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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아빠의 여자’와 한집에 살게 된 아들, 이 가족의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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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가족은 아니고>

 

영화 <가족은 아니고> 포스터. ⓒ영화사 미

 

환갑을 앞둔 기팔은 때 아니게 집에서 쫓겨 말 위기에 처했다. 아들뻘 나이의 여자와 바람을 피웠다는 것. 이 당황스럽고 황당한 소식에 아들 병수는 기가 차다. 그런데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으니, 조만간 병수에게 증여할 예정이었던 기팔 명의의 아파트에 ‘그 여자’가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병수는 아파트로 향한다.

병수는 여자 채린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하니, 채린이 말하길 법적으로 자신이 이 집의 임차인이기에 2년간 살 권리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채린이 기팔의 아이를 임신했다는데. 다시 아빠를 만난 병수, 돌아온 아빠의 대답은 엄마 몰래 채린을 잘 보살피라는 것. 결국 병수는 독립한다는 명목으로 아파트에 들어가 채린과 동거하며 그녀를 보살핀다.

한편 기팔의 아내이자 병수의 엄마 옥분은 유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병수를 가졌을 때 남편이 바람났고 오래지 않아 기팔과 만나 재혼했으나 또다시 이런 불상사를 겪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병수와 기팔은 채린의 존재를 철저히 숨기는 데 사력을 다한다. 그러다가 채린이 술을 마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곧 일은 생각지도 못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한다.

아파트를 지키려다 꼬여 버린 가족

‘아버지의 상간녀와 비밀 동거하는 아들‘이라는 불편한 한 줄로 시작하는 영화 <가족은 아니고>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출신의 체제영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도맡았다. 장편 영화 연출 데뷔작이기도 한데 꽤 유려한 솜씨를 펼쳐 보인다. 아슬아슬한 전개와 더불어 자못 생각하기 힘든 반전까지 선보였다.

독립영화로서 하기 힘든 ‘코미디 드라마’를 표방하는 바 무엇보다 배우들이 소위 빵빵 터뜨리면서도 진지할 때는 진지해야 하는 연기력을 보여 줘야 하는데, 4명의 주연 배우가 그걸 해냈다. 병수를 중심으로 채린, 기팔, 옥분과 따로 또 같이 앙상블을 펼치는데 과하지 않고 부족하지도 않다. 적당하달까.

하지만 이 영화가 함의하고 있는 바는 결코 가볍지 않다. 아파트라는 부동산 자산을 지키고자 무슨 짓까지 할 수 있는지, 병수를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병수는 아버지의 불륜 행각으로 황당무계한 수습 과정의 한복판으로 내던져진 자식 세대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 자체로 코미디라면 코미디다.

나중에 완전히 정반대로 밝혀질 것이지만, 아빠라는 사람이 아파트 증여를 빌미로 아들에게 바람 난 여자와 그 아이를 맡기는 게 말이 되나 싶은 것이다. 말해 놓고 나니 이 이야기를 코미디로 모나지 않게 풀어낸 연출 능력이 새삼 대단하다 싶다.

가족인 척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제목에도 드러나 있는 만큼, 이 영화에서 ‘가족’은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다. 말도 안 나올 비밀을 품고 공유하지 않으니, 과연 정상가족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런 한편 나중에 밝혀질 또 다른 이야기 속에서 정상가족의 신화는 자못 긍정적으로 깨져 버린다. 가족이지만 가족 같지 않은 가족을 보여 주고 나니, 이렇게도 가족일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극이 이런 식으로 흐르면 결국 신파로 빠지며 늘어지게 마련인데, 이른바 막장 신파로 빠지지 않고 끝까지 템포가 빠른 소동극 코미디를 유지한다. 그 뚝심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하여 전체적으로 혹평보다 호평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극단적인 콩가루 집안에서 일어나는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대환장 가족 속임수 프로젝트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 어떤 종착점에 이를지 궁금한데, 이 신작을 영화관 아닌 안방 극장에서 비교적 쉽게 만나 볼 수 있다는 건 오히려 행운이지 않을까 싶다. 피로 얽힌 ‘진짜 가족’이 아닌 ‘가족인 척’ 해야 하는 위장 동거 사이의 이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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