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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의 재치와 날렵함으로 침체의 수렁을 건너뛰다 <트렌드 코리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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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트렌드 코리아 2016>



<트렌드 코리아 2016> 표지 ⓒ미래의창


끝나지 않을 것 같던 2015년도 어느새 마지막이 보이고 있습니다. 슬슬 송년회다 뭐다 해서 마지막 불꽃을 피우고 있을 텐데요. 사실 그것도 다 동일한 목적이 있을 거예요. 올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올 한 해도 힘내서 잘 해보자는 목적 말이죠.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만나는 중요한 자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올해 저는 개인적으로 거의 5년 만에 기존의 아이폰 4에서 아이폰 6s로 갈아탔고요. 내년 봄의 결혼을 위해 프로포즈와 상견례를 했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한 해였죠. 다가올 내년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외국에 나가 있는 동생을 오랜만에 봐서 좋았습니다. 회사에서도 참으로 여러 극적인 일이 있었는데, 이제는 추억으로 남았네요. 


국가적으로도 사건 사고들이 참 많았죠.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단연 상반기의 '메르스 사태'와 하반기의 '국정 교과서 파문'입니다. 한국 사회를 크게 흔들었죠. 특히 '메르스 사태'는 상반기 한국 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장장 몇 개월 동안 사람 많은 곳을 가기 힘들었으니까요. 신속하지 못한 대응과 부정확한 상황 파악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문학계를 뿌리째 흔들었던 '신경숙 표절 사태'도 크게 와 닿았었죠. 


반면 내년 2016년을 관통할 최대 이슈는 단연 '4월 총선'입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내놓은 <트렌드 코리아 2016>(미래의창)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경제의 위험요인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회복해내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선제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념 투쟁에만 함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걸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며 2016년 위기 돌파의 관건은 정치와 행정의 혁신과 리더십 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하지만 총선을 치르며 정치가 병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하네요. 정치, 경제, 행정을 관통하는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시리즈의 이전 책인 <트렌드 코리아 2015>는 2015년을 예측하며, 세계 경제와 대한민국의 소비가 크게 호전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작고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소소한 것과 평범함에 탐닉하게 될 거라 내다보았죠. 거의 정확하게 일치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해시태그(#)로 대표 되는 '일상 자랑질'이 말 그대로 일상으로 자리 잡았고, 짧고 가벼운 콘텐츠가 우리네 일상을 지배하는가 하면, 평범함과 심플함이 만들어내는 스타일이 사치와 럭셔리의 스타일을 대체하게 되었죠. 그런가 하면 낙후되고 촌스럽던 골목길이 특유의 소소함과 여유, 그리고 노스탤지어를 앞세워 새롭게 각광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작고 소소하고 평범하고 여유로운 것들이 사랑 받았던 2015년입니다. 


원숭이의 재치와 날렵함으로 침체의 수렁을 건너뛰다


그렇다면 <트렌드 코리아 2016>이 전망하는 2016년은 어떨까요? 경제, 정치 쪽은 보나 마나 겠죠? 2015년과 마찬가지로 크게 호전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정치 쪽에서 큰 이슈가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지 않겠죠. 기술 쪽에서는 중국의 엄청난 공세가 있을 예정이라고 하는데, 국내 기업들이 걱정(?)되네요. 반면 문화 예술은 나날이 파이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수많은 즐길 거리가 즐겁게 해줄 거라 기대합니다. 


2016년은 원숭이 해인 만큼 <트렌드 코리아 2016>은 '원숭이의 재치와 날렵함으로 침체의 수렁을 건너뛰다'라는 명구를 제시합니다. 그러며 'MONKEY BARS'의 10가지 키워드를 제시하죠. '멍키바'는 구름다리를 말하는데, '원숭이가 구름다리를 건너듯 날렵하게 위기를 건너뛰자'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매년 봐도 해당 년의 간지와 10가지 키워드의 영어 앞 글자의 매치는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것 만으로도 노력의 흔적이 여실히 보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2015년의 연장선입니다. 2015년에는 작고 소소한 소비였다면, 2016년에는 아예 잔고가 0원인 상태에서 어떻게 소비할 것인지를 말하고 있네요. 플랜 B도 아니고 플랜 Z를 짜면서 소비를 해야 한다니, 2016년의 소비는 암울하기 짝이 없을 것 같습니다. 


