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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교도소에 갇힌 악령, 죄수들의 분노와 절망을 먹고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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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고스트 인 더 셀>

 

영화 <고스트 인 더 셀> 포스터. ⓒ바른손이앤에이

 

인도네시아의 어느 교도소, 수감자들 사이의 이권 다툼에 매일같이 일어나고 교도관들은 그런 수감자들을 무자비하게 통제하면서 부패의 한가운데서 활보하고 있다. 수감자 이권 다툼의 한 축은 마약상이나 다른 한 축은 강도와 사기꾼들인데 나름의 억울한 사연을 품고 있다. 한편 별도로 취급받는 곳에 부패한 고위 관료들이 수감되어 있다. 그들은 교도소장에게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어느 날, ‘디마스’라는 기자가 상사를 말도 못 할 만큼 끔찍하게 죽인 혐의로 들어오는데 이후 죄수들이 하나둘씩 끔찍하게 죽는다. 죽음을 맞이한 모습이 믿을 수 없이 잔인하나 일면 예술적이다. 곧 밝혀지길 부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찬 이들이 죽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을 죽인 존재는 다름 아닌 정체 모를 악령이라는 것.

이권 다툼을 이어가던 죄수들은 다툼을 뒤로하고 따로 또 같이 부정적인 에너지에서 벗어나고자, 춤을 추고 기도를 하고 명상을 한다. 하지만 교도관들은 여전히 부패에 찌든 채 당장 생사의 갈림길에 선 수감자들을 무자비하게 통제하는 데 여념이 없다. 바람 잘 날 없는 이 교도소에 깃든 악령에게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이, 누구인가?

악령은 왜 ‘부정적인 에너지’를 찾아가는가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호러•스릴러의 거장 조코 안와르 감독의 신작 <고스트 인 더 셀>은 제목 그대로 교도소 감방의 초자연적 유령 이야기를 다룬다. 실재적 존재로서의 유령과 희망을 잃은 재소자들의 원한과 분노가 만들어 낸 심리적 존재로서의 유령도 중의적으로 뜻하지 않을까 싶다.

극 중에서 종종 나오듯 인도네시아에서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기 매우 힘든 곳이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2025년 부패인식지수는 100점 만점의 34점으로 조사대상 182개국 중 109위에 위치했고 주변의 말레이시아, 베트남보다 낮은 수준이다. 권력이 소수 엘리트에 집중되어 공공 자원이 특정 집단으로 흘러 들어가는 착취 구조인 것.

작품 속 재소자들은 교도관에게 핍박받고 크게 둘로 쪼개져 저들끼리 싸우지만, 죄를 지은 고위 관료들은 별세계에 있는 것처럼 철저히 따로 대접받는다. 그들이 말하길, “밖은 무섭고 감옥 안이 안전하다”라고 한다. 그들을 향한 세상의 분노와 절망이 절정에 달했음을 말해 주고 있다.

당연히 감옥 안에도 터무니없는 차별에서 생겨난 분노와 절망이 팽배하다. 하지만 악령은 차별하지 않는다. 재소자든 교도관이든 고위 관료든 상관없이 오직 ‘부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이를 찾아 갈기갈기 찢어 예술 작품처럼 만들어 버린다. 재소자들, 즉 보통 사람들은 반목을 그만두고 하나로 뭉친다.

잔혹함과 사회 비판을 동시에 잡다

영화는 일찍이 본 적 없을 만큼 독특하다. 인도네시아 고유의 주술적 요소에 정통 크리처 호러를 더했고 블랙코미디까지 가미했다. 너무 터무니없이 잔인해서 차라리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한 죽음에 대항하기 위해선 긍정적이어야 하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극도의 분노에 이은 공포에서 한순간 긍정으로 선회해야 하니 말이다.

즉 장르적 쾌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사람의 육체가 고깃덩이처럼 해체된 후 예술 작품처럼 재탄생한 모습은 기괴하다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피칠갑에 사지가 찢기고 살이 발리고 내장이 파헤쳐지고 머리와 손발이 위치를 달리한다. 크리처 미장센의 정점을 본 것 같다.

이처럼 자극적인 외면에 박자를 맞춰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방법도 꽤나 자극적이다. 정말 이 정도일까 싶은데, 고위 관료 죄수의 감방이 마치 호화롭기 그지없는 호텔의 방인 것 같다. 교도소장은 그들이 감옥에 갇혀 있으나 이전과 다를 바 없이 막강한 권력으로 나라를 주무르고 있다는 걸 잘 알기에 매일같이 머리를 조아린다. 호텔 지배인은커녕 내시도 왕한테 그렇게는 안 할 것이다.

악령이 앞뒤 없이 소위 '나쁜 놈들'만 죽였으면 오히려 재미가 반감되었을 테다. 뻔한 서사와 함께 '차별'과 관련된 사회적 메시지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고스트 인 더 셀>은 '웰메이드'의 반열에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다. '인도네시아 웰메이드 영화'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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