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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귀신이 보이는 여고생, 비명 대신 선택한 기막힌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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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보이는 여고생>

 

영화 <보이는 여고생> 포스터. ⓒ삼백상회

 

평범한 여고생 요츠야 미코, 반장이자 단짝 친구 유리카와 하나와 함께 부반장으로 반을 이끌고 있다. 성큼 다가온 문화제 때 반 차원에서 뭘 할지 회의하고 투표하는데, 갑자기 귀신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낮에 아무 데서나 귀신이 나타나니 모골이 송연하고 머리가 쭈뼛 서지만, 애써 모른 척하기로 한다. 괜히 아는 척했다가 혹여 따돌림이라도 당할지 모른다.

그녀는 집에 가자마자 요리를 하기 시작한다. 아빠는 서글서글한 인상으로 웃으며 그녀를 대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엄마는 집에 와서까지 노트북을 붙잡고 일을 하며 남동생은 티브이에만 정신이 팔려 그녀의 말을 무시하기 일쑤다. 아무리 사정이 있다 한들 어쩌다가 고등학생인 그녀가 집안일을 하게 되었는지 의문이다.

한편 문화제 준비로 바쁜 와중에 미코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귀신들 때문에 마음이 바로 서지 못한다. 귀신들을 무시하는 한편 하나의 몸에, 담임의 몸에 붙은 귀신들을 떼어 놓으려 노력한다. 그런데 강력한 귀신이 하나와 담임의 몸에 붙어 괴롭힌다.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미코는 귀신이 보인다는 또 다른 동창생들과 합심해 문제를 해결해 보려 한다.

 

공포와 코미디 사이,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


수백만 권이 팔리며 히트작 반열에 오른 만화 원작을 애니메이션에 이어 스크린으로까지 옮긴 <보이는 여고생>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귀신이 보이는 여고생’의 이야기가 주배경이다. 남들에겐 보이지 않고 그녀에게만 보이는 귀신, 그녀의 대처법은 비명을 지르고 도망가는 대신 철저한 ‘무시’다.

물론 무시한다고 보이던 귀신이 안 보이게 되지 않는다. 다만 보여도 안 보이는 척하면 남들에게 그녀는 평범한 여고생일 뿐이다. 그렇다, 그녀는 평범한 여고생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귀신이 그녀 아닌 타인을 괴롭히거나 부정적 영향을 끼칠 때면 가만히 있지 않는다. 본인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게 해결하려 한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에서 의외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 남들이 보지 못하고 또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을 홀로 감내하고 견뎌야 하니, 그 고립감이 상당히 무거울 것이다. 호러보다 코미디에 중점을 둔 이 작품은 독특한 재치로 무거운 분위기를 풀어내고 있지만, 밑바닥에 깔린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렇다고 호러에서 완전히 힘을 뺏는가 싶으면, 그렇지도 않다. 시시때때로 등장하는 한낮의 귀신을 보면 은근한 공포심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일상적이고 코믹하기까지 한 학교의 풍경과 대비되며 독특한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가벼워 보이는 작품이나 능숙한 연출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귀신보다 무서운 건 사람들의 무관심

영화는 대부분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중심으로 하지만 종종 나오는 미코의 집이 상당한 여운을 남긴다. 아빠와 엄마가 모두 있음에도, 별다른 이상이 있어 보이지 않음에도 그녀가 귀가하자마자 요리를 하니 말이다. 외견상 평범해 보이나 종종 보이는, 무심과 무시와 방관이 신경 쓰인다.

이 또한 미코가 처한 고립의 상황, 그 일환이라면 그녀만 보이는 귀신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타인을 향한 무관심이야말로 진짜 문제이자 진정 무서운 것일 테니 말이다. 아마도 이 가족에는 사연이 있을 것 같아 함부로 속단할 수 없으나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와 결을 같이 하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겠다.

사실 이 가족의 사연과 더불어 미코와 함께 활동하는 또 다른 ‘귀신 보이는 학생들’의 사연은 극후반부에서 생각지도 못한 반전의 반전으로 풀린다. 뭔지 모를 찝찝함이 풀리는 순간이나, 극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되진 않을 정도이니 상당한 연출력이겠다. 별 기대 없이 보면 카타르시스가 상당할 것이다.

여고생의 이야기인 만큼 결국 ‘청춘’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청춘의 한가운데로 불쑥 찾아가니, 귀신을 봐도 마음이 힘들어도 문제가 생겨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영화의 힘이자 미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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