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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혹한의 폭설 속 자동차 한 대… 그 안의 가해자와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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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콜드 미트>

 

영화 <콜드 미트> 포스터. ⓒ오싹엔터테인먼트

 

크리스마스를 앞둔 추운 겨울, 로키산맥 언저리의 어느 작은 식당 ‘커피컵’에 데이비드가 들어서 주문을 한다. 잘생겼고 말주변도 있다. 주문을 받는 종업원 애나, 하지만 이내 그녀의 전 남편 빈센트가 난입하더니 그녀를 위협하며 아이를 찾는다. 데이비드는 그를 제지하곤 식당을 나와 눈 덮인 산길을 달린다.

그런데 그의 뒤를 빈센트의 트럭이 쫓으며 위협한다. 이내 사고가 나고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다. 그렇게 밤을 지새우는 데이비드, 이어 충격적이게도 트렁크에 애나가 손발이 묶인 채 갇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데이비드가 밖을 정찰하며 다리에 큰 부상을 당해 차로 돌아오는 사이, 애나는 트렁크에서 탈출하려 한다.

영화 20도가 넘는 혹한, 끊이지 않는 눈보라, 휴대전화는 터지지 않고 자동차 배터리는 줄어들고 있다. 차 안에는 납치범과 피해자뿐.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정체불명의 존재가 자동차를 부수려 한다. 데이비드는 납치범인 걸까, 그 이상의 악한일까. 애나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정체불명의 존재는?

전설이 암시하는 이야기의 방향

영화 <콜드 미트>는 눈 덮인 로키산맥을 비추며 애나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최악의 일만 저지르는 사람들에 대한 원주민 전설로, 기근이 닥쳤을 때 식인을 하는 사람들을 홀리려고 사악한 정령이 숲에서 기어 나온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꿈속에서 나타나는데, 그러면 되돌릴 수 없다.

너무나도 완벽하게 대놓고 알려주고 있다. 최악의 일만 저지르는 사람이 나올 것이고, 숲 속 정령이 그를 잡아갈 거라고 말이다. 그런데 그 부분이 이 영화의 에러사항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뒤에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진다. 그 사람은 누구이고 숲 속 정령은 어떤 모습을 띠고 있을지.

주지했듯 영화는 설산에 고립된 자동차 안에서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 주된 내용이다. 예로부터 종종 만들어지는 ‘고립 스릴러’다. 얼핏 쉬워 보여도 굉장히 어려운 분야라 많이 나오지 않는데, 거의 모든 고립 스릴러 장르 영화가 감상하기에 괜찮았던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도 괜찮다.

극한 환경이 만드는 긴장감

혹한, 고립, 납치, 괴생명체까지 90분 남짓의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 다루는 게 가능할까 싶은데 생각보다 적절했다.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발하며 극한의 극한까지 밀어붙이기보다 ‘치고 빠지기’를 잘했다.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입체적인 캐릭터의 유동적인 움직임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꿔 나간다.

영하 20도에서 영하 50도 사이를 오가는 극한의 추위, 거기에 폭설까지 내리니 그 자체로 더할 나위 없는 배경이다. 과유불급이라고, 더 극단으로 치달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혹한의 추위에서 인간은 어디까지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을까.

혹한으로 밖은 곧 죽음인 만큼 두 주인공은 자동차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그러니 납치범과 피해자가 좁디좁은 차 안에 함께 있어야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갈 수밖에 없고 종국에는 서로의 체온을 나눌 수밖에 없는 지경으로 나아갈 것이다. 아이러니의 상황에서 그들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이 사달이 일어난 결정적 이유는 데이비드가 애나를 납치한 데 있다. 아무래도 그는 납치 이상의 짓을 하려던 것 같고, 과거에도 그런 짓을 하지 않았을까 예측 가능하다. 그런 종류의, 즉 이민자에 싱글맘인 취약층의 애나를 노려 납치했다는 건 확실한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한두 번 해 본 것 같지 않다.

주지했듯 식인종을 잡아간다는 정체불명의 괴생명체는 이 영화가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날 거라는 걸 암시한다. 데이비드를 잡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비드와 함께 한 곳에 있는 애나에게도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애나가 어떻게 혹한, 고립, 납치, 괴생명체의 다방면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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