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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시리즈의 앞날을 기대하게 만든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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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1996년을 시작으로 5년을 전후로 시리즈를 이어나가는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그 다섯 번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에일리언> 시리즈처럼 편마다 모두 다른 감독과 함께 하니 만큼, 계속해서 다른 이야기와 분위기를 볼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이번에도 역시 기존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그 매력은 전적으로 감독에 따라 달라질 텐데, 이번 작품의 감독은 '크리스토퍼 맥쿼리'로 <작전명 발키리>와 <유주얼 서스펙트>, <엣지 오브 투머로우>의 각본가로 유명하다.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인 2012년 <잭 리처>로 톰 크루즈와 함께 한 적이 있다. 톰 크루즈와는 각본과 연출로 벌써 다섯 번째 함께 하고 있다. 


다섯 번째 이야기로 돌아온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그동안 흥행 면에서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룩해왔다. 우리나라에서도 그에 대한 사랑은 각별했는데, 2011년에 개봉한 네 번째 이야기에서는 700만이 넘는 흥행 성적을 올렸다. 이번 다섯 번째 이야기도 그에 근접하는 성적을 올릴 거라 예상된다. 반면 비평 면에선 여전히 1편이 최고의 명작이라 칭송되고 있을 뿐, 2편에서 '망작' 소리를 들었고, 3편과 4편은 그럭저럭 선방을 했다. 과연 5편은 어떨까? 


IMF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라!


5편은 감독이 바뀜에 따라 바뀌는 스타일도 스타일이지만, 시리즈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질문'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시리즈보다 앞으로 계속될지 모를 시리즈를 위해서 말이다.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인공 에단 헌트(톰 크루즈 분)는 시리즈가 시작됨과 동시에 예의 영화사에 길이 남을 고군분투를 시작한다. 요즘의 히어로물이나 스파이물에서 보이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나 혼란은 느낄 새도 없다. 그는 세계 평화를 위해 악당을 쳐부술 생각만 했다. 모든 건 그에 맞춰졌다. 


이제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판단한 것 같다. 영화는 그 고민을 IMF(Impossible Mission Force)의 위기로 보여준다. 그동안 IMF는 에단 헌트를 위시로 해 수많은 불가능한 작전을 수행해 왔다. 그러다 보니 그에 맞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곤 했는데, 4편에서 러시아 크렌림궁 폭파 사건에 연류 되고 테러리스트에게 핵미사일 발사 코드를 제공하기도 했다. 물론 모두 악당을 제압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윗분들이 보시기엔 정치적으로 굉장히 문제가 많을 행동이었다. 


급기야 5편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CIA 헌리 국장(알렉 볼드윈 분)은 청문회에서 IMF를 CIA에게 편입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더욱 큰 사고를 치기 전에 말이다. IMF, 그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과연 IMF는 필요한가? 그러면서 '신디케이트'라는 조직을 쫓고 있는 에단 헌트를 잡아 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신디케이트는 허상의 조직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 세상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CIA의 첩보망에도 잡히지 않는 신디케이트였기 때문이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로 인해 에단 헌트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IMF의 와해, CIA의 추격, 다친 몸에도 불구하고 신디케이트를 쳐부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상에는 발을 붙이지 못한 채 허공 어딘가에 떠 있는 무엇을 붙잡아 끌어내려야 할 판이었다. 그래도 수없이 많은 작전을 함께 수행하며 목숨보다 진한 우정을 나눈 동료들이 있었기에 작전은 계속된다. 어떻게 하든 IMF의 존재 가치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그래야 시리즈도 계속될 것이 아닌가. 여러모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그들이다. 


또 하나의 에단 헌트, 그녀의 출현


영화는 기존 시리즈처럼 에단 헌트의 원맨쇼와 그를 돕는 동료들의 기막힌 협조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거기에 한 여인이 등장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번 5편에 등장하는 여인은 기존과 전혀 다르다. 스웨덴 출신의 레베카 퍼거슨이 분한 일사는 영국 정보부가 신디 케이트로 보낸 스파이다. 그녀는 신디 케이트의 신임을 얻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동맹국 미국의 위험을 간과할 수 없기에 에단 헌트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도와준다. 그러면서 월등한 실력으로 그를 따돌리며 방해를 하기도 한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여기서 중요한 게 바로 일사의 월등한 실력과 에단 헌트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도와주는 부분이다. 그동안에도 여자 캐릭터가 항상 나왔지만 전형적이었다. 희생적이거나 약했다. 얼굴과 몸매만 예쁜 캐릭터를 가져오기도 했다. 반면 이번엔 이 모든 걸 거부했다. 예쁘고 몸매도 좋은 편이지만 강인하고 주체적이다. 자신이 갈 길을 직접 판단하고 선택한다. 에단 헌트의 조력자가 아닌, 에단 헌트의 경쟁자이자 또 하나의 에단 헌트로 포지셔닝 되어도 충분할 정도이다. 앞에서 말한 중요한 질문과 함께 기존과 달라질 앞으로의 시리즈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아날로그 액션과 에단 헌트의 나이에 걸 맞는 액션의 상응 작용


한편 이번에도 톰 크루즈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이 화제가 되었다. 시작과 동시에 보여주는 비행기 액션이 대표적인데, 실제로 이륙 중인 비행기에 두 손으로만 매달렸다는 후문이다. 1962년 생, 한국 나이로 54세인 그는 열정과 실력만으로 수많은 팬들을 불러올 수 있기에 충분하다. 그러면서 나이에 걸 맞는(?) 액션을 선보이는 노련함도 갖췄다. 장비를 갖추지 않고 바이크를 탈 때, 무릎이 바닥에 닿자 움찔하는 디테일을 보여주기도 했고, 제대로 미션을 완수하지 못해 동료에게 도움을 받아 죽다 살아나기도 한다. 그러고 나서 바로 작전을 수행하려다 실수를 연발 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의 나이에 걸 맞는 액션에 맞춘 것인지 반대로 영화의 액션 스타일에 그가 맞춘 것인지는 몰라도, 이번 5편이 지향하는 액션과 에단 헌트의 액션은 훌륭히 상응 작용을 일으켰다. 시리즈가 거듭 될수록 진화한 기술과 함께 액션 스타일도 변화했는데, 이번에는 역행 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을 보였다. 아날로그적인 액션을 선보였다는 얘기다. IT 기술과 함께 하는 액션이 아닌 몸으로 보여주는 액션이 주를 이루었다. 오히려 에단 헌트 보다 일사에서 그런 액션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본> 시리즈의 주인공이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거에 초점을 맞춘 대신 능력 자체는 비인간적이기에 어폐가 많다고 느끼고, <007> 시리즈의 주인공은 너무 심하게 여유를 부리면서 유유자적한 모습을 보이기에 어폐가 많다고 느끼는 반면, 만능에 가깝지만 인간적 매력이 충분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에단 헌트는 영화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이다. 


어찌 보면 이번 5편은 잠시 쉬어가는 편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달려왔던 그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앞날을 정해야 할 때라고 판단해서 이다. 그러면서 액션은 역행하고, 여자 캐릭터는 진보를 이룩했다. 결과는 둘 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와 맞물린 에단 헌트 캐릭터의 희생 또한 성공적이었다. 그들의 앞날이, 이 시리즈의 앞날이 걱정되기보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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