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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도서

문예 서평 잡지 <AXT>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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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                                               -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의 유명한 구절을 모토로 삼아 격월간으로 '도서출판 은행나무'에서 출간하는 잡지 <AXT>

'소설을 위한, 소설독자를 위한, 소설가들에 의한 잡지'라고 당당하게 천명하며 지난 7월 시작했다. 시작부터가 가히 파격이었다. 원래 무료 배포로 기획했다는데,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게 되었다고 한다. 놀라지 마시라, 2900원이다. 10% 할인된 가격으론 2610원이고. 페이지는 평균적으로 270쪽을 상회한다. 잡지에 실리는 글만 해도 20편이 넘는다. 모두 소설에 관한 글이다. 


예전에 비해 소설 시장이 터무니 없이 침체되었다. 개중에서도 한국 소설은 거의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고 한다. 책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그나마 있는 독자는 소설을 읽지 않는다. 그래도 소설 독자는 있음에, 그들조차 외국 소설을 찾는다. 이런 상황에서 소설 잡지가 갑자기 튀어 나온 것이다. 한국에서.


<AXT>는 매 호마다 국내의 유명 작가를 메인으로 내세운다. 창간호는 천명관, 2호는 박민규, 3호는 공지영. 그야말로 한국 최고의 인기 소설가들이다. 그렇다고 대중적으로만 치우쳐졌냐면, 그렇지 않다. 이들은 인기도 최고지만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소설가들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있는 소설가인 것이다. 그러기에 이 잡지는 특별하다. 이 정도의 캐스팅 능력이 있다면 충분히 초특급 외국 작가들도 캐스팅 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러면 이보다 훨씬 센세이션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 작가를 고집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 잡지에 실린 글을 보면 느낌이 다르다. 외국 소설에 대한 글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오롯이 한국 작가와 한국 소설로만 모든 글을 채운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걸 잘 안다. 또한 그리 하면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조금은 아쉬운 게 사실이다. 모순적이지만. 


이 잡지는 표지는 크게 특이할 게 없지만, 내지 디자인이 굉장히 특이하다. 물론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겠지만, 뭐랄까 정식으로 출간하기 전의 교정지 느낌이라고 할까? 누군가에겐 조잡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떤 의도로 그렇게 작업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개인적으로 창간호와 3호를 구비했다. 2호는 그때 마침 박민규 소설가가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구비하지 않았다... 솔직히 쉽게 읽히진 않는 편이다. 아마도 짤막짤막한 글들이 무식하게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 글자가 너무 작아 단순하게 읽기 힘든 점도 있고. 


여튼 정말 좋은 시도다. 정말 괜찮은 콘텐츠다. 진심으로 오래가길 바란다. 아무리 많이 팔린다고 해도 꽤 많은 손해를 볼 게 불보듯 뻔한데 말이다. 잘 만든 책, 잘 팔리면 얼마나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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