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리딤팀: 다시 드림팀으로>
독보적 세계 최강 미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은 2000년대 들어 갑자기 힘을 못 쓰기 시작했다. 2002년 FIBA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6위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었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3위에 그치며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 역사상 최악의 흑역사를 만들었다. 2006년 FIBA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3위에 그치며 수모를 겪었다.
사실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은 참으로 오랫동안 자타공인 세계 최고로 군림해 왔다. 올림픽을 예로 들면,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부터 2020년 도쿄 올림픽 때까지 단 4번을 제외하고 모두 금메달을 땄다. 그중 1번은 은메달, 2번은 동메달을 차지했으니 진실로 이견 없는 세계 최강이라 하겠다.
그런데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소련에 패하며 동메달에 그치고 소련이 금메달을 차지하자 프로 선수의 올림픽 출전이 대두된다. 미국으로선 세계 최강 농구 리그 NBA의 슈퍼스타들을 내보내면 금메달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NBA로선 'NBA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완벽한 홍보 기회이기도 했다. 사실상 전 세계 올스타를 모아놨으니 NBA 슈퍼스타들은 여유롭게 노는 듯 다녀오면 되는 것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 '리딤팀'의 화려한 한때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이른바 '드림팀'으로 불리는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이 출전한다. 마이클 조던을 필두로 래리 버드, 찰스 바클리, 존 스탁턴, 매직 존슨, 패트릭 유잉, 칼 말론, 스카티 피펜... 그야말로 농구 지구 방위대였다. 결과는 8전 전승 우승, 100점 이상 득점과 30점 차 이상 승리의 완벽함 그 자체였다.
그렇게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땄지만, 앞서 서술한 것처럼 이후 주요 대회들에선 처참한 성적을 남긴다.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으로선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무조건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명장 마이크 슈셉스키를 선임하고 '르브론 제임스-카멜로 앤서니-드웨인 웨이드'로 세대 교체를 단행한다.
'다시 찾아온다'는 뜻의 '리딤팀(REDEEM TEAM)'으로 이름을 붙이고 장엄하게 출전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들의 첫 출전 2006년 FIBA 세계선수권 대회에선 3위를 차지하며 굴욕을 맛본다. 그들에겐 리더가 필요했다. 리더는 다름 아닌 '코비 브라이언트'였다. 코비가 들어오며 리딤팀은 또 다른 팀으로 거듭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리딤팀: 다시 드림팀으로>(이하, '리딤팀')는 몇 년간 이어진 굴육을 씻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건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 이른바 '리딤팀'의 화려한 한때를 엿본다. 르브론과 드웨인이 제작에 참여했고, 둘을 비롯해 카멜로, 크리스 폴, 크리스 보시 등 리딤팀 주축 멤버와 고인이 된 코비 브라이언트 그리고 마이크 슈셉스키 등이 모두 인터뷰에 참여했다. 넷플릭스가 <마이클 조던: 라스트 댄스> 이후 작정하고 선보이는 또 하나의 미국 농구 이야기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리더십과 진정한 팀워크
굴욕을 씻고자 작정하고 만든 '리딤팀'이지만 또 한 번의 굴욕을 맛본 후 코비 브라이언트를 데려와 마지막 퍼즐을 맞춘다. 마이클 조던의 뒤를 잇는 NBA 대표 스타이자 상징 그리고 대표팀의 맞형이자 리더로 자리매김할 코비, 하지만 당시 그는 저점을 찍고 있었다. 개인주의자로 정평이 나 있었기에 리더는커녕 팀에 잘 녹아들지도 의문이었다. 그런 코비가 달라진다.
코비는 코비만의 방식으로 리더십을 발휘한다.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며 매사에 솔선수범하니 다른 선수들도 그를 따라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런 단단한 모습에 팀이 팀다워지니 동료애가 생기고 하나로 뭉쳐 진정한 팀워크가 발휘될 수 있었다. 이제 오랫동안 당연했던 올림픽 금메달을 되찾아오는 일만 남았다.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만큼 당연하지 않은 게 없다. 당연하게 여기는 순간부터 긴장이 풀리니 당연한 수순으로 당연하지 않은 게 될 것이다. 독보적 전 세계 최강 농구 리그인 NBA의 베스트 오브 올스타를 뽑아왔으니 금메달이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농구는 엄연히 팀 스포츠이기에 개인의 모음이 진정한 팀을 이기기 힘들다. 리딤팀이 진정한 팀으로 거듭나기 전까지 굴욕을 맛본 건 당연하다 하겠다.
리딤팀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패권 가도
익히 알다시피 리딤팀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패권 가도는 순조로웠다. 조별 본선에서 2002년 세계선수권 5위 결정전에서 패했던 스페인과 2006년 세계선수권 4강에서 졌던 그리스를 크게 이기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4강에선 2002년 세계선수권 조별 본선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4강에서 지고 말았던 숙적 아르헨티나를 꺾었다.
그리고 대망의 결승전, 미국이 흔들리는 사이 당대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던 스페인과 다시 한 번 맞붙는다. 미국으로선 이보다 더 잘할 수 없을 만큼 최선의 플레이를 펼치지만 스페인 또한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며 따라붙는다. 르브론 제임스가 말하길 역대 최고의 경기였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농구 결승, 결국 미국이 드디어 대망의 금메달을 목에 건다.
이후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은 승승장구한다. 2010년과 2014년 FIBA 세계선수권 대회를 석권하고 2012년, 2016년, 2020년 올림픽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목에 건다. 매번 그 누구라도 상대방을 존중하며 철저하게 팀워크를 발전시켜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다.
인생이 이와 같다.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고, 내려갈 때가 있으면 또 올라갈 때가 있다. 그때그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결과물을 도출하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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