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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완벽한 커플은 왜 한순간에 무너졌나, 결혼 일주일 전 터진 충격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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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더 드라마>

 

영화 <더 드라마> 포스터. ⓒ워터홀 컴퍼니

 

런던 출신의 아트 뮤지엄 디렉터 찰리는 우연히 엠마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책을 읽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반했는지, 몰래 그 책의 제목을 섭렵하곤 읽은 척 접근한다. 어쨌거나 결과는 성공, 찰리와 엠마는 가까워지고 연인이 되어 결혼까지 앞둔다. 하지만 결혼식을 일주일 앞두고 생각지도 못한 일이 터진다.

루이지애나 출신의 서점 직원 엠마는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 엉겁결에 가까워진 찰리와 너무나도 잘 맞아 소울메이트 같은 그와의 결혼에 꺼릴 게 전혀 없다. 그런데 결혼식 일주일 전, 찰리의 소개로 친구가 되어 들러리까지 부탁한 레이첼 부부와의 술자리에서 일이 터진다. 레이첼의 제안으로 시작된 ‘생애 가장 나쁜 짓 고백하기’ 게임에서 뜻밖의 일을 고백한 것이다.

다름 아닌, 학창 시절 ‘총기 난사 계획’이었다. 엠마는 학창 시절 심각한 우울 속에서 학교 총기 난사를 계획했고 아빠의 총을 학교에 가져갔으나, 누군가 먼저 행한 총기 난사로 계획을 접었다고 고백했다. 이 고백은 찰리와 친구들을 혼란으로 빠뜨리는데, 특히 찰리는 심각하게 고민에 빠진다. ‘이 사람, 괜찮을까?’ ‘이 결혼, 괜찮을까?’ ‘이 관계, 괜찮을까?’

우리는 타인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영화 <더 드라마>는 <해시태그 시그네> <드림 시나리오> 등으로 꽤 화제를 뿌린 노르웨이 출신의 크리스토퍼 보글리 감독의 신작으로, 국내에선 김태호 PD가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TEO의 첫 영화 배급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젠데이아와 로버트 패틴슨의 막강한 투 탑을 내세웠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화제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보글리 감독의 장기로 인식되고 있는 ‘블랙 코미디’를 이 작품에서도 충분히 맛볼 수 있는 바, 영화의 시작은 로맨틱 코미디 풍이나 예기치 못한 폭로 후 심리 스릴러와 블랙 코미디로 변주되니 예측불가능 속에서도 재미와 의미를 다잡는 데 성공했다.

평온한 일상, 완벽해 보이는 커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무대인 결혼식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졌지만 한순간에 와해되어 버린다. 자못 충격적이나 실행되지 않은 과거의 계획 하나가 폭로되자, 완벽하고 이상적으로 보이는 관계가 너무나도 쉽게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이 얼마나 취약한가.

현대 사회의 존재론적 불안과 고독은 스스로 오롯이 바로 설 수 없음에서 비롯된다. 하여 타인과의 관계가 쉽고 빠르게 강화된다. 하지만 이는 곧 매우 쉽고 빠르게 그 관계가 와해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게 ‘취약한 관계’는 다시금 ‘병리적 심리’를 싹 틔우는 것이다. 이 악순환은 계속된다.

완벽한 관계라는 착각

흔히 착각하기 쉽다, 타인을 쉽게 파악하고 이해하며 알 수 있다고 말이다. 주지했듯 현대에는 타인과 비교작 쉽고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는데, 다분히 피상적으로 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반작용이 뒤따르니, 관계의 취약함에 이은 ‘관계의 불완전함’이다. 문제는 남들한테 완벽해 보이듯 스스로도 완벽해 보인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처절하게 무너져 내리고 해체되어 버리는 관계, 얼핏 완벽해 보이기까지 한 관계의 단면을 싹둑 잘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물론 조금 다른 시선으로 봐도 무방하다. 결혼식을 앞둔 여느 커플들이 겪는 ‘메리지 블루’의 일환으로 관계와 미래, 역할과 환경 변화, 환상과의 괴리 등에서 비롯된 불안이 극에 달했을 때의 모습 말이다.

그런 면에서 <더 드라마>는 다층적으로 읽히니 재미 요소가 다분하다. 메리지 블루부터 관계의 취약성과 불완전함, 사회 병리적 심리까지 어느 모로 봐도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보다 일차원적으로 접근하면, 제목처럼 누구에게나 한 번쯤 일어날 한바탕 소동으로 접근해도 무방하다.

이쯤 되면 크리스토퍼 보글리 감독의 차기작을 기다리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그는 작품들을 꽤 빠르게 내놓는 타입인 듯하다. 늦어도 2~3년 내 신작을 가지고 돌아올 것 같으니 충분히 기다려봄직하다. 다음에는 어떤 부조리극으로 우리를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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