠지만 그러하기에 황당하고 안타까웠던 것이다. 잘 모르고 봤던 이들은, 이 영화가 주는 여러 가지 의미의 잔혹성에 혀를 내두르고 고개를 돌리고 손사래를 치고 말았다. 재개봉하면서 '잔혹'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13년 전 그때 그 배급사는 잔혹함을 내세우면 관객들이 애초에 관심을 두지 않을 거라 판단했던 게 아니었을까. 지금은, 가 갖는 급이 다른 영향력과 작품성과 연출.. 더보기
스탈린 죽음 이후 우왕좌왕 좌충우둘 권력 쟁탈 블랙 코미디 <스탈린이 죽었다!> [모모 큐레이터'S PICK] 1953년 소련 모스크바, 라디오 모스크바에서 모짜르트를 연주하고 있다. 와중에 총서기장 스탈린이 전화를 해서는 17분 뒤에 본인한테 전화를 하라고 한다. 정확히 17분 뒤에 끝나서 청중이 흩어진 모짜르트 연주를 녹음해 대령하라는 명령이었다. '죽기 싫은' 감독은 명령을 실행에 옮긴다. 한편 그 시각 스탈린은 핵심 측근 4인방과 함께 다차(시골 별장)에 머물러 있다. 총서기장과 함께 술을 마시며 좋은 시간을 보낸 4인방은 집으로 향하고 스탈린은 모짜르트 연주 녹음집을 감상하다가 함께 딸려온 피아니스트의 쪽지를 읽고는 쓰러진다. 다음 날 아침, 식사 담당에 의해 발견되어선 핵심 4인방과 주요 장관에게 알려진다. 가장 먼저 달려온 NYPD(내부인민위원회) 장관 라브렌티 베리야는.. 더보기
사랑 없는 세상에서 찾는 사랑 그 자체로 충만한 사랑 <러브리스> [모모 큐레이터'S PICK] 전 세계 영화제가 사랑하는 러시아 감독 안드레이 즈비안긴체프, 2003년 장편영화 데뷔작 으로 베니스를 석권하며 국내에 개봉되기까지 했다. 이후 2편은 국내에 개봉되지 않았고 2014년작 으로 다시금 소개되었다. 이 작품으로 그는 진정한 거장으로 거듭났다는 평이다. 그리고 2017년 로 다시금 거장의 면모를 선보였다. 우리나라엔 2년 만에 소개되었다. 안드레이 즈비안긴체프 감독의 소식은 일찌감치 들어 알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정식으로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너무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통에 보지 못할 줄 알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차 개봉 소식은 그 자체로 훌륭하다 말할 수 있겠다. 국내 예술영화 시장이 아직은 존재하고 있구나 하는 반증이랄까. 가깝지만 먼 나.. 더보기
지금 이 순간, 계속되는 고난과 역경의 생존 <아틱> [모모 큐레이터'S PICK] 매즈 미켈슨, 덴마크의 국민 배우라는 이 미중년을 사실 잘 모른다. 되게 오랫동안 봐온 것 같은데, 2010년대부터 눈에 띄었으니 채 10년이 안 된 것이리라. 물론, 2006년 이 그를 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되긴 했지만 말이다. 이후 2012년 로 그의 연기는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 작품으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탔다. 최근 들어 그의 활동은 전에 없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드 로 '미친' 연기를 선보였고, 와 에 주연급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을지 모르겠다. 넷플릭스 에 단독주연급으로 출연해 인상 깊은 액션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 영화, 우리나라엔 2년 만에 개봉한 이다. 영화 특성상 주연배우에게 영화의 모든 걸 맡기다시피 해야 하는 바, 두드러지.. 더보기
멈춰버린 시간을 사는 일상이란 <한강에게> [모모 큐레이터'S PICK] 진아(강진아 분)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첫 시집을 준비하고 있는 시인이다. 그녀는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술도 마시고, 합평회나 낭독회에도 나가 자리를 빛낸다. 하지만, 왜인지 잘 타던 자전거를 팔아버린다. 마치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그녀에겐 10년 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 길우(강길우 분)가 있었다. 하필 그와 크게 싸우던 나날이 이어질 때 그에게 사고가 났다. 결과는 의식불명, 진아는 사고 현장에 있지 않았지만 자기 탓인 것만 같다. 매일, 매순간이 괴롭다. 시가 써지지 않는다. 그녀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백이면 백 그녀의 소식을 듣고 그녀에게 묻는다, 괜찮냐고. 안 괜찮다고 할 수 없으니 괜찮다고 말하는데, 사실 전혀 괜찮지 않다. 10년 동안 헤어질 거라 생각.. 더보기
무료한 삶도 충분히 아름답고 특별할 수 있을까? <나의 작은 시인에게> [모모 큐레이터'S PICK] 미국 뉴욕의 작은 섬에서 20년째 유치원 교사로 살아가는 리사(매기 질렌할 분), 매일매일 따분한 일상을 영위하는 그녀에게 유일한 낙은 종종 있는 야간 시 수업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해 좌절할 뿐이다. 자신의 평범한 예술적 감각을 이해와는 와중, 그래도 다정다감한 남편이 있어 위로가 되지만 다 큰 아들과 딸들은 그녀의 성에 차지 않는다. 또 그들은 부모를 경원시하는 것 같다. 어느 날 우연히 유치원생 중 다섯 살 난 지미(파커 세바크 분)가 앞뒤로 오가며 시를 읊는 장면을 포착한다. 그 꼬마에게서 자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천재적 면모를 발견한 리사는 곧바로 달려가 시를 받아적고는 보모에게 말해 집에서도 지미가 불현듯 읊는 시를 옮겨적을 것을 부탁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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