2015년의 연장선, 2016년 트렌드


그러며 소비에 대해 몇 가지 키워드를 통해 더 말하고 있는데요. 브랜드가 종말하고 가치가 있는 걸 찾게 된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저도 생각 중인데요. 결혼 예복을 예로 들어서, 비싼 대신 좋은 브랜드의 옷을 살 것인가 나에게 딱 맞는 그리고 가치 있으면서도 품질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옷을 살 것인가 하는 고민이에요. 한편 기부 등의 개념 소비를 대놓고 할 거라는 전망과 친환경·생태주의적 자급자족을 실현하게 될 거라는 전망도 하고 있습니다. 


2015년을 지배한 트렌드가 2016년에 방점을 찍은 경우가 몇몇 눈에 띄는 데요. 다른 모습으로 발현된 경우가 많습니다. 2016년 키워드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원초적 본능' '취향 공동체' '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 각각 2015년 키워드 '증거중독' '감각의 향연' '일상을 자랑질하다' '치고 빠지기'와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2015년 10대 트렌드 상품도 뽑았는데요. 제가 2015년 한 해 동안 실제로 접했던 게 6가지네요. 의외로 적었습니다. 그 중에 '한식 뷔페'를 뽑은 건 정말 의외였고요. '소형 SUV'도 의외였습니다. 누군가는 의외라고 할 수도 있을 '편의점 상품'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합당한 트렌드 상품이었다고 생각해요. 


가장 와 닿았던 키워드들


2015년 소비 트렌드 회고 부분에서는 '꼬리, 몸통을 흔들다' 키워드가 제일 와 닿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굿즈를 소개하고 있는데, 저도 잘 알고 있는 지라 재밌게 읽었네요. 자체 투표 결과 알라딘에서 제일 좋은 서비스가 '굿즈'라고 나왔다는 데요,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는 한편, 맥도날드에서도 '미니언즈' 피규어 증정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물량 소진 대란이 일어날 정도의 인기가 있었다고 해요. 일명 '덤 전략' '꼬리 마케팅' '프로비스 전략' 등을 양산하게 한 이 현상은 정체된 시장에 활기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2016년에도 계속되겠죠?


2016년 소비 트렌드 전망 부분에서는 '1인 미디어 전성시대'가 가장 와 닿았어요. 블록, 유튜브, 아프리카 TV, 팟캐스트 등의 스타들은 TV 스타 이상 가는 인기를 얻기도 하고, 그 채널 또한 TV 채널 못지 않은 파급력을 지니고 있죠. 저도 유튜브 스타 대도서관, 양띵, 최근 등은 잘 알고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1인 미디어'를 꿈꾸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주의 깊게 관심을 갖고 읽었습니다. 친근한 소통이 핵심인 1인 미디어,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예전엔 새해가 밝아오면 설렜는데, 요즘엔 걱정이 되네요. 2016년도 걱정이 됩니다. 더 나아질 거라는 생각은 솔직히 들지 않아요. 지금과 같을까, 혹은 더 악화될까 하는 생각만 듭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고요. 그런 '침체의 전체화'가 가장 두려운 거겠죠. 누구나 그렇게 예상하고 있다면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현상 유지 만으로도 고마워할 거라는 예상. 


그럼에도 희망을 가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죠. 4월 총선이라는 큰 이슈가 많은 사람들한테 걱정으로 다가오는 한편 희망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과정과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국정을 이끌 것인지가 중요하겠죠. 그럴 만한 사람을 뽑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6 - 10점
김난도 외 지음/미래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